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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쿄프리 Tokyofree Jan 17. 2024

한국에서 의사 자격증이 가지는 의미

유일한 보장된 성공 수단


대한민국에서 가장 좋은 대학교는 어디일까?


과에 따라, 지역에 따라, 취업률에 따라 각자의 생각이 다를 수는 있으나 '서울대'라고 말하면 다들 어느 정도 수긍할 것이다. 그렇다면 대학교의 여러 과들 중에 가장 인기가 많은 학과는 어디일까?


이건 고민할 필요도 없이 만장일치로 한 군데가 나올 것이다. 바로 의사 자격증을 얻을 수 있는 그곳, '의예과'이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가기 위해 재수하는 사람은 없어도 어느 대학이던 상관없이 의예과를 들어가기 위해 재수하는 사람은 널렸을 것이다.


작년 9월 경의 한 기사에 따르면 주요 10개 대학의 의대 수시 평균 경쟁률은 45.59대 1이라는 엄청난 경쟁률을 보여주었다. 특히 중앙대 의대는 1자리 당 약 115명이 몰리는 기염을 토해냈는데, 타 학과의 단일 경쟁률 중 가장 높은 곳은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가 43.30대 1로 중앙대 의대에 비해 약 2.5배 가까이 낮은 경쟁률이었다.


물론 이견의 여지가 있을 수 있지만 그만큼 이 땅의 공부 조금 한다는 학생들의 워너비 학과가 의예과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로 보인다.


그럼 왜 학생들은 그토록 의예과에 가고 싶은 걸까? 그건 의예과를 졸업하여 얻을 수 있는 '의사 자격증'이 확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성과 중에 가장 높은 수입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대한민국 사회에서 자신의 노력으로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보장된 성공'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마저도 피를 토하는 노력을 해야만 얻을 수 있지만 말이다.


위에서 서술한 의사 자격증을 제외하면 사회적으로 '무조건 성공한다'고 보장된 성공 방정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 중 대부분은 그 사실에 분노하기도 하고 체념하기도 하며 현실과 타협하며 살아간다. 과거에 노력하지 않았던 자신을 후회하면서 말이다.


물론 지금 우리의 삶도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각자 나름대로 정의 내린 행복이 존재할 것이고, 그 수단이 꼭 높은 연봉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성공'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얻기 위한 사람들의 열망은 식지 않은 것 같다. 시간이 갈수록 유튜브에는 '성공하는 방법'이라는 영상이 넘쳐나고 서점의 베스트셀러 명단에는 '성공, 부자'와 같은 키워드가 내려가지 않는 것을 보면 말이다.


그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영상이나 책을 통해 공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하지만 그 이전에 우리는 애써 무시하고 있는 한 가지 사실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의사 자격증을 제외한) 보장된 성공은 거짓이다. 그러므로 성공을 위해서는 돈, 시간, 인간관계 등을 버리는 리스크를 짊어져야만 한다.'


여기서 핵심은 '짊어져야 한다'가 아니라 '짊어져야만 한다'와 같이 반드시 리스크를 져야 한다는 것이다. 주식 투자를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투자의 기본 원리는 리스크를 지는 만큼 리턴이 커지는 것이다. 세상에 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각자의 노하우로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고자 노력할 뿐이다.


반대로 말하면 리스크가 없다면 리턴도 없다. 내 개인 시간을 포기하지 않고, 내가 모아 놓은 돈을 한 푼도 잃지 않고,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모두 다 만나면서 로또나 맞지 않을까 생각하는 사람은 성공할 수 없다. 내일도 똑같이 생각만 하며 바뀌지 않는 삶을 영위하게 될 것이다.


지금 삶에 만족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지금처럼만 살자. 하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이 있다면 지금 가진 것들 중에 버릴 수 있는 것을 찾아 리스크로 바꿔보자. 비록 보장된 성공은 없겠지만 적어도 보장된 실패는 피해 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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