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그의 칼럼

‘이것만 지나면’이라는 착각

by 도쿄프리 Tokyofree


학생 시절 진로에 관해 고민하던 때의 내가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있다.

'날아가는 화살의 궤적을 가장 크게 바꿀 수 있을 때는 바로 화살을 쏘는 그 순간이다. 화살이 목적지에 가까워질수록 궤도를 바꾸는 데에는 훨씬 큰 힘이 들어간다.'

이는 학생 시절에 얼마나 노력했는지에 따라 인생이 좌지우지된다는 의미로 많이 쓰였다. 결국 다른 생각은 접고 공부에 집중하라는 말이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 어린 시절에 충분히 노력했다면 지금은 조금 덜해도 되는 걸까? 그렇지 않다. 10대를 벗어나면 20대의 취준 걱정, 30대의 직장, 결혼 걱정 등 나이대별로 걱정은 사라지지 않고 단지 자리를 바꿀 뿐이다. 걱정은 실처럼 이어지고, 그 뒤에는 뒤처지지 않으려는 노력이 바늘처럼 따라붙는다.


'이것만 지나면 해야지.'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할 때마다 지금 현실의 문제가 발목을 잡는다. 그럴 때 우리는 매번 눈앞의 문제만 해결하고 나면 하고 싶은 것에 도전해 보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그 다짐이 이루어질 일은 없다. 보통 문제가 해결되면 머지않아 다른 문제가 다시 눈앞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는 로또에 당첨될 정도의 천운이 따르지 않는 한 특별히 노력한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


우리 사회에서 실패는 용서받지 못하는 죄로 인식된다. '사업을 하다 실패하면 빚쟁이가 된다'던가 '투자에 실패하면 한강을 찾아간다'와 같은 인식이다. 그렇기에 망설이고 있다면 작은 시작을 추천한다. 큰 리소스를 들이지 않은 작은 시작은 실패해도 작은 실패에 불과하다. 도전에 실패해도 인생 전체가 무너질 만큼의 실패는 아니다.


우리는 이미 성공한 사업가나 유튜버 등을 보며 도전은 꼭 거창해야만 한다고 여긴다. 하지만 그러면 현실의 벽에 막혀 아무것도 도전할 수 없다. 작은 도전과 작은 실패가 쌓이다 보면 이따금 작은 성공을 거둔다. 그럼 그 성공들을 모아 조금은 더 큰 도전을 할 수 있게 된다. 실제 도전은 이렇게 시작하는 게 아닐까?


돌이켜보면 과거의 내가 했던 걱정들은 기우였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10대의 내가 조금 더 마음 편하게 놀았더라도 아마 지금의 나와 비슷했을 것이다. 20대의 내가 취업 걱정에 밤잠을 설치지 않았더라도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었을 것이다. 차라리 그렇게 걱정할 시간에 그때 당장 할 수 있는 사소한 도전을 하나 둘 쌓았더라면 지금의 나는 한걸음 더 나아졌을 것이다. 실패한다 해도 삶을 송두리째 흔들지만 않는다면, 작은 실패는 오히려 다음 걸음을 위한 자산이 된다.


혹시 지금 마음에 담아둔 도전이 있다면, 관련된 책 한 권을 펼쳐보는 것부터 시작해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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