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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쿄효니 May 13. 2017

유학은 처음이 가장 중요해

일본 유학 선배가 말하는 1년간 하길 참 잘 한 일들

[오더메이드 인생 번외 편]


일본 유학은 처음이 가장 중요하다.


홀로하는 첫 해외생활이라는 불안감과, 꿈꿔왔던 일본 유학생활이라는 기대감이 가득하였던 1년간, 되돌아보니 하길 참 잘 했다고 생각되는 일들이 있다.


일본 생활 선배로서, 지금이니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오더메이드 인생'에서 모두 풀어놓지 못했던, 일본 유학생활을 시작했던 첫 해, 미래를 좌우했던 다섯 가지.


1. 일본 학생들과 같은 동아리에 들어간 것


가족도 지인도 없는 타지에서 혼자 생활하게 되면 생각보다 외롭다!

나는 자취집이 아닌 기숙사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기숙사 친구들과의 교류의 장소가 자동적으로 제공되었지만, 만약 혼자 살 집을 잡아서 생활을 시작한다면, 방과 후 생각보다 시간이 많다.

아무리 공부를 열심히 하는 우등생이라 해도, 혹은 혼자서도 잘 놀아요~족이라고 할지라도, 대화할 상대가 없는 해외 생활은 상상 이상으로 고독하다.


교과서로 공부한 일본어는 현지인과 대화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현지인 친구를 만드는 건 일본어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우리가 한국말 잘한다고 친구가 되는 건 아니지 않은가?


친구를 만들기에 가장 좋았던 건, 동아리였다. 왜??

공통 화제가 있기 때문이다.


대학교 1학년 신입생들의 관심사는 우리나라 학생들과 별 다를 게 없다.

대부분이 고등학교를 갖 졸업한 새내기들.. 그렇기에 대부분의 대화 내용이 고등학교 때 이야기나, 어제 본 텔레비전 이야기, 요즘 뜨는 연예인 이야기 등등..

뭐 그런 일본 문화의 요즘!! 을 잘 안다면 친구 만들기 그렇게 힘들지 않을 수도 있지만, 빈곤했던 유학생활 1년 차에 내 방에는 텔레비전도 없었다.

지금 세상에야 PC 있으면 TV 없어도 괜찮아!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어제 본 버라이어티 방송을 화제로 하는 학과 친구들 참 많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 대학처럼 일본 대학에는 '학과 동기'라는 끈끈함이 별로 없었다.

학과실이라는 존재도 없었고, 1년간 기초수업을 같이 듣는 같은 클래스 동기 정도의 관계밖에 없었다.

학과 선배들과의 술자리가 있으니까, 새내기 다 불러 모아서 인사해라, 뭐 그런 선후배가 교류할 수 있는 기회도 없었다ㅎ


이런 상황에서 친구를 만들려면, 동아리가 최고로 좋았다.

취미가 같으면 공통 화제가 있으니까 대화도 쉽게 이어졌고, 일본인 친구도 자연스럽게 만들 수 있었다.


대화할 친구가 생기면, 방과 후 시간을 같이 보낼 기회도 많아지고, 현지인과 현지의 일본어를 쓸 기회도 당연히 늘게 된다.

훗날 발음과 표현이 현지인과 굉장히 가깝다는 평을 많이 듣게 되었는데, 그건 다 이때 덕분이었다고 생각된다.


하나 주의할 점이 있다면, 동아리 중에는 돈이 많이 들어가는 곳이 존재한다는 것.

매달 합숙을 간다던지, 술자리가 굉장히 많다던지, 활동에 필요한 회비가 많이 드는 동아리도 존재한다.

유학생들 중에는 그런 동아리 활동비 때문에, 활동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는 친구들 이야기도 많이 듣기에, 잘 알아보고 들어가기를!


참고로, 한국인 유학생회라는 것이 각 학교에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인이 많지 않았던 우리 학교에도 있었다.


찬반양론이 있겠지만, 나는 일본에서의 대학생활 중 한국인 유학생회에서는 활동하지 않았다.

이유는 두 가지.

첫 번째, 졸업 후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한국인 인맥보다 일본인 인맥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두 번째, 해외에 있는 한국인 커뮤니티는 작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커뮤니티가 작으면 인간관계 때문에 고민할 일도 많다. 로마에서는 로마의 사람들과 로마법을 따르는 게 맘 편하겠다는 게 나의 생각이었다.


물론 같은 동지끼리 모여서 의지하고 도움이 되는 경우도 많을 거라 생각되기에 좋다 나쁘다는 판단은 불가!


2. 1년간 알바를 안 한 것


일본에서의 대학생활을 시작했던 1년간은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았다.

아르바이트 대신 학업을 중시했고, 일본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시간을 투자할 수 있었다.


일본은 물가도 비싼데 어떻게 생활했을까?

집세와 학비는 전액 부모님께 지원을 받았지만, 생활비는 사비 유학생에게 지원되는 금액만으로 생활했다.

사비 유학생은 응모를 하면 1년간은 매월 5만 엔 정도의 장학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일본 학생들에게 지원되는 장학금은 졸업 후 갚아야 하는 장학금이지만, 이 돈은 갚을 필요 없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이다.


넉넉한 생활은 아니었지만, 한국에서 햇반이나 라면 등을 가끔 한국에서 배송받고, 유학생 신분으로 집세를 제외하고 사는 데는 한 달 생활비 5만 엔이면 충분했다.


유학생이 받을 수 있는 장학금은 놓치지 않고 받아라!

성적이 좋으면 수업료도 전액~1/3 지원받을 수 있으니, 스스로 돈을 벌기 위해 아등바등하기 전에, 받을 수 있는 지원이 있나 알아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회는 생각보다 있다. 나는 1학년 때는 학교 사무실 앞에 게시판에 경제 지원 정보가 없나 수시로 체크했다.


종류에 따라서는 학교 성적을 기준으로 추천장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같은 유학생 친구 중에는, 1학년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2, 3개 뛰면서 학업에 시간을 쓰지 못했던 탓에, 다른 유학생들이 다 받는다는 비교적 쉬운 장학금도 못 받고 고생했던 친구도 있었다.


그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성적 관리에 시간을 쓰고, 약삭빨라져야 한다.


3. 깊이 사귈 수 있는 일본인 친구를 만든 것


친구라도 좋고, 연인이라면 솔직히 더 좋다.

내 경우에는 대학교 1학년 여름부터 일본인 남자 친구와 2년 정도 교제했었다. (지금 남편은 아님ㅎ)


같은 동아리에서 만난 친구였는데, 취미생활이 같다 보니까 같이 놀러 다닐 기회도 많았고, 자연스레 친해졌다.


해외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외국인에게, 깊이 사귈 수 있는 현지 친구를 만드는 것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다.

가장 일본어가 늘었고,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문화적 경험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일본인은 왜??

일본 남자는 왜??

라는 의문도 이 때는 참 많았던 것 같다. (지금은 적응이 돼서.. 이게 당연하다 싶어 졌지만ㅎ)


일본 남자는 왜 더치페이를 하지?

일본인들은 왜 젓가락으로 밥을 먹지?

일본인들은 왜 확실하게 말을 안 할까?


왜? 왜? 왜?


처음 하는 외국생활에는 궁금증이 많아질 것이다.

지금까지 생활해온 문화, 가치관과 다른 일들과 맞닥들일 일도 잦을 것이다.

그럴 때, 깊이 이야기할 수 있는 친한 현지인 친구가 있으면, 그런 궁금증에 대해서 '대화'를 할 수 있다.


그들이 정답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화를 통해서 자기 나름대로의 답이라는 것을 낼 수 있게 된다.


깊이 사귈 수 있는 일본인 친구를 만드는 것, 현지에 적응하기 위해서도, 내가 가지고 있던 가치관을 다양화시켜주는 경험으로써도 정말 좋았다.


4. 일본인이 사는 집에 방문해 보았던 것(가족이면 더 좋음)


그 나라 사람들이 사는 집에 방문하는 건,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친한 친구가 생기면 그들이 생활하는 집에 놀러 가게 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의도한다고 되는 건 아니지만, 가족이 함께 생활하는 집에 방문할 수 있으면 더 좋은 것 같다.

내 경우는, 일본인 남자 친구와 교제하고 있었고, 오픈 마인드인 집안이었기에 가족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거나 했었다.


문화, 일본인을 이해하는 데도 물론 도움이 되었지만, '집'에 간다는 것은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그것은 이들도 우리와 같이 '사람'이라는 깨달음.


일본인도 사람이구나, 국적과 언어가 다를 뿐, 사람이 사는 건 다 똑같구나.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는 넓은 마음이 생겼을 때, 유학생활은 훨씬 더 편안해졌다.


대학생활 만으로는 알 수 없는 공부가 그곳에 있다.

현지인이 사는 집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꼭 한번 경험해보기를!


5. 자신감을 잃었을 때일수록 도전했던 것


유학생활을 시작하기 직전에는, '아.. 드디어 내가 꿈꿔왔던 일이 현실이 되었다' 하는 기대감과 만족감이 가슴 가득할 것이다.


대학 합격증서를 손에 들고, 당당히 입국장을 들어섰던 그때, 어찌나 나 자신이 자랑스럽던지.

그러나, 막상 유학생활을 시작하면, 자신감을 잃게 되는 일들이 많다.


생각보다 나는 못하는구나..라고 풀이 죽을 때도 있다.

EJU(일본 유학시험)도 고득점이었고, 대학 시험에도 붙었는데 내 일본어가 이 정도밖에 안되나.


난 아무것도 못하는 인간이지 않는가..

지금 있는 이 현실은, 어쩌면 우연이었을지도..?


주변의 일본인들은 알 수 없는 패배감과 고독감을 유학생들은 경험한다.

같은 대학생인데, 우리는 외국어로 해야 한다는 벽 때문에 많이 고생한다.


교과서에 빼곡히 쓰여있는 일본어를 보다가 토가 나올 뻔한 적도 있었다.

아.. 도망치고 싶다. 돌아가고 싶다. 그렇게 마음이 약해질 때도 있다.


혹시 그런 기분이 들 때면 꼭 해 보기를 바란다.

작은 일이라도 괜찮다, 어떤 일이라도 괜찮다.


조금 노력하면, 조금 시간을 투자하면, 조금 고생하면 뛰어넘을 수 있는 벽을 향해 돌진해 보자.

그 벽을 뛰어넘었을 때, 얻게 되는 자신감은 유학생활을 강하게 지지해 줄 것이다.


그런 나는 어떤 일에 도전을 했을까?ㅎ


나는 14시간, 야마노테선을 걸어서 일주했다.

29개 역, 34Km.


평소에 마라톤 연습을 한다던가, 특별히 운동을 한 것도 아니었다.

정말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올 정도의 무모한 도전이었다.

신주쿠에서 출발해서 시계 반대로 걸어가는데, 도쿄역에 왔을 때 정말 그만두고 싶어서 미칠 지경이었다.


하지만, 간단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걸으면 반드시 완주할 수 있다.

작은 도전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 경험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걸으면 반드시 완주할 수 있다.


혹시 지금 유학생활이 너무 힘들다고 생각되는 이들이 있다면, 작은 일이라도 괜찮다, 도전해보자.



오늘도 꿈을 가지고 도전하는 모든 이들을 응원합니다.




Brunch.

동경에서 대학을 졸업 후, 경영&IT컨설턴트로 4년 근무 후, 일본의 미디어 기업 기획&마케터로 일합니다.

일본 유학, 일본 취업에 관한 경험담을 공유하고, 멘토링 목적의 희망 포스팅을 위주로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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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위주의 블로그.

한일 부부, 일본 생활에 대해 포스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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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일본어로  포스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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