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친구가 말했다. 코엔지는 술에 마구 취하고 싶을 때 오는 동네야.
도쿄엔 술 마시러 놀러 갈 동네가 정말 많다. 각 동네마다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 매주 동네를 바꿔가며 놀러 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래서 나와 남편은 금요일 오후만 되어도 '오늘은 어느 동네에서 술 한잔할까?' 하는 생각에 엉덩이가 들썩이곤 한다.
내향적인 성격의 나는 사람으로 가득한 큰 거리의 이자카야는 웬만하면 가지 않는다. 우선, 시끄러움이 싫고, 주로 관광객으로 가득해 줄도 서야 하는 수고로움 때문이다. 나와 같은 I 성향의 사람이 도쿄에서 술 마시고 싶을 때, 가장 추천하고 싶은 동네가 바로 코엔지다.
코엔지는 빈티지, 골목 바, 현지 분위기 이자카야로 표현할 수 있는 아담한 동네다. 일본 여행책에서 소개되지 않는 동네라 외국인을 찾아보기 어려운 동네이기도 하다. 금요일 저녁, 코엔지 가는 전철은 한 주의 피로를 풀기 위해 술 한잔 하러 코엔지 골목으로 가는 일본인 직장인으로 가득 차 있다.
코엔지는 낮과 밤 모두 재미있는 동네다. 낮에는 개성 있는 빈티지 소품샵과 옷가게가 골목 곳곳에 숨어있어, 산책하고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동네다. 밤에는 골목의 작은 바, 현지인으로 북적이는 이자카야에서 술 한잔 하며 도쿄의 분위기를 흠뻑 즐길 수 있는 동네로 변모한다.
일본 현지인들과 스몰톡을 하며 술 한잔하고 싶다면, 코엔지로 가라. 코엔지에는 유독 4-5명까지만 앉을 수 있는 초소형 바들이 많다. 자연스레 바 사장님이나 옆 손님과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게다가, 요즘 도쿄 현지인들은 남녀 구별 없이 적어도 드라마 '이태원 클래스'를 본 적 있거나, 트와이스와 뉴진스는 알고 있다. 한국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 때문에, 일본 현지인이 먼저 말 걸어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
지난주, 한국에서 온 친구와 저녁에 코엔지 거리에 갔다. 우린 골목의 작은 바에 들어갔고, 마지막엔 현지 일본인 친구 둘과 바 사장님과 '건배'를 수도 없이 외치며 함께 사진을 찍고 인스타 친추까지 하고 헤어졌다. 함께 간 친구가 워낙 외향적이고 재미있는 친구라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코엔지는 그런 곳이다. 혼자 술 마시러 가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곳. 좁은 술집에서 옆사람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신기한 장소다.
혹시 다소 내향적이면서, 관광객보다 현지인이 적당히 북적이는 바나 이자카야에 가고 싶다면, 당신에겐 코엔지가 적격이다. 코엔지엔 오후에 가서 빈티지 소품샵과 옷가게를 구경하다, 저녁이 되면 발길 닿는 이자카야 아무 곳이나 들어가 보길 바란다. 현지인 대상 동네술집이나 뜨내기손님 대상 술집보다 안주맛이 모두 상향화되어 있다. 발 닿는 곳에 아무 데나 들어가도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추천하고 싶은 코엔지의 작은 골목 바, 酎ハイstandハイスタ
https://maps.app.goo.gl/Jk3fGx368FTHy66E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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