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책, 찻집 좋아하세요? 도쿄 진보초로 오세요.

'아무래도 나는 레트로가 좋다'면, 당신에겐 이 동네가 적격입니다

by 나오

도쿄에 살면서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이자카야 골목, 화려한 쇼핑몰, 아기자기한 카페거리는 꽤 자주 다녔다. 이제는 사람들이 너무 붐비지 않으면서 고즈넉하면서도 볼거리가 쏠쏠하게 있는 재미있는 동네는 없을지 부지런히 찾아보고 있다. 그러다가 찾은 동네가 바로 고서적 거리, '진보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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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초의 서점들은 언제 발행되었는지 가늠조차 어려운 고서적, 오래된 잡지와 LP 음반 등을 취급하고 있다. 이 오래된 물건들 사이에서 나는 왠지 모를 안정감을 느꼈다. 내가 읽지도 못하는 언어로 쓰인 책의 표지들을 슥슥 보며 걷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책 좋아하는 사람이면 이 거리를 싫어할 리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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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이 혼자 와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물건을 보물 찾듯 열심히 찾고 있었다. 가끔 내가 보면 '이걸 누가 사지?' 싶은 물건도 일본에서는 팔고 있는 걸 보면, 이 나라는 취향의 세분화가 정말 잘 이루어져 있는 곳이란 생각이 든다. 나는 평생 무언가 열광적으로 덕질해 본 적이 없어서, 그 기쁨을 모른다. 일본은 덕질하기 참 좋은 나라인데, 덕질할 수 있는 취향이랄 게 없어 조금 아쉬운 마음이다.


KakaoTalk_20231216_170820785_03.jpg 로스터리 카페 Mamekōbō

진보초에는 책방뿐만 아니라 로스터리 카페와 킷사텐(레트로 다방)도 골목 곳곳에 있다. 잠 깨려고 급하게 들어간 로스터리 카페였는데, 예상보다 커피맛이 좋았다. 킷사텐에 가보지 않았다면, 킷사텐을 찾아 들어가 보시라. 킷사텐은 우리나라로 치면 다방이라 할 수 있는데, 보통 커피와 간단한 디저트(케이크, 아이스크림 등)를 판다. 실내 인테리어가 상당히 레트로 해서 80년대 다방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줘 재미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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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 된 잡지만 파는 서점도 있다. 운 좋으면 벽에 툭 걸어놓아도 멋진 인테리어 소품이 될만한 표지의 잡지를 700엔 안팎에 살 수 있다. 쇼와, 다이쇼 시대에 발행된 듯한 잡지는 진짜 액자에 걸어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3년 주기로 이사 다니는 삶이기 때문에 나는 잡지를 사지 못했지만, 인테리어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잡지서점에 꼭 가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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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위기 독특하고 오래된 느낌의 카페, 식당이 진보초 곳곳에 있다. 시부야, 신주쿠 등 인파로 가득한 대도시의 도쿄는 이미 많이 가보았다면, 그리고 고즈넉하고 시간이 느리게 가는 그런 도쿄의 동네를 찾고 있다면 진보초를 추천한다. 헌책과 잡지를 고르다 좀 피곤하면 킷사텐에 들어가 레트로한 감성과 함께 커피 한 잔을 천천히 음미해 보라. 지금까지 경험했던 화려한 대도시 도쿄와는 다른 느리지만 풍요로운 느낌의 새로운 도쿄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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