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의 일상다반사-전래동화 다시쓰기
효녀심청+그것이 알고 싶다
<그것이 알고 싶다>로 풀어보는 전래동화.
바다가 잠잠합니다. 몇년전 이 바다에 한 젊은 여성이 뛰어들어 숨졌습니다. 왜 그런 안타까운 선택을 했을까요? 그런데 말이죠. 저희에게 제보가 한 통 들어왔습니다. 바로 아버지가 딸을 뱃사람들에게 팔았다는 것입니다. 즉 자살이 아니라는 걸까요? 어떻게 된 일일까요?
저희는 인적 드문 산골에 사는 그 아버지를 찾아갔습니다.
“할아버지, 심봉사 맞으시죠? 저,,, 따님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지금 어디 있는지 아세요?”
“아니야! 아니라고 돌아가!”
그는 우리를 문전박대 했습니다.
“저희가 좀 여쭤볼게 있어서 왔어요. 내일 또 오겠습니다.”
다음날도 심봉사의 집으로 찾아갔지만, 그는 문을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그를 아는 사람들을 수소문했습니다. 옆동네에 그를 기억한다는 사람이 몇 살고 있었습니다.
"알지 알다마다. 아마 결혼해서 잘 살다가 부인이 죽었나 그랬을 걸."
"딸도 하나 있었어, 청이라고."
"청이가 아주 공부도 잘하고 효심이 깊었지."
"아이고 근데 어느날 걔가 사라진 거야."
"어디로 갔는지 아세요?"
"뱃사람이랑 눈이 맞았다나?"
"아니야, 걔가 그때 열 여섯이었는데."
우리는 여러 사람을 만났고, 그 남자가 심봉사라는 것, 딸이 하나 있었는데 사라졌다는 것까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심봉사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인터뷰를 하겠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를 만나러 갔습니다.
"흑흑, 엉엉……."
그는 우리를 보더니 눈물부터 흘렸습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딸이 있었고, 어느 스님이 공양미 삼백석을 마련하면 눈을 뜨게 해준다고 하기에 그 스님 말만 믿고, 딸을 뱃사공들에게 내주었다고 했습니다.
"그 스님이 누굽니까? 당시 뱃사공들을 기억하세요?"
"너무 오래된 일이라...기억이...내가 앞이 안 보이지 않나. 그 스님 이름이 뭐라드라...옆 바닷마을 산 위에 작은 사찰이 있는데 거기 스님이 용하다고 소문이 났어."
우리는 그 사찰을 찾아 옆마을로 이동했습니다.
"여기 사찰이 있었다고요?"
"그렇지 그때는 좀 작은 사찰이 있었지?"
"지금은 없어졌나요?"
"아마 그 스님이 수완이 좋아서, 어디로 이사를 갔다고 하던데. 아마 더 좋은 땅을 사서 간 것 같아. A시라던데……."
A시의 한복판에 사찰이라고 하기엔 좀 으리쩡쩡한 건물이 하나 있습니다. 사람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여기 스님이 용하다고 소문이 나서 말이야."
우리는 스님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음. 그 스님이 돌아가시고 지금은 아들이 하고 있어."
"(외제차에서 나오는 아들)아, 카메라 치우세요. 뭐하는 겁니까? 누구라고요? 거기서 왜 나오셨어요? 우리 아버지? 이제 없어서 나는 몰라요."
그러나 우리는 제보를 하나 받았습니다. 죽은 스님이 실은 병을 고쳐준다며 많은 재산을 불린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같은 제보만 수십 건을 받았습니다.
자, 처음으로 돌아가 봅시다. 우리는 어느 작은 바닷마을에서 한 젊은 여인이 몸을 던졌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폭풍우가 치는 바다로 몸을 던졌다는 그녀는 자살이었을까요? 아니면 그 배에 또 다른 누군가가 타고 있었을까요? 목격자에 따르면 배에는 수 십 명의 선원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폭우가 몰아치는 그 바다에서 통통배를 몰고 급하게 집으로 가던 박 모 씨는 그날 배 위에서 한 여자가 뛰어내리고 있었고, 그 주변에는 남자들이 가득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당시 그 배에 있던 선원의 제보도 확보했습니다. 선원에 따르면, 그들은 돈을 주고 여자를 샀다고 했습니다.
배 안에서 허드렛일을 시키다가 폭풍우가 부는 날, 젊은 여성을 바다에 던지면 용왕님이 길을 터주신다는 얘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미신은 도대체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요?
"그 스님이 그랬거든요."
여러분 이 부분에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 스님이 그랬거든요." 그 스님은 누구일까요? 네, 바로 그렇습니다. 심봉사에게 눈을 뜨게 해주겠다고 바로 그 스님입니다. 스님은 뱃사람들에게 가짜 정보를 흘리고 여자를 사게 한 후, 그 돈을 받은 심봉사에게서 갈취하듯 받아간 것입니다.
자, 이야기를 정리해보겠습니다. 아주 효심 깊은 소녀가 있었습니다. 소녀는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해주려고, 자신의 노동력과 목숨을 뱃사공들에게 팔고, 그 돈을 아버지에게 드렸습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눈을 뜨게 하려고 그 돈을 한 스님에 가져다 드렸습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눈을 뜨지 못했고 소녀는 바다에 몸을 던졌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의 중심에는 바로 스님이 있습니다. 뱃사공에게 정보를 흘린 것도, 아버지 눈을 뜨게 해주겠다고 약속을 한 것도 그 스님이고, 그 스님이 이제 세상에 없습니다. 대체 누가 잘못을 한 걸까요?
얼마전 저희가 전해드린, 한 효심 깊은 소녀의 이야기를 기억하십니까? 한 10대 소녀가 시각장애가 있는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해 드리려고, 한 스님의 거짓말을 믿고 바다에 몸을 던진 이야기입니다. 저희는 정말 사람 말을 믿고 그렇게 쉽게 죽음을 택할 수 있는지 여러번 검증했습니다. 저희 방송에서 검증한 결과 인간은 세뇌를 통해 얼마든지 거짓말도 굳게 믿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또한 가부장제 속에서 어릴 때부터 효심을 강요받은 아이의 경우, 부모를 위해 더 쉽게 목숨을 내놓을 수 있다는 가설도 덧붙여 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 효심 깊은 소녀와 닮은 사람이 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전화가 울리는 소리) “거기 모모 방송국이죠? 그 있잖아요 바다에 빠져 죽었다는 걔. 걔랑 아주 비슷한 사람을 내가 본 것 같아서요. XX시야, 거기 분명히 있었어.”
실은 이와 비슷한 제보들이 쏟아졌습니다.
그래서 저희 취재진이 XX시를 찾아갔습니다.
XX시 XX식당.
(취재진, 사진을 꺼내며) “혹시 이 여자분 보신 적 있으세요?”
(식당주인) “어디 보자, 나는 잘 모르겠는데.”
XX시 XX카페.
(취재진, 사진을 꺼내며) “혹시 이 여자분 보신 적 있으세요?”
(카페주인) “어디 보자, 나는 잘 모르겠는데.”
XX시 XX꽃집.
(취재진, 사진을 꺼내며) “혹시 이 여자분 보신 적 있으세요?”
(꽃집딸) “어디 보자, 아, 엄마, 그 분 아니야?”
(꽃집주인) “어머나, 그러네, 우리집 단골손님이에요. 꽃을 얼마나 많이 사간다고. 매주 토요일마다 와요.”
꽃집주인에 따르면 그 10대 소녀와 닮은 사람이 바로 이 꽃집에 토요일이면 찾아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꽃집을 찾아가 봤습니다.
토요일 오전.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여인이 개량 한복을 입은 10대 소녀들 셋과 함께 꽃집으로 들어온다. 취재진 따라 들어가며
“저, 혹시 심청 씨 되시나요?”
“아…저…무슨 일인데 그러세요?”
10대 소녀들이 한복을 입은 여인을 둘러싼다.
“교주언니, 먼저 들어가세요.”
10대 소녀들은 그 여인을 ‘교주언니’라고 칭했습니다. 그리고 여인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종종 걸음으로 나가 차에 올랐습니다. 소녀들을 꽃집에서 연꽃을 잔뜩 사, 자리를 떴습니다. 소녀들의 뒤를 따라가 보기로 했습니다.
XX시 XX산 중턱. 소녀들이 차에서 내립니다. 산사처럼 보이는 큰 불당이 보입니다. 비슷한 옷을 입은 소녀들이 오갑니다. “저기요, 이 사진 좀…. 여기 교주가 아까 그…그러니까 이 사진 속 이 여자분인가요?” 한 소녀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역시나, 효심 깊은 소녀가 다행히도 살아있었나 봅니다. 저희는 여러번 찾아가 취재를 요청했지만, 매번 거절 당했습니다. “얼른 돌아가세요.”라고 말하는 10대 소녀들.
그런데 궁금한 것들이 하나 둘이 아닙니다. 요 며칠 저희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이곳에는 10대 소녀들이 서른 명쯤 거주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왜 소녀들이 집이 아니라 여기서 지내는 것일까요? 몇몇 소녀들은 근처 학교에 다니는 것으로 보입니다. 도대체 이들은 누구이고 왜 이런 곳에서 단체 생활을 하는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그리고 그 여인이 심청인지 아닌지도 꼭 알아내야 하겠습니다.
효녀심청+그것이 알고 싶다 로 풀어보는 전래동화. XX 시의 한 고등학교를 찾아갔습니다. 이 학교에 다니는 한 학생이 바다에 빠져 살아난 청이라는 여성의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는 것입니다.
“김지수(가명, 17 세) 학생이죠?” “아, 네, 저예요.” “그 심청이라는 사람을 잘 알고 있다지요?” “네, 저희 언니예요.” “친언니인가요?” “아니, 그게…….” 우리는 카페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김지수 학생의 얘기에 따르면, 심청이라는 여성은 연꽃재단의 이사장이며 자신은 그 재단이 운영하는 기숙사에서 지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언니가 학교도 보내주고 옷도 사주고 진짜 잘해줘요.” “부모님은 어디 계신 거죠?” “그게, 엄마랑 새아빠가 너무 저를 괴롭혀서 제가 집을 나왔는데, 근데 인터넷에서 본 거죠. 여기 오면 돌봐주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저희는 김지수 학생 이외에도 서너 명의 청소년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은 모두 연꽃재단 기숙사에서 지내며 근처 학교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아이들 사이에서 그녀는 언니나 교주, 교주 언니 등으로 불렸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연꽃재단은 종교법인 연꽃마을과 관계가 있으며, 연꽃마을은 소녀들을 무녀로 위장해 그럴듯한 미래를 예언한다는 바로 그 종교단체입니다. 저희는 연꽃마을 피해자 단체를 찾아가 봤습니다. “아주 쪼끄만 애들이 있더라고. 그런데, 연꽃 위에서 정신없이 춤을 춰, 그러면 그 여자가 점을 봐주거든.” “이거 봐봐, 이게 연꽃 증표인데, 이게 있으면 돈을 많이 번다는 거야.”
그들이 보여준 연꽃 증표는 연꽃이 새겨진 합금 카드로 보입니다. 이 카드를 지니고 있으면 병을 낫게 해주고 일도 잘 풀린다는 것입니다.
“그 교주라는 여자가 바다에 빠졌다가 살아나왔는데, 그때 용왕님이 그 여자를 구해주면서 신내림을 해줬다는 거야.” “바다에 빠졌다가 살아난 건 진짜라니까. 기적이지.” “그 증표는 얼마에 사셨어요?” “한 장에 100 만원, 세 장은 있어야 우리가 돈이 좀 들어오고 열 장은 있어야 천국에 갈갈 수 7 있어.” “근데 진짜 거기서 정해주는 숫자로 로또 맞은 사람도 있대.” “아니 내가 듣기론 교주님이 바다에서 살아나와서 용왕님이 알려준 정보로 로또에 맞아았던데.” “누가 그래?” “내가 교주를 잘 아는 박 모 씨한테서 들었어.” “진짜?” “용왕이 아니라 자기가 구해줬다는데.” 우리는 중요한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곧장 어느 바닷마을에 산다는 박 모 씨를 찾아갔습니다. “그날 그 바다에서 한 청소년을 구한 게 맞습니까?” “할 말 없으니까 나가세요. 집이 좁다고 우습게 봅니까? 여기 사유지입니다.” 수소문한 결과 박 모 씨는 어선의 선원으로 일해왔다고 합니다. 박 모 씨가 어느날 물에 젖은 소녀를 데려와 돌보다가 어디론가 데려갔다는 증언도 입수했습니다.
우리는 선원인 박 모 씨가 심청을 구해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밖에도 10대 소녀였던 심청이 바다에 몸을 던졌을 때, 그 배에 있었다는 선원들의 증언도 수집했습니다.
“죽을 죄를 졌습니다. 그때는 그걸 믿었어요. 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야 바다가 잠잠해지고, 돈도 많이 벌 수 있다고 해서.”
“박 씨가 그 애가 배에 있을 때 많이 도와준 걸로 알고 있어요. 배 안 생활이 쉽지 않지. 그 어린 애 데려다가 식모처럼 부렸으니까.”
“그러다가 바다에 던진 건가요?”
“태풍이 오기도 했지만, 아마 우리 선장이 걔를 때렸던가 성폭행을 하려고 했던가 해서, 걔가 직접 뛰어내렸을 거야.”
“뭐라고요? 직접 뛰어내렸다고요?”
“내가 봤어. 걔가 그냥 물에 빠지는 걸. 그리고 바로 박 씨가 보트를 몰고 갔는데, 그 후론 박 씨를 보지 못했지.”
아무래도 박 모 씨 얘기를 직접 들어봐야겠습니다. 그렇다면 박 모 씨는 그 소녀를 구한 영웅이었을까요? 우리는 여러 차례 박 모 씨의 집을 방문했지만, 그는 취재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박 모 씨를 잘 안다는 사람이 접촉을 해 왔습니다.
“내가 그 사람 큰 아버지 되는 사람일세. 몇 년 전이던가. 박 모가 어떤 여자애를 데리고 왔더라고. 결혼을 한다고 했는데, 여자애가 너무 어린 거야. 근데 결혼을 할 수 있는 나이래나? 걔가 며칠 있으면 열 여덟이 된다나. 그래서 동네에서 그냥 가볍게 식을 올렸지. 사진도 있어.”
우리는 박 씨의 큰아버지가 제공한 사진을 확인했습니다. 이마가 넓고 콧대가 반듯한 것이 그 소녀와 몹시 닮았습니다.
“근데 박 씨가 어릴 때 학대를 당하고 컸지. 그래서 우리집에서 키운 거야. 근데 걔가 또 그 어린 애를 때리더라고. 그래서 청이가 우리집에 찾아왔지. 내가 걔를 동네 어느 절에다 숨겨줬고. 근데 또 박 씨가 찾아와서 기어코 걔를 데리고 가더라고. 그리곤 걔가 어느날 사라진 거야.”
박 모 씨는 배에서 만난 소녀에게 마음을 주게 되었고, 그 소녀가 바다에 뛰어들자 소녀를 구한 후, 소녀와 결혼해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소녀가 원했던 일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우리는 꼭 소녀를 만나봐야겠습니다. 그런데, 우리에게 또다른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심청의 아버지와 선장, 박 모 씨가 모두 경찰에 체포되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얼마전 방영한 방송을 보고, 인신매매로 아버지를 조사했고, 선장과 박 모 씨 등은 학대, 감금, 추행 혐의로 현재 조사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심청의 아버지는 어릴 때부터 그녀에게 일을 시켰고, 그 돈으로 눈 수술을 받으려고 했다고 합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청이라는 소녀도 현재 수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역시나 아동 감금, 학대, 노동력 착취, 사기 등의 혐의입니다.
경찰에 따르면, 심청은 재단과 종교단체를 설립해 10대 청소년들에게 쉼터를 제공했는데 그 쉼터이 있던 남학생들이 자신들에게 노동을 강요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여학생들에게는 노동을 시키지 않았지만 남학생들에게는 식사를 만들게 하고 청소를 강요했으며 때로는 심청의 자동차 세차를 하도록 했고 청소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면 식사를 주지 않고 크게 혼을 냈다고 합니다. 자신은 용왕의 딸로 너희들이 물에서 큰 일을 당할 것이라고 협박한 혐의도 있습니다. 이곳에 머무르던 남학생들은 대부분이 학교 폭력의 가해자였던 걸로 보입니다. 부모들이 가해를 한 남학생들의 갱생을 위해 이 시설에 맡긴 걸로 보입니다. 한편 합금으로 된 연꽃 증표를 판매한데 대한 사기혐의로도 기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연꽃 증표를 부자가 되고 고민이 해결된다고 한 것도, 또 자신이 용왕님의 딸이라고 속인 것도 사기 혐의에 해당될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 우리는 지난 몇 주간 바다에 빠진 한 소녀의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처음에 저희는 소녀가 학업 비관 또는 교내 폭력에 의한 희생자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소녀가 아버지에 의해 뱃사람들에게 팔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죽은 줄만 알았던 소녀가 살아서 여자 아이들을 돕는 재단을 만들어 일을 하고, 종교 단체를 통한 사기 행각으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있습니다. 심청이라는 소녀가 박 모 씨한테서 도망나왔을 때 한 신흥종교 단체가 그녀를 구했고 그 단체에서 그녀는 용왕님의 딸이라 추앙 받았으며 그곳을 나와 혼자 종교 단체를 준비했다는 것입니다. 혼자 여기까지 오기 위해 그녀는 가리지 않고 일을 했다고 합니다.
모든 사실이 법정에서 제대로 밝혀지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일단은 그녀를 팔고 산 어른들이 가장 먼저 그 범죄에 대한 대가를 져야 합니다. 청이라는 소녀는 자신이 번 돈의 일부를 아버지 수술에 써달라고 탄원만 하고 있을 뿐 더이상의 얘기는 꺼리고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 피해자이자 가해자로도 재판장에 서게 될 심청 그녀의 파란만장한 인생에 비추어 볼 때 아이들을 구하려고 만든 재단만큼은, 그 마음만큼은 거짓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저희는 믿어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