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본 간호 조수다
MRSA, VRE 등 전염력이 있는 환자는 1인실을 사용했다.
간호 조수가 환자랑 직접적으로 접촉할 일은 없었다.
식사는 병실 앞에 놓인 카트에 올려놓으면 간호사가 가지고 들어갔다.
간호 조수의 일은 환자가 퇴원을 하고부터 시작되었다.
보통 퇴원하면 간호 조수가 가구를 닦고, 시트상이 침대 시트를 갈고, 청소 직원이 바닥 청소와 쓰레기통을 비우고, TV체크업자가 TV와 냉장고를 점검하는데 감염환자가 사용한 병실은 청소법이 달랐다.
결론부터 말하면 간호 조수의 일이 세 배가 된다.
가구를 닦는 건 평소와 같고 여기에 커튼 수거 및 새 커튼 달기, 침대 닦기가 추가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커튼을 건드리는 게 제일 힘들었다.
키가 작은데 높은 곳에 커튼이 있으니까 의자 위로 올라가도 까치발을 했다.
레일에 걸려있는 커튼고리를 하나하나 떼어내면서 두 레일에 걸쳐있는 커튼을 뗐다.
감염 봉투에 담아서 수거함에 넣고, 빨래된 커튼을 새로 다는데 뗄때보다 달 때가 훨씬 힘들었다.
일단 커튼이 무겁다.
무거운 커튼을 위로 올려 달아야 하기 때문에 중간까지는 다른 한 명이 옆에서 도와줬다.
침대를 닦고 시트를 까는 건 원래 시트 업자가 해주는데 감염 환자의 침대는 건들지 않아서 우리가 닦아야했다.
소독약을 묻힌 천으로 깨끗이 닦은 다음 '소독 완료'라고 종이에 써서 붙여놓으면 시트상이 침대시트를 깔아주었다.
그런데 이때 갈등이 잦았다.
간호 조수 한 명 또는 둘이서 일하다 보니 일이 밀릴 때가 많았는데 시트상이 기다려주지 않고 계속 재촉해 댔다.
'빨리 닦아달라', '다음에 오겠다', '그냥 너희가 해주면 안 되냐'.
그들도 여기 병동만 담당하는 게 아니라 이해는 하지만 우리도 노는 건 아닌데......
감염 환자가 사용하던 병실이라 청소를 할 때 일회용 가운을 입고 장갑을 꼈다.
청소를 하다 보면 가운 안에 땀이 찰 정도로 후끈해지는데 여름이 되면 더 힘들었다.
일하다 더위를 먹은 적도 있다.
아침에 출근을 하면 시쵸상이 써놓은 퇴원환자 현황판을 확인하는데 감염 환자가 있으면(별표표시) 한숨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