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인사의 가벼움을 넘어 이음을 이어가는 마음
해마다 연말이면 카톡이 바쁘다.
카톡 카톡 하고 단체방마다 요란하다.
어떤 이는 어디선가 받거나 산 거 같은 이모티콘으로 안부를 전한다.
어떤 이는 AI로 만든 디지털 엽서를 보낸다. 올해 이미지는 적토마가 대세이다.
어떤 이는 몇 문장 안되지만 정성껏 인사말을 써 보낸다.
한 때는 이모티콘만으로 보낸 사람들을 별로라 생각한 적이 있다.
아무 말도 없이 그럴 거면 뭐 하러 보내지? 이렇게라도 관계를 잇고 싶은 건가? 하고 냉소적으로 생각하곤 했다.
그때 내게는 형식의 가벼움이 곧 마음의 가벼움이었다.
많은 이들이 그렇게 생각할 법하다.
그러다 알게 되었다. 진지한 것이 꼭 깊이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오래 연락 못한 사이에서는 이모티콘이 오히려 더 좋을 수 있다. 이럴 때 이모티콘은
끊어지지 않은 이음을 암시한다. 약하지만 끊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긴 문장은 아니지만, 그 한 줄이 다시 길을 만든다. "오랜만이네.. 잘 지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짧은 한 마디가 물망초가 된다. 나 너 잊지 않았어.
오랫동안 제대로 연락도 못한 친구들이 꽤 있다.
아예 까먹어서 이름을 들어야 '아 그 친구..' 하고 떠오르는 친구들도 있다.
올해가 가기 전, 오늘 저녁에는 그 친구들에게 인사를 전해야겠다.
갑작스러운 인사는 오히려 부담이 될 게다. 가볍게 이모티콘으로 말이다.
그렇게 끊어지지 않은 연결이 다시 보이면, 그때는 물어보겠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하니까.
친구, 오랜만이야... 어떻게 지내? 새해 복 많이 받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