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은 사람을 움직인다

레이트블루머의 동력은 간절함이다.

by 레이트 블루머

얼마 전에 어느 기업의 면접 프로세스에 참여했다.

서류 면접과 1차 면접을 거친 블라인드 방식의 최종 면접 자리였다.

나는 외부 면접 위원의 자격으로 그 기업의 대표와 함께 면접에 참여했다.

모든 면접이 그렇듯이 이번 면접에서도 정해진 평가기준이 주어졌다.


하지만 사람은 사람이다. 어떤 인상적인 요소가 매우 강하면, 다른 평가지표에 영향을 준다.

그중에 하나가 간절함이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는 법. 절실하면 그만큼 몰입하는 법이다.


간절함은 불안이 아니다. 생존을 위한 어떤 구체적인 목표의식이다.


"저는 간절합니다. 저에게 기회를 주시면, 1년 후에 저를 정말 잘 뽑았다고 생각하실 겁니다."

'간절'이라는 단어에 나의 귀는 진돗개의 귀처럼 쫑긋하고 반응했다. 동시에 내 눈은 그를 깊이 응시하였다.

그의 눈에도 간절함이 담겨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서다. 그날 수십 명을 만났지만 '간절'이라는 단어를 쓴 이는 그가 유일했다. 면접의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독자의 상상에 맡기겠다.


아무리 역량이 뛰어나도 간절하지 않으면 사람은 움직이지 않는다. 그리스 신화에 조각가 피그말리온의 이야기가 있다. 자신이 만든 갈라테이아라는 조각상이 너무 예뻐, 자기의 아내로 삼고 싶어 하며 그 조각상을 사랑했다. 이를 본 아프로디테는 그의 간절함에 감동받아 그 조각상을 사람으로 변화시킨다.


영화 미나리로 일흔이 넘은 나이에 아카데미 영화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 그는 시상 후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말 먹고살려고 했기 때문에, 대본이 저한테는 성경 같았기 때문에 그냥 많이 노력했어요. 많이 노력해" 1971년 24살에 영화 화녀의 주연으로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그녀의 개인 삶과 영화 인생은 순탄치 않았다. 개인사 관련하여 한동안 출연 요청도 없었다. 잠깐 떴다 사라진 옛날 배우였고, 그냥 조연배우였다. 그러나 그녀는 주연과 조연을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 그러다 2018년에 영화 미나리 감독인 정이삭을 만나며 세계적인 배우로 성장하였다.


궁하면 통한다고 한다. 궁즉통이다. 잘하는 일도 간절하지 않으면 최고의 결과가 나오기 어렵다. 밴쿠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김연아 선수. 4년 후 소치 올림픽에서도 그녀는 이른바 클린(무결점) 연기를 선보였다. 그러나 금메달은 다른 선수에게 가고 그녀에게는 은메달이 주어졌다. 편파 논란도 있었다. 당시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밴쿠버 대회 때는 금메달을 준다면 목숨을 내놓을 수 있을 정도로 간절했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는 그런 목표의식이 없었다. 동기 부여가 없었다는 게 가장 힘들었다." 김연아 선수는 최고의 선수답게 결과를 편파논란 등 외부로 돌리지 않고, 자신의 절실함 여부에서 찾았다. 놀라운 성숙함이다.


새해벽두 오늘. 한 번 스스로 질문해 볼일이다. 나는 얼마나 내 일에 간절하고 절실했던가? 혹시라도 남들이 잘한다고 해서 최선을 다하지 않고 있지는 않은가?






작가의 이전글양력 섣달 그믐날의 카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