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과 환경과 노력, 그리고 우연이 거름이 되어 피는 꽃
레이트 블루머 Late Bloomer와 달리 이른 나이에 성공하는 사람들을 얼리 블루머 Early Bloomer 또는
얼리 라이저 Early Riser라고 한다. 이른 봄에 활짝 피는 벚꽃처럼 말이다. 김승동 시인의 시구처럼 "벚나무 아래 쏟아지는 눈부시게 하얀 꽃잎"이 길가를 하얗게 수놓을 때, 보는 이의 가슴은 전율로 노래와 춤이 된다.
가로등 아래 빛 나는 밤 벚꽃들의 향연은 아름다움이 넘쳐 다른 꽃들에게는 질투로 피어난다.
빌 게이츠 Bill Gates, 김연아, 타이거 우즈 Tiger Woods, 마크 저크버그 Mark Zuckerberg....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AI 중 하나인 퍼플렉스티에게 위의 질문을 던져 보았다. '내 의도대로 답변이 나오나' 하고 궁금해하면서 말이다. 다음과 같은 답변을 받았다.
“빌 게이츠는 세계적인 기업가이자 자선가로,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설립자입니다. 김연아 선수는 한국의 피겨 스케이팅 선수로, 2010년 동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입니다. 타이거 우즈는 세계적인 골프 선수로, 수많은 대회에서 우승했습니다. 마크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의 공동 설립자이자 CEO로, 세계적인 기술 기업가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평가의 답변도 함께 받았다. “이들 모두 성공적인 경력과 각 분야에서의 영향력이 공통점입니다. 빌 게이츠와 마크 저커버그는 기술 분야에서 혁신을 이끌었고, 김연아와 타이거 우즈는 스포츠 분야에서 최고의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또한, 이들은 모두 자선 활동이나 사회적 기여를 통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AI의 답변에 동의한다. 아마도 독자들도 그러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내 의도와는 다른 대답이었다. 필자는 이들이 모두 이른 나이에 성공한 사람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관점에서 응답을 기대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저명한 변호사인 아버지를 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부족함 없이 자랐다. 어릴 때부터 수학을 잘하여 신동 소리를 들었다. 이런 환경 덕에 13세 때에 당시 접하기 어려웠던 컴퓨터를 처음 접하였다. 프로그래밍에 몰두한 결과 소프트웨어 분야의 천재로 두각을 나타냈다. 1975년 만 20세에 하버드 대학교를 중퇴하고 친구 폴 앨런과 마이크로소프트 Microsoft를 창업하였다.
페이스북으로 유명한 메타 META 의장인 마크 저커버그는 부친이 치과의사이고 모친이 정신과 의사인 고소득 전문직 가정에서 태어났다. 덕분에 어릴 때부터 컴퓨터에 익숙한 환경에서 자랐다. 11살 때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프로그래밍을 좋아했고 뛰어난 재능을 가진 신동이었다. 하버드 대학교에 입학한 후 친구와 함께 다양한 소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윙클보스 형제의 하버드 커넥션에 개발자로 참여하던 중 우연히 아이디어를 얻어 페이스북을 창업하였다. 그는 2010년에 불과 26세 나이에 타임지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었다.
언론에 따르면, 김연아 선수는 6세 때 처음 스케이트를 접하였다. 그녀의 재능을 우연한 기회에 알아본 코치의 권유로 일찍 선수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초등학교 때 이미 국내 각종 피겨스케이팅 종목에서 우승하였다. 12살에는 어렵다는 트리플 점프 5종을 완성하였다. 이후에도 재능과 노력으로 마침내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신기록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수상하였다. 그녀는 한국 스포츠계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골프 황제 타이거우즈는 싱글 핸디캡을 가진 아마추어 골퍼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골프와 친숙한 환경에서 자랐다. 만 2세에 TV 골프 프로그램에 출연하였다. 만 4세에 레슨 프로의 지도를 받기 시작하여 만 5세에 골프 신동으로 ABC 방송에 소개되기도 했다. 불과 13세의 나이에 토너먼트에 출장하기 시작했다. 15세에 US 주니어 아마추어 챔피언이 되었으며, 약관 20세에 US 아마추어 챔피언 2연패를 달성하는 등 아마추어 최강자가 되었다. 21세 때인 1996년에 프로로 데뷔한 우즈는 이듬해에 마스터즈 토너먼트 Masters Tournament에서 우승하였다. 온갖 신기록을 경신하며 전년도 챔피언인 닉 팔도로부터 그린 재킷을 물려받아 새로운 골프 황제의 등장을 알렸다.
이 외에도 수많은 얼리블루머 사례들이 있다. 음악의 신동이라고 불렸던 모차르트 W.A.Mozart는 8세에 교향곡을 작곡했으며, 폴 매카트니와 존 레넌은 15세와 17세에 비틀스 The Beatles를 결성하였다.
이들 모두 자기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루었고 시대를 이끄는 아이콘이 되었다.
무엇이 이들을 얼리블루머로 이끌었는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타고난 재능이다. 다음으로 재능을 살리고 계발할 수 있는 가정적, 경제적, 교육적 여건이 뒷받침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재능과 환경 여건이 뒷받침되면 모두 성공하는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위의 사례들처럼 집중적인 훈련과 노력이 더해져야 한다. 재능과 좋은 환경에도 불구하고 노력이 없다면 반대의 결과도 초래한다. 유능한 부모로부터 오는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고 발사실패증후군 Failor to Launch Syndrom - 부모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나 게으름 등의 이유로 책임 있는 성인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성인 -을 겪으며 사회에 부적응하는 사례도 있다.
얼리블루머들은 분명 재능과 여건뿐만 아니라 어려서부터 그 분야에 집중하고 훈련하고 노력한 사람들이다. 얼리 블루머는 이렇게 재능과 환경과 노력, 삼박자가 잘 맞을 때 벚꽃처럼 피어나는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더 있다. 혹자는 운이라고도 하는 '우연'이 그것이다. 얼리블루머는 재능과 환경과 노력이 만들어 내지만, 분명히 거기에는 우연이 작용한다. 재능과 같은 생래적인 운, 부모의 부와 같은 태생적 자본, 타고난 신체 조건은 우연이다. 어떤 국가에 태어났는가도 우연이다. 친구 따라 오디션 갔다가 픽업되어 유명 셀럽이 되는 경우도 우연이다.
"하면 된다"거나 "인생은 만들어가는 것이다"라는 신념에 가득 찬 이들은 부정하고 싶은 단어가 '운'이겠지만, 운이라는 우연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이 결정인 경우가 많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
물론 우연에도 종류가 있다. 노력과 철저히 무관한 것이 흔히 말하는 우연한 운이다. 그러나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처럼 열심히 뭔가를 하다 보니 우연이 더해져 뜻밖의 행운이 찾아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회적 네트워크를 중시하여 열심히 네트워킹하다 보니 생각지도 못한 이의 도움으로 의외의 성공을 하는 경우도 있다. 주력 사업 이외에 어떤 작은 사업에 우연히 투자했는데 뜻 밖에 잘 되어 본업이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운을 뇌과학자 제임스 오스틴 James Austin은 그의 책에서 '행동으로부터의 운' Luck from Motion이라고 분류했다. 자수성가를 한 사람들에게서 이러한 '적극적 우연'의 사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재능과 환경과 노력과 우연에 의하여 피어나는 꽃, 얼리블루머는 선망의 대상이다. 특히 자녀를 키우는 부모에게는 더욱 그렇다,
수많은 부모들은 자녀들이 얼리블루머가 되기를 바란다. 인지상정이다. 많은 시간과 금전을 투자한다. 하지만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또래들 가운데 얼리블루머로 성장하는 아이들은 몇이나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