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레이트 블루머는 무엇을 좇는가?

by 레이트 블루머


요즘 들어 ‘레이트 블루머’라는 단어가 자주 들린다. 늦게 피는 사람들. 이들은 과연 좋아하는 일을 좇았을까, 잘하는 일을 좇았을까?


며칠 전에 40여 명의 학생들과 토론할 기회가 있었다. 주제는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이었다. 두 팀으로 나뉘었다. 한쪽은 성공하기 위해서는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다른 쪽은 잘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약 60%의 학생이 좋아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편에 섰다.

(이미지 출처 : pexels.com)

좋아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택한 학생들의 말이다.

"좋아하는 일을 해야 재미가 있어요."

"좋아해야 몰입할 수 있어요."

"좋아하는 일을 해야 오래 할 수 있어요."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다 보면 언젠가는 잘하게 돼요."

"좋아하는 일을 해야 행복해요."


한편, 잘하는 일을 중요하다고 한 학생들의 의견이다.

"잘하는 일을 해야 인정받을 수 있어요."

"잘해야 성취감을 느껴요."

"일을 잘하면 보너스도 받고 급여도 늘죠."

"잘해서 인정받으면 그 일을 좋아하게 되고 또 잘하게 돼요."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잘하지 못하면 중간에 그만두게 되죠."


어느 의견 하나도 틀린 것은 없다. 다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 주제는 이분법적으로 나누기 어려운 것을 이분법적으로 다루고 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처럼 이분법적으로 구분할 수 없는 주제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종종 이분법적으로 생각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잘 모른다는 거다. 토론에 참석한 학생들도 대부분 그랬다. 나도 학창 시절에 마찬가지였다. 아니, 지금도 여전히 완전히 알지는 못한다.


나뿐 아니라 많은 이들이 여전히 무엇을 잘하는지, 좋아하는지 모른 채 살아간다. 어떤 이는 "우연히 시작한 일이 재미있어서 계속했더니 잘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또 다른 이는 "관심 없던 일이었는데, 남들이 잘한다고 하니깐 그 일을 좋아하게 되었다"고 한다. 굳이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사이에서 반드시 하나를 선택하려 애쓸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해보는 것이다. 실행이다. 샘플링 Sampling이라는 영어 단어가 있다. 말 그대로 실험 삼아 이것저것 해보는 것이다. 맞는 것을 발견하면 그때부터 비로소 그 일에 몰입하고 집중하게 된다. 결국은 잘하게 되고, 좋아하게 된다.


이 과정은 레이트 블루머들의 성장 과정과 유사하다. 늦게 피는 꽃, 그들은 호기심이 많다. 그래서 이것저것 관심이 많다. 많은 것을 시도한다. 우연히 그들에게 맞는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몰입하고 집중한다. 비로소 그들은 꽃 피기 시작한다. 비록 늦게 피더라도 오래 핀다. 백일홍처럼.


유명한 강연가이자 기업가인 김미경 선생은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하고 피아노 학원을 운영했다. 우연한 기회에 유치원 교사들을 대상으로 강의할 기회가 있었다. 그동안 숨어 있던, 성적표에도 보이지 않고, 사회의 요구 기준에도 없던 그녀의 능력이 나타났다. 말하기 능력과 공감 능력. 그것이 그녀가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이었다. 그렇게 그녀는 남들이 늦었다고 하는 40대에 활짝 피었다.


가수 임재범 님도 그렇다. '너를 위해', '사랑보다 깊은 상처', '고해' 등 그의 공전의 히트곡들은 지금도 사랑받고 있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노래를 했다. 풍부한 성량과 중저음의 목소리는 그만의 매력이다. 음악이라는 한 우물을 팠지만, 실은 그의 호기심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음악을 시도하게 했다. 록, 메탈, 발라드, R&B, 블루스 등 장르를 불문한다. 나무위키에서 따온 그의 말이다. "소리 좋다는 칭찬이 가장 설레요. 쑥스러운 척은 하지만, 속으로는 그럼, 하늘에서 받은 건데 괜찮지 해요. 진심 어린 눈동자로 절 보고 손잡고 노래 잘한다고 할 때의 그 감흥이란, 정말 그 소리를 들으려고 , 0.5초도 안 되는 기쁨을 누리려고 이제껏 칼을 간 거예요." 그를 만든 건 호기심과 끝없는 실행, 그리고 잘하고 좋아하는 것의 발견이다.


사람은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몰입하고, 잘하는 일을 할 때 지속한다. 몰입과 지속은 성공의 기반이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 이 둘을 못 찾고 있다. 괜찮다. 이제부터 호기심을 가지고 관심이 있는 분야를 탐구하고 실행하면 된다. 그리고 이거다 싶으면 몰입하고 지속하면 된다. 늦게 피어도 괜찮다. 중요한 건 내가 꽃 피는 순간을 만날 때까지 움직이는 것이다. 멈추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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