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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mma Nov 07. 2019

책의 의미

때때로 책이 내게 가져다 주는 의미에 대해 생각하곤 한다. 나는 왜 책을 읽어야만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는 걸까


왜 나는 문학이 주는 그 모호함에 답답해하면서도 모호함이 없는 문학에는 싫증을 느낄까


문학은 나에 대한 이해이자 타인에 대한 이해다. 나와 타인은 온전히 다른 개체이면서도 결국엔 연결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때때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인물들을 마주한다. 하지만 마냥 생경해보이는 인물이 불편한 이유는, 결국엔 나와 맞닿아있기 때문임을 깨닫는다.


곱씹고 곱씹어도, 놓치고 싶지 않은 문장들이 있다. 머릿속을 떠돌던 생각들이 그토록 정갈하고 아름답게 표현될 수도 있구나. 언어라는 건 정말 이토록 놀라운 수단이구나. 그리고 무엇보다 이러한 언어를 적는 작가라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그들은 어떤 우주를 지녔기에 이렇게도 풍부하면서도 단단한 문장들을 쓸 수 있게 된 걸까


그들이 지나온 세월이 궁금해지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세상을 마주해왔는지가 궁금해진다. 닮고 싶고, 한편으론 그들과는 전혀 다른 문장을 써보고도 싶다.

작가란 이름을 갖기까지, 무엇이 그들을 이렇게 만들었는지가 궁금해진다. 사실 그 이면을 파헤치면 나와 별다를 게 없다는 사실에 놀라면서도.


문학이란 내게 또다른 세계, 내가 어쩌면 평생동안 이해할 수 없는 세계를 마주하는 유일한 수단이자

지금까지 살아온 세계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마주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이정표다.


가끔은 잊더라도, 다시금 문학에 돌아오는 것은 어쩌면 이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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