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아씨들>
정의감에 불타올랐던 어린 시절,
언론인을 꿈꿨다.
내 작은 목소리가 전국으로 퍼져나갈 수 있도록, 내가 밝혀내는 것들이 “정의”에 가까운 것이길 간절히 원했던 이유에서 꿨던 꿈이다.
인경은 사회에 무너지지 않았다.
꿈을 펼치기 전부터 이미 꿈이 무너진 듯한 기분을 느꼈던 난 언론인이 되기를 포기했지만, 인경의 올곧음은 너무나도 강해서, 사회는 인경을 무너뜨리기를 포기했다.
때론 너무 무모하다 느껴지는 인경이었지만,
그 무모함조차 재능이라 느껴지는 순간이 더더욱 많았기에 애정하지 않을 수 없는 캐릭터였다
좋은 영상물을 보다 보면,
좋은 영상매체의 힘이 한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력이란 이토록 강력하구나, 란 사실을 체감한다.
이곳저곳 헤매는 듯한 기분을 느끼다가도,
내가 지금 가진 꿈. 내가 해내고자 하는 일들에 용기를 부여해 주는 것은 언뜻 보면 사소해 보이는 대사 몇 줄이다.
결국 태풍을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태풍을 정면으로 맞이하여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바다의 한 가운데에 서야 한다.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 그러나 마침내 해내고 싶은 것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용기가 필요한 것.
소박하지만 거창한 꿈을 꿔야 한다.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금의 현실에 천착한 채로 궁핍한 마음을 갖고 살아가지 않기 위해서는 더 나은 세상을 꿈꿔야만 한다.
내 작은 움직임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그 꿈을 그리하여, 완전히 버리고 싶지만은 않다.
다시 꿈을 꾸는
나는, 좋은 예술을 할 것이다.
좋은 작품을 만들고, 내가 원하는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천천히 상상한다.
나는 바다의 정면으로 걸어나간다.
파도가 어디에서 덮쳐올 지 모른다. 정확한 것은, 바다의 정면에 서 있다 보면 어떤 형태로든 가장 강력한 파도가 나를 찾아올 거란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