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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2’ 전 시즌 떡밥 회수하는 대신 전지현 암시하네

동양의 아름다움과 좀비의 공포를 한 바구니에 담는데 성공한 넷플릭스의 드라마 ‘킹덤’의 두 번째 시즌이 지난 시즌1을 선보인 후 1년이 지난 13일 막을 올렸다. 액션이나 호러 시리즈물이라면 겪어야 하는 과제 가운데 하나는 이전 시리즈보다 더 낫거나 강렬한 강도의 공포나 액션을 선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이다.      


이번 시즌2는 전 시즌1의 마지막, 낮에도 무섭게 달려드는 집단 감염자들을 어떻게 진압하는가를 보여주다가 2회부터는 궁중 암투에 몰입하면서부터 액션이 잦아드나 했더니 5회와 6회는 시즌1을 압도하는 강도 높은 공포와 액션을 선사한다.     


필자는 작년 ‘킹덤’ 시즌1 리뷰를 다룰 때 ‘선한 동기’가 ‘선한 결과’를 낳지 않는다는 점을 짚었다. 시즌1 초반을 상기해보자. 영신(김성규 분)이 굶주림에 몸부림치는 민초들을 위해 왕에게 물어 뜯겨 죽은 남자를 국을 끓여 먹이지 않았다면 민초들이 역병에 집단으로 감염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마을 사람의 배고픔을 면하게 만들어 주기 위해 인육을 제공한 영신의 ‘선한 동기’는, 사람 고기를 먹고 숨이 끊어진 직후 역병에 걸린 사람들이라는 ‘나쁜 결과’로 돌아오고 말았음을 시즌1은 보여주고 있다.     


배두나가 연기하는 의녀 서비 또한 마찬가지다. 시즌1에서 역병에 감염된 사람들은 낮엔 움직이지 못했다. 이런 약점을 최대한 활용해서 서비가 역병 감염자들이 움직이지 못하는 낮에 이들을 화장했다면 집단 학살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또한 의녀 서비의 인도적 ‘동기’가 처참한 대규모 살육으로 돌아오는 ‘나쁜 결과’를 양산했음을 보여준다.     


이런 시즌1의 패턴, 선한 동기가 결과론적으론 나쁜 결과를 초래한다는 패턴이 시즌2에선 변형돼 나타나고 있다. 선한 동기가 지금에 와서는 나쁜 동기로 돌변하는 시즌1의 패턴은, 3년 전 안현 대감(허준호 분)의 행적에선 정확히 정반대의 궤적으로 변형되고 있다.      

시즌2의 3회 초반부에선 3년 전 안현이 벌였던, 아픈 사람을 가장 나쁜 방법으로 악용했던 ‘나쁜 행위’가 지금에 와선 좀비로 변한 감염자들을 어떻게 공격해야 제압이 가능하단 걸 파악하게 만든 ‘좋은 결과’로 나타남으로 드라마 시즌1의 패턴과는 반대되는 궤적을 보여준다. 시즌1의 5회에서 세자 이창(주지훈 분) 일행이 갈대수풀에서 감염자들에게 공격받을 때 안현과 그의 부하들이 어떻게 감염자들을 제거하고 이창의 목숨을 구했는가를 회상해보라.     


이번 시즌에서 이창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겪는 인물로 묘사된다. 왕은 더 이상 산 사람이 아니다. 산 사람이 아닌 이가 왕의 자리에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온전한 이성과 육체를 가진 이가 사람이 아닌 왕의 역할을 대신해야 하는데, 바로 이 지점으로부터 이창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극복해야 하는 난제를 떠안는다.      


아무리 아버지가 사람이 아니라 해도 정상적인 왕위 계승을 받지 못하는 이상 왕좌의 정통성을 얼마든지 공격 받을 수 있기에 말이다. 바로 이런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로 말미암아 이창은 왕위 계승에 있어서만큼은 존재론적 딜레마의 길을 걷는 인물이다. 이창의 이런 빈틈을 괴롭히는 이는 이창의 계모, 김혜준이 연기하는 계비 조씨다. 계비 조씨는 임진왜란 이후 ‘조선의 측천무후’를 꿈꾸는 야심가다.     

시즌1에서 이어온 궁금증, 이를테면 조학주(류승룡 분)가 문경새재로 내려올 때 궤짝에 들고 온 것은 무엇일까, 조학주에게 세자의 동선을 알려준 내통자는 누구인가 하는 여러 가지 궁금증은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킹덤2’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생사초가 어떻게 죽은 사람을 살릴 수 있는가에 대한 대답도 곁들이며 말이다.    

  

그런데 시즌2가 다가 아니다. 전 시즌에서 제기된 궁금증이 모두 해소되며 드라마가 종결되는 게 아니라 9초 간 선보이는 전지현이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보여주면서 시즌2는 마무리된다. 전지현의 활약을 보기 위해서 넷플릭스 시청자는 앞으로 1년이라는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애로점을 시즌2는 안겨준다. 


미디어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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