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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크리스토 더뮤지컬라이브, 세계 최초 뮤지컬 4DX化

이번 리뷰는 뮤지컬을 4DX로 감상했기에 뮤지컬 내용에 대한 인문학적 분석보다는 카메라 앵글과 4DX와 같은 기술적 효과에 중점을 두고 작성했음을 밝힌다. 4DX 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건 객석의 진동. '몬테크리스토: 뮤지컬 라이브'에선 넘버 ‘해적선’(The Pirate Ship) 장면처럼 앙상블이 단체로 군무를 부를 때 의자가 진동한다.       

'몬테크리스토: 더 뮤지컬 라이브'는 뮤지컬을 4DX로 구현함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를 놓치지 않고 있었다. 서정적인 뮤지컬, 이를테면 CJ ENM의 ‘베르테르’처럼 정적인 뮤지컬을 4DX로 구현하면 의자 진동을 제대로 감상하기 어렵다.      


뮤지컬의 동선 중에 역동적인 장면이 있을 때에야 4DX 의자의 진동이 진가를 발하는데, 정적인 뮤지컬은 의자 진동에 있어 체감을 맛보기가 어렵다. '몬테크리스토: 더 뮤지컬 라이브'는 뮤지컬의 2막에 해당하는 러닝타임 후반부에 들어서면 다양한 진동 체험을 맛볼 수 있다. 뮤지컬 ‘삼총사’처럼 극 후반부 들어 칼싸움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때 4DX의 의자 진동은 절정에 달한다.     


4DX에서 물방울이 튀는 효과도 빠질 순 없다. 해적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물이 튀고, 총을 맞는 장면에서도 물방울이 튄다. 총에 맞아 피가 튀는 장면을 4DX에선 물방울이 튀는 효과로 구현되기에 뮤지컬의 ‘시각’적 효과가 객석에선 의자의 ‘진동’과 함께 ‘촉각’까지 더해짐으로 객석의 체감 효과는 세 배로 증폭되는 셈이다.     

'몬테크리스토: 더 뮤지컬 라이브'는 4DX 효과에만 기대지 않았다. 8K 시네마틱 카메라 14대로 촬영한 덕에 ‘오페라의 유령 : 25주년 특별 공연’이나 ‘미스 사이공’ 같은 그 어떤 해외 뮤지컬 실황보다 실감나는 앵글로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객석 2층에서나 볼 수 있는 앵글을 보나 싶더니, 어느새 1층 맨 앞 열에서나 만끽할 수 있는 앵글이 등장하는 등으로 한 넘버에서 다양한 시야가 제공되는 것도 '몬테크리스토: 더 뮤지컬 라이브'만의 장점이다. 다양한 앵글을 활용한 덕에 뮤지컬 객석에선 볼 수 없는 오케스트라 피트도 영화 전반부에서 잠깐 동안이나마 찾아볼 수 있다.     


뮤지컬에서 1막에 해당하는 영화 전반부에서 카이가 연기하는 에드몬드 단테스가 관객을 등지고 있는 장면의 앵글은, 객석에선 뒤돌아있는 단테스의 얼굴을 클로즈업한다. 2막에 해당하는 영화 후반부에서 린아가 연기하는 메르세데스가 노래할 땐 앵글이 영화처럼 360도 회전하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한다.      

4DX 효과는 탁월하지만 앵글이 단순하다면 4DX 감상 후 블루레이를 소장하고 싶겠단 생각을 갖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 속 다양한 앵글 효과는, 향후 뮤지컬 ‘몬테 크리스토’를 사랑하는 팬을 위해 블루레이로 출시해도 구매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겠단 생각을 갖게끔 만든다. 블루레이로 감상할 땐 4DX가 구현되지 않지만, 출연하는 배우들의 클로즈업을 다양한 각도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장점이 충분하기에 향후 블루레이 출시도 고려해볼만 하다.     


'몬테크리스토: 더 뮤지컬 라이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성과는, 뮤지컬 실황을 4DX로 옮긴 사례가 ‘한국 최초’일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처음’이란 점이다. 일본에서 아이돌 공연이 4DX로 구현된 선례가 있긴 하지만 뮤지컬을 4DX로 구현한 건 ‘몬테 크리스토’가 세계 최초의 작품이다.      


향후 CJ CGV가 이번 작품뿐만 아니라 ‘락 오브 에이지’처럼 격동적인 록 음악이 있는 뮤지컬이나 신시컴퍼니의 ‘맘마미아!’처럼 흥겨운 넘버가 하나가득인 뮤지컬, 또는 클립서비스의 ‘위키드’ 넘버 ‘중력을 거슬러’ (Defying Gravity)처럼 극적인 장면과 넘버가 하나 되는 뮤지컬을 4DX 시도하는 식으로, 넘버가 경쾌하거나 역동적인 장면이 있는 뮤지컬을 4DX화 한다면 뮤지컬을 사랑하는 관객이 4DX에도 얼마든지 지갑을 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잡설: 고약하게도 브런치는 제목을 30자 이상 달 수 없는 이상한 제약을 갖고 있어서 네이버와 다음, 네이트뉴스로 발행되는 기사 제목과는 다른 괴상한 제목을 브런치에 실을 수밖에 없다. 제목 30자 제한은 브런치만 갖는 고약한 악습이다. 


미디어스 (사진: CJ 4DPL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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