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리뷰]‘무브 투 헤븐’, 가정의달 공개는 신의 한 수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이하 ‘무브 투 헤븐’)은 넷플릭스 콘텐츠의 ‘다양성’ 확보에 일조를 가한 드라마다. 그동안 넷플릭스는 ‘킹덤’과 ‘인간수업’, ‘스위트홈’처럼 자극적이거나 고어한 장르에 일가견을 보여왔다.      


하지만 ‘좋아하면 울리는’처럼 잔잔한 장르에도 꾸준히 관심을 보여온 넷플릭스는 유품정리사라는 직종을 통해 시청자로 하여금 ‘죽음’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자극적이지 않은 테마를 통해 가족애를 되돌아보게끔 만들고, 감동을 제공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겼다.     


‘무브 투 헤븐’은 김새별의 에세이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됐다곤 하지만, 전개되는 내러티브로 보면 6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한 ‘레인 맨’을 떠오르게 만든다.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주인공을 왜 천재적인 기억력의 소유자로 설정했을까. 그루라는 캐릭터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으면서 동시에 비상한 기억력을 갖는 서번트 증후군을 연상하도록만든다. ‘무브 투 헤븐’ 속 탕준상이 연기하는 그루라는 인물을 ‘레인맨’의 더스틴 호프만, 이제훈이 연기하는 상구를 톰 크루즈에 대입하면 ‘무브 투 헤븐’의 전개는 눈에 훤히 보인다.      


더스틴 호프만의 뛰어난 기억력으로 카지노에서 거액을 만질 수 있던 것처럼, 그루는 보통 사람보다 뛰어난 암기력으로 사건 전개를 용이하게 풀어가는 재주를 가진다. 톰 크루즈가 더스틴 호프만으로 인해 변화하는 것처럼, 상구 또한 그루의 영향력으로 캐릭터가 변화한단 설정은 ‘레인맨’을 답습한다.      


비평적으로 보면 ‘레인맨’의 기본 골자가 ‘무브 투 헤븐’에 대입되는 ‘전형성’을 벗어날 수 없단 이야기다. 그렇지만 ‘레인맨’이 옛 영화라 기시감을 느낄 시청자는 그리 많진 않을 것이라고 본다.      

그렇다고 해서 ‘무브 투 헤븐’은 ‘레인맨’만 기시감을 갖게 하진 않는다. 상구가 이종격투라는 세계에 천착한단 설정은 죽음, 유품정리사란 소재와는 어울리지 않아 보이지만 씨줄과 날줄처럼 직조돼 이질감을 느끼지 않게 만드는 독창성도 엿볼 수 있다. 상구의 특이한 캐릭터 설정이, 가족애와 죽음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드라마면서 동시에 이제훈의 액션도 감상할 수 있는 ‘비빔밥’이 됐다.     


‘무브 투 헤븐’은 죽음을 다루면서 최근 사회적 논란이 돼 대중의 공분을 산 ‘아파트 갑질 논란’과 같은 사회적 비판거리 및 ‘데이트 폭력’의 극단적인 사례 등을 통해, 매체를 통해 시청자에게 있어 남의 일만 같던 사건사고를 각 회차 에피소드를 통해 ‘의미 있는 서사’로 다가서게 만드는 연출적인 특별함도 지닌다.    

 

‘무브 투 헤븐’이 가정의 달인 오월에 공개하는 타이밍은 시의적절하다. 어버이날이 포함된 오월에, 이미 고인이 된 부모를 둔 시청자라면 ‘무브 투 헤븐’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 가능성이 높을 만큼 드라마는 ‘가족애’를 강조하고 있다.


미디어스 (사진: 넷플릭스)

매거진의 이전글 몬테크리스토 더뮤지컬라이브, 세계 최초 뮤지컬 4DX化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