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의 기술
상황에 따라 달리 대답해야 하는 사회적 인간. 우리는 "네"라는 대답 하나도 상대방을 배려하며, 나의 감정을 실어 표현하곤 한다. '넵무새'라는 말이 있다. 넵넵, 넵 대답을 잘하는 직장인을 앵무새에 빗대어 표현한 것인데, 다들 생각해보자. 나는 넵무새일까 아닐까?
일단, 대답부터. 나는 넵무새는 아니다. 어미를 봐야한다. '는 아니다' 이다.
2020년부터 바꾼 습관이긴 한데, 나도 넵무새였다. 항상 넵 :-) 넵! 네, 알겠습니다! 식의 대답으로, 마침표나 웃는 이모티콘이 따라붙었다. 하지만 이런 감정 표현을 회사에서 드러낼수록 내가 더 지치는건 왤까 싶었다.
한국의 '네' 사전
한국어는 어렵다. 그리고 급여를 받는 직장인들의 급여체도 어렵다. 같은 "네"에 따라 해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보자. 물론 이는 필자가 주로 보는 "네"의 해석으로, 가끔 정말 싫은데 "넵^^"을 쓰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달리 쓰일 필요가 있다.
대답은 장기적인 관점으로 봐야한다.
오늘 네~ 라는 대답을 했으면, 내일도 네~여야 한다.
오늘 네~ 라는 대답을 해놓고, 내일은 네... 라면 듣는 상대방은 머릿 속에 물음표를 띄운다. '얘 왜이러지?'
항상 일관적인 태도를 보이면, 상대방은 안심한다. 그리고 나도 눈치볼 필요가 없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결같은게 이득이다.
그래서 나는 "네." 또는 "네, 알겠습니다." 로 일관한다.
네. 네! 넵! 네네 등 다양한 "네"를 써왔다. 하지만, 듣는 사람에게 대답할건데 굳이 내 감정을 표현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된건 2020년의 어느 계절부터였다. 언제부턴가 나도 다른 사람의 "네"에 대해 살피게 되는걸 봐선, 너무 신경쓸 일이 많은 세상살이에서 정말 어디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의 살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른 이들 또한 살피게 할 이유가 무엇인가 말이다.
보수적인 회사에서라면, "네, 알겠습니다."도 통한다.
단순이 "네."라는 대답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상사를 대할 수 있을 수도 있다. 그럴 땐 "네, 알겠습니다."도 통한다. 이는 정말 알겠다는 뜻이 아닐지라도, '아 당신의 의도 파악은 되었으니, 난 내 일을 하겠다.' 는 뜻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 괜한 자존심을 부리지는 않아도 괜찮다.
우리는 회사라는 사회에 속해있지만, 이 사회의 언어를 위해 우리 자신을 바꿀 필요는 크게 없다. 그게 단순히 "네"라면 더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