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가 되어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요 몇일간 내 속을 썩였던 골칫거리가 있었다.
생업과 관련된 부분이다보니,
아무리 내려놓을라고 해도 쉽사리 흘러가지 않던 녀석이었다.
오늘로 3일차, 마침 밖에는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있었다.
점심을 먹고 산책을 나가려니 비가 그쳐 있길래
비온뒤 상쾌함을 느끼며 걷고 있었다.
멀리 보이는 산중턱에 하얗게 핀 물안개가 눈에 들어왔다.
멀리서 보니 참으로 멋진 풍경일수가 없었다.
그렇게 문득 나와 내 상황을 떠올리게 되었다.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이 물안개도
가까이 저 산에 있다면 잘 느껴지지 않았을 터
아니, 오히려 시야를 방해하는 성가신 존재일수도
하지만, 거리를 두고 보니 이렇게 멋진 풍경인것을..
마침 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는 내 모습과 비슷하다.
가까이 두고 보니 그렇게 머리 아프던것이
멀찍이 떨어져보니 아름다운 조화였구나.
빛과 어둠, 탄생과 죽음, 흑 과 백,
이 세상 모든것이 조화를 이루듯이
내앞의 이것도 아름다운 조화의 일부라면?
아니, 애초에 문제란것은 없는지도
내 마음이 그렇게 만든것일뿐
네덜란드의 화가 에스허르의 그림이다.
무엇이 보이는가?
이 그림은 어떻게 보냐에 따라 천사가 보이기도 하고
악마가 보이기도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음 봤을땐 둘중 한가지를 보고
둘 다 있다는 말을 듣고 다시 보면 그제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 세상 모든 일은 이 그림과 같다.
어떻게 보냐에 따라 악마가 될수도 천사가 될수도 있다.
단편적인 시각으로 천사를 보라는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란 말이 아니다.
이 그림 조차 멀리서 보면
그저 하나의 패턴이자 조화를 이룬다.
이 세상 모든것이 그렇다.
문제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같은 그림을 보고도
악마를 보거나 혹은 천사를 본
내 시각의 차이일 뿐,
모든 일어나는 일 앞에
'나'라는 주체를 빼고
그 현상만을 바라보라.
그렇다면
기쁠일도 슬플일도 화날일도 없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나'로 존재하기를 멈추고
'전체'로 존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