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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코쿠키 Dec 16. 2021

당신의 폭식증도 극복할 수 있어요

오늘도 하루를 견디는 당신에게

안녕하세요. 초코쿠키입니다.


그동안 브런치에서 <비제거형 폭식증 환자 A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폭식증에 대한 저의 경험을 글을 통해 공유한 바 있습니다. 처음에는 힘들고 답답한 마음을 글을 쓰면서라도 풀어내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시간이 지나면 이렇게 끔찍한 기억을 없었던 것처럼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것이 억울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까맣게 지워버리면 하루를 견뎌내기 위해 울고 또 울었던 과거의 제 자신에게 미안할 것 같았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기록의 목적으로 시작한 글쓰기였는데 공감 가는 이야기라고 메일을 직접 보내주신 분들도, 댓글을 통해 응원해진 분들도 계셔서 많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다들 잘 지내고 계신가요? 저는 4년의 폭식증을 겪고 지금은 완전히 극복한 지 2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자고 있습니다. 이 글의 제목은 위에서 보신 것처럼 '당신의 폭식증도 극복할 수 있어요.'입니다. 조금 주제넘은 참견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는 걱정이 듭니다. 과거에 저는 이렇게 '당신의 고통도 언젠가는 끝날 것입니다.'라는 말이 전혀 위로로 느껴지지 않았었기에 감히 제가 누군가에게 이런 말을 건넬 자격이 있을까 조금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을 보면 '당신 극복했으니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거지. 당신이 오늘의 나를 책임질 수 있는 것도 아니면서, 오늘 내게 너무도 벅찬 절망에 어떠한 도움도 줄 수 없으면서'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제목을 지은 것은 긴 시간 동안 준비한 새로운 시리즈의 글을 본격적으로 연재하며 도움이 되는 작은 프로젝트를 시작하려 한다는 소식을 전하게 되어서입니다. 오늘도 하루를 견디는, 폭식증을 겪고 있는 분들께 도움이 되는 글을 <폭식증 자가치료 분투기>라는 제목으로 다음 주 월요일부터 1주에 1편씩 브런치를 통해 연재할 예정입니다. 저는 정신의학 전문의도 아니고, 심리상담사도 아닙니다. 또 폭식증은 사람마다 다른 이유에서 시작되고, 해결하는 과정과 치료법 역시 일률 단편적으로 적용시킬 수 없는 병이기에 모든 분들에게 유익한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 글이라고 자부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 새로운 프로젝트인 <폭식증 자가치료 분투기>가 여러분에게 작은 도움, 혹은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폭식증도 극복할 수 있어요. 누군가에게 이 말을 건넬 때 책임 없는 위로자로 방관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지만 오늘도 하루를 견디는 당신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통해 응원하고 싶습니다. 지금껏 견뎌온 것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하루의 시간을 그저 흘려보내는 것도 결코 쉽지 않음을 저도 경험해봤으니까요.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폭식증을 완전히 극복할 그 순간까지 응원합니다. 견디고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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