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allan Whisky x Tea Tasting
맥캘란의 테이스팅 이벤트에 다녀왔습니다.
이벤트의 이름이나 형식보다 먼저 기억되는 것은 ‘차와 위스키를 함께 마신 경험’이었습니다.
보통 위스키 테이스팅이라고 하면 향을 맡고, 맛을 구분하고, 캐스크와 숙성 연수를 이야기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는 위스키보다 먼저 차가 나왔고, 그 순서가 이 경험의 방향을 미리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맥캘란이라는 브랜드부터 짧게 짚어보자면, 1824년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에서 시작된 이 싱글 몰트 위스키는 오랜 장인 정신과 세심한 숙성 기술로 세계적인 명성을 쌓아온 브랜드입니다.
맥캘란의 대표적인 풍미는 셰리 캐스크에서 나오며, 이 캐스크가 만들어내는 깊고 복합적인 구조 덕분에
많은 전문가와 애호가들에게 ‘위스키의 교과서’로 불리기도 합니다.
이번 행사는 맥캘란의 대표 시리즈 중 하나인 하모니 컬렉션과 연결됩니다. 하모니 컬렉션은 자연과의 관계, 지속 가능성, 그리고 혁신을 주제로 매년 하나의 이야기를 담아 선보이는 한정 시리즈입니다.
올해는 특히 차에서 영감을 받은 에디션이 중심이었습니다.
맥캘란 측 설명에 따르면, 이번 하모니 컬렉션은 피닉스 허니 오키드와 같은 특정 산지와 정원을 가진 차에서 받은 인상을 위스키에 담아냈고, 이는 위스키와 차가 단순히 ‘함께 마실 대상’이 아니라 자연에서 출발한 공통의 감각을 공유한다는 메시지이기도 했습니다.
맥캘란이 셰리 와인을 위한 캐스크를 직접 소유하고 관리하며 도토리에서 참나무를 키워 한 잔의 위스키로 글라스에 담기기까지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식, 그리고 차 역시 산지와 정원, 제작 과정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태도를 병치하여 이야기를 만든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찻잎을 깨운 물을 티펫에 붓는 작은 의식부터, 이 자리는 천천히 감각을 여는 방식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다음 위스키를 마셨고, 다시 차를 마셨습니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위스키가 차를 모방하려 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차에서는 꿀과 난초, 복숭아 껍질 같은 향이 얇고 길게 시간을 따라 움직였고, 위스키에서는 셰리 캐스크와 오크의 영향으로 과실의 단맛과 질감이 더 입체적으로 드러났습니다.
두 음료는 서로 같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각자의 결을 유지한 채, 중간 어딘가에서 분명히 만나는 지점이 존재했습니다.
이 페어링은 ‘같다’는 인상을 만들기 위한 조합이 아니라, 각자의 캐릭터가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방식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어느 쪽이 더 좋은지를 묻지 않았습니다.
색, 향, 질감, 여운 가운데 무엇이 가장 인상 깊었는지를 물었을 뿐입니다. 답은 모두 달랐고, 그 자체로 충분했습니다. 미각을 시험하는 시간이 아니라 감각을 정돈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에 나온 헛개열매차와 디저트는 이날의 경험을 정리하는 마침표 같았습니다.
헛개열매 특유의 꿀 같은 단맛, 차갑게 식어도 유지되는 질감, 그리고 위스키 뒤에 남는 과실과 토피의 여운. 강렬함보다는 지속되는 감각의 시간이었고, 새로운 맛을 배웠다기보다 천천히 마시는 법을 다시 배우는 경험이었습니다. 맥캘란이라는 브랜드가 오랜 시간 자연과 재료, 그리고 숙성의 과정을 통해 얻은 답을 차와 함께 경험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오래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