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맹이 너는 강아지 때부터 여느 강아지나 개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보다 사람 아이들이 좋아하는 인형들을 좋아했었어.
강아지들이 좋아한다는 소리가 삑삑 나는 장난감을 사줬었는데 넌 그 소리가 싫었는지 관심도 보이지 않고 가지고 놀지도 않고 쳐다보지도 않더라.
그 뒤로도 내가 다양한 장난감들을 사줬었는데 넌 관심을 보이지 않아서 참 이상하다...라는 생각을 했었지.
그런데 내가 지인으로부터 받아온 작은 인형과 손목 쿠션에는 네가 반응을 보이더라.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저 작은 캐릭터 인형을 던져줬더니 곧잘 물고 오더라고.
난 그게 재미있어서 자주 던져줬었어.
그러면 넌 다시 물고 와서 나한테 다시 던져달라고 끙끙대서 한동안 내 팔이 아프기도 했었지~^^
그러다가 사진에서처럼 발라당 네 작은 배를 보여주기도 했었어.
네 주둥이 주변이 까맣고 눈 주변도 까만걸 보니 네 강아지 때가 생각나네.
한때 유행했었던 마시마로 인형.
저 인형은 내가 친구한테 선물 받았었는데 네가 그 인형을 보고 엄청 관심을 보여서 줬더니 저렇게 끌어안고 있더라.
정말 한동안은 저 마시마로 인형을 잘 물고 다니고 잘 때도 곁에 두고 자는 게 웃기기도 하고 귀엽기도 했었어. 그래서 내가 이렇게 사진으로 남겨뒀었나 봐.
그리고 네가 하도 마시마로 인형에 집착을 보여서 네가 잠시 방심하고 있을 때 슬쩍 빼오려고 하다가
갑자기 홱하니 뒤를 돌아봐서 내가 깜짝 놀랐었어.
그런 나를 쳐다보는 네 눈은 마치
"언니, 왜 내가 애정하는 인형을 탐내는 거야? 이 인형은 언니 거 아니거든!! 이제 내 거라고!!!"
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나도 그 뒤론 네가 애착을 가지고 물고 다녔던 마시마로 인형은 더 이상 탐내지 않았어.
네 눈빛에서 말한 것처럼 마시마로 인형은 내 것이 아닌 꼬맹이 네 것이니까~^^
그러나 너도 나이를 먹고 하니까 그리고 강아지에서 개로 성장해서인지
더 이상 인형은 가지고 놀지 않더라고.
그래서 저 사진 속의 마시마로 인형의 존재도 어느샌가 사라졌어.
난 어디에 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데 넌 혹시 기억하고 있을까?
그리고 네가 인형을 가지고 재밌게 놀았던 추억들을 넌 여전히 간직하고 있을까? 가 궁금해진다.
그리고 네가 있는 별에서도 지구에서처럼 네가 좋아하는 인형들을 가지고 놀고 있는지도 궁금해.
아니면 언니는 모르는.. 이 지구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어떤 놀이들을 즐기면서 재밌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그건 그렇고 언니는 매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어.
그렇지만 너를 생각하는 시간과 순간들도 많아.
그러니 언니가 널 잊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안 해도 된단다~^^
넌 나의 첫 노령견이자 내가 마음 아프게 보낸 반려견이었기에
때로는 죄책감이 파도처럼 밀려오곤 해.
하지만... 그렇게 너를 보내야만 했던 것이 최선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애써 위로를 해보기도 하는데
언니 미워하는 거 아니지?
에휴... 꼬맹이 자는데 또 소환했다고 짜증 내겠다.
잘 자고 늘 행복하길 바라며..
지구에서 언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