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맹아, 네가 한동안 언니하고의 분리불안이 심했던 거 아니?
언니가 전에 살던 곳에서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했었어.
너무 낯설어진 공간 때문이었는지 넌 내가 잠깐만 눈에 보이지 않아도 엄청 짖어대거나 하울링을 심하게 하더라고.
단 5분도 넌 혼자 있지 못했었지.
그래서 밖에 나가게 되면 너를 혼자 두지 않고 무조건 너를 안고 나가거나 목줄을 하고 나갔었어.
그렇게 하길 아마도 2~3달은 했던 것 같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의 분리불안증은 좋아지지 않았어.
언니가 직장에 다니느라 너 혼자 있는 날도 종종 있었는데 그때는 얌전히 잘 있었던 것 같은데
이사 간 곳에서는 네가 잘 적응을 하지 못하더라.
그래서 고민이 많았었어.
결국 그러다가 너의 성대수술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지.
그래서 동물병원에 가서 수의사 선생님과 상담을 했는데...
수의사 선생님께 엄청 혼만 났었어.
개가 짖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보호자의 이기심에 개의 본능을 빼앗는 건 이기적인 생각이라고
엄청 뭐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반성을 하고...
언니가 직장을 그만두고 당분간은 널 돌보기로 결심했어.
마침 언니도 새로운 일을 하려고 자격증을 취득했고 그 자격증을 기반 삼아 사무실을 계약해서 일을 시작했었어.
언니가 새로 계약한 사무실에 너를 종종 데리고 갔었는데
넌 엄청 발발거리고 돌아다니더라~^^
직장에 얽매여 있다가 나름대로 자유롭게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일을 시작하게 되다 보니
너를 케어하는 게 훨씬 수월해져서 서로에게 다행이었던 것 같아.
언니도 하고 싶었던 일을 하면서 너를 곁에 두고 일을 하니 나도 편했고 너도 편해했었지.
그리고 낯선 공간에 대한 두려움도 서서히 없어지는 것 같더니 너 혼자 집에 있어도 짖지도 않고 잘 있더라.
오히려 언니가 너에 대한 분리불안증이 심했던 듯~ㅎㅎㅎ
네가 너무 보고 싶어서 부랴부랴 집으로 가서 널 부르면
넌 자다 깨는 날이 많았어.
"꼬맹아~언니 왔어."라고 하면
"아... 언니는... 귀찮게... 자는 날 왜 불러...?"라고 말하는듯한 표정으로 날 바라봤어.
그래서 일 끝내고 집에 들어갈 때는 아주 조용히 들어갔었지...
너를 깨우는 게 미안해서...
내가 와도 깊은 잠에 빠진 널 바라보며 그때는 그 순간이 참 행복하다고 느꼈었던 것 같아.
이 넓고도 넓은 세상, 혹은 우주 속에서
마치 너와 나만 존재하는듯한 느낌.
그 느낌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오늘도 너의 사진첩을 보다가 생각나서 너와 나의 서로에 대한 분리불안증이 생각나서 적어봤어.
지금쯤 넌 자고 있겠지?^^
좋은 꿈 꾸고 잘 자고 늘 건강하길~언니도 잘 자고 늘 건강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