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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처음 눈길을 걸어본 꼬맹이

by 보니또글밥상

현재 3월의 대한민국.

봄이라는 계절이 자신의 매력을 한껏 뽐내려고 기지개를 켜려고 준비 중인 시기인데

어제 눈이 내렸어.


어제처럼 3월에 눈이 내린 걸 본 것은 대학교 1학년때 오전에 있는 교양 수업을 들으러 갔던 날로 기억되는데

그 당시에 눈이 펑펑 내려서 신기하게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사진첩에서 네가 태어난 지 거의 1년이 다 되어가는 2008년 12월 초의 어느 주말에 너와 같이 눈길을 걸었던 사진을 발견하게 되었지.

사진 속의 너는 여전히 작구나.


태어나서 처음 본 눈.

그리고 태어나서 처음 밟아본 눈.

처음으로 밟아본 눈의 촉감은 어떠했을지 궁금하다.

아마도... 많이 차가웠겠지?



눈길을 밟고 한창 신나 있었던 너를 안고 찍은 사진.

저 당시에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신기했을 거야.

아무래도 그럴 수밖에.


지구별에 온 것이, 그것도 귀여운 생명체인 강아지로 온 것이 처음일 테니

주변의 모든 것들이 생소했겠지.


해마다 눈이 올 때면 너에게 눈을 구경시켜 주고 눈 위를 걷게 하곤 했는데

어느 겨울부터 서는 눈길을 걷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어.


그래도 어릴 적에는 너도 제법 눈 오는 것을 좋아했던 것으로 기억해.



그리고 어느 추운 겨울 저녁에 너를 품에 안고 산책을 나갔었어.

사진상의 날짜를 보니 크리스마스 이브였었더라.

그러고 보니 넌 태어나서 처음 맞이하는 크리스마스 이브였었네~^^


그런 의미 있는 날에 너와 함께 한 나.

작디작은 널 내 품에 안고 추운 겨울바람을 맞았던 날.

그래도 꼬맹이 너의 따뜻한 체온에 추운 줄도 모르고 행복했던 시간...


이젠 다시 오지 않을 시간.

이젠 더 이상 너와 같이 눈길을 걸어볼 수 없고 너에게 하늘에서 내리는 눈도 보여줄 수 없고

너를 내 품에 앉고서 너와 눈을 볼 수도 없지만 그래도 괜찮아.


넌 내가 지구별에서의 소풍을 끝내고 나의 별로 갈 때까지 넌 내 기억 속에,

내 마음속에 영순위로 남아있으니까 말이야~^^


이제 봄이 온다고 하니 꼬맹이 너한테도 봄소식을 자주 알려줄게~

그러니 언니가 어떤 봄소식을 전해줄지 궁금하면 자주 언니한테 놀러 오도록! 알았지?^^


추신 : 참, 네가 있는 별에도 눈이 내리는지 궁금하니까 언니한테 눈이 오는지 안 오는지 꼭 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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