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타이거를 보며 위로받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봄.
자연은 참 신기하지?
때가 되면 이렇게 알아서 자신들의 역할을 해.
이렇게 자신들의 임무를 하지 않으면 벌을 받나 봐.
이유가 어찌 됐든 봄을 즐기는 우리에겐 소중한 시간들이지.
꼬맹이 너도 봄만 되면 늘 봤던 벚꽃들.
올해도 이렇게 피었단다.
개나리도 한창이야.
꼬맹이 너랑 같이 산책 갔던 낙성대 공원 가는 길에 이렇게 벚꽃이 만개했고 개나리도 활짝 피었어.
이 길은 보호자와 강아지들이 많이 산책하는 길이기도 해.
오늘도 산책을 갔더니 봄날씨를 즐기는 보호자와 강아지들이 산책을 많이 나왔더라.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난 네 생각이 너무 나.
그런 아련한 아픔과 기억을 안고 오늘도 벚꽃이 핀 길을 걸었어.
그렇게 길을 걷다가 낙성대 공원의 한편에 도도하게 피고 있는 자목련.
꼬맹이 너에게도 보여준 적이 있는 자목련이야.
내가 너를 안고 보여준 자목련...
올해도 이렇게 화려하게 피었더라.
그리고 오늘도 만난 낙성대 공원 길고양이 타이거.
언니가 자주 소개해서 꼬맹이 너에게도 이젠 낯설지가 않지?^^
따뜻한 봄날씨를 즐기고 있던 길고양이 타이거는 언니가 준 사료와 츄르를 먹고
기분이 좋았는지 저렇게 노랗게 핀 개나리와 아직은 개화되지 않은 철쭉 사이에 있는 바위에 앉아서 쉬고 있었어.
그 모습이 너무 예쁘고 예뻐서 얼른 휴대폰 카메라로 찍었는데 꼬맹이 네가 봐도 예쁜 고양이지?
그리고 타이거를 예뻐하시는 어느 여성분을 만났는데 7살이 된 푸들을 안고 계셨어.
그분도 타이거를 엄청 예뻐하시는 분이더라.
그분께 허락을 받고 그 푸들을 쓰다듬었는데...
너를 보낸 이후 다른 개를 용기 내어 쓰다듬어 본 건 오늘이 두 번 째였어.
순한 성격의 푸들은 내 손길을 잘 받아주었고 고소한 꼬순내가 날 것만 같은 발도 살포시 만져봤지.
그 푸들을 쓰다듬는 내내 너의 생각이 너무 나서 하마터면 처음 만나는 사람 앞에서 눈물을 흘리뻔 했지 뭐야...
작년 이맘때 찍은 꼬맹이 너의 사진이야.
이때도 봄꽃들이 한창 피어나고 있을 때였는데 그래서 너에게 봄꽃들을 보여주려고 했는데
넌 너의 몸에 손대는 것을 잘 허락하지 않았기에 언니도 너를 쓰다듬는 것도 조심했었지.
그랬던 네가...
너의 별로 가기 전날에 언니가 조심스럽게 안았는데 웬일로 네가 순순히 안기더라?
난 기분이 좋았지.
그날은 클로버도 발견해서 또 기분이 좋았던 하루였거든.
하지만 한편으로는 불안하기도 했었어.
이러다가 서서히 너의 별로 가는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말이야.
그러나 내 품에서 숨을 쉬는 너를 보며 안도했었어.
그렇게 10분 여 정도 안겨있다가
꼬맹이 네가 내려달라는 신호를 보내서 내려주었더니 네 집으로 들어가더라.
그리곤 곧 잠이 든 너를 보게 보며 나도 잠을 청했는데...
새벽에 괴성을 지르며 깬 너는 너무 아파했고 새벽에 문을 연 동물병원에 너를 데리고 갔더니
너에게 손 쓸 방법이 없다고 해서 언니가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
너의 고통이 내게도 고스란히 느껴져서 말이야.
"어휴... 언니 또 주책이네... 난 잘 있고만..."이라고 투덜거리고 있을 꼬맹이.
너무 멋진 봄날인데 너와 함께 하지 못해서 언니가 아쉬운 마음에 주저리주저리 떠든 거니까 이해해 주길.
아무튼 잘 지내고 나한테 오는 순서가 되면 꼭 늦지 말고 찾아와~알았지?
네가 그렇게 좋아했던 닭고기랑 고구마 삶아서 기다리고 있을게!!
지구라는 행성에서 소중하고 소중했던 꼬맹이를 항상 그리워하는 존재가 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