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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껌 좀 씹어 본 꼬맹이.

by 보니또글밥상


꼬맹이 네가 어린 강아지였을 때 언니가 자주 개껌을 사다 주곤 했었어.

그때는 우유맛이 나는 흰색을 띤 개껌이었는데 꼬맹이 네가 좋아라 했던 개껌이었지.

보통 개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보다는 작은 인형을 가지고 놀던 것을 좋아하던 너였고 다른 간식거리보다는 개껌을 네가 유독 좋아했던 너.


한창 무언가를 물어뜯기 시작할 나이가 되었기에 그리고 개껌을 씹고 먹으면 구강 건강에도 좋고 스트레스 완화에도 좋다고 하더라고.

넌 양치질하는 것을 너무나 싫어해서 너 양치질시킬 때마다 고생을 했던 나는 개껌이라도 먹는 네가 다행이라고 생각했었어.



꼬맹이개껌.jpg

그래도 개껌에만 너의 구강 청결을 의존할 수는 없기에 수시로 양치질을 해주었었지.

꼬맹이 네가 나이가 들어가다 보니 몸도 늙어가고 이빨도 약해져 가더라.

양치질은 자주 해주었지만 구석구석까지 닦아주기엔 한계가 있었고 병원에서 스케일링도 했었지만 네가 너무 스트레스받아했었어.


그래서 인터넷에서 네가 씹기가 수월한 개껌을 찾아서 주문을 해서 너에게 줬었어.

그 개껌이 바로 사진 속에 있는 개껌이야.

처음엔 낯설어하더니 이내 두 앞발로 잘 잡아서 먹더라~^^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동영상으로 촬영을 했었는데~

가끔 그 동영상을 보며 꼬맹이 네가 맛있게 개껌을 먹던 모습에 웃음을 짓곤 해.


어느 순간부터 꼬맹이 너는 개껌을 씹지 않더라.

네가 개껌을 더 이상 씹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참 슬펐던 기억이 나.

그러다가 시간이 흘러 네 이빨 상태가 안 좋아서 전신 마취를 하고 발치를 몇 개 하게 되었고...

사료도 먹기 편한 말랑말랑한 식감인 사료로 바꾸어서 너에게 줬었지.


어쩌면 네가 닭고기를 그렇게 좋아했던 이유가 맛도 있었겠지만

씹는 데 부담이 없어서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언니는 단지 닭고기가 보양식이라는 생각만으로 너에게 계속 줬었는데 말이야...

이렇게 무심한 보호자를 용케 넌 잘 이해하고 잘 참아주었네...


날씨가 너무 좋은 요즘,

산책 나갈 때마다 마주치는 산책하는 보호자와 반려견들을 보며 너를 떠올리는데

언니도 많이 단단해졌는지 전보다는 바라보는 게 덜 힘들어.


점점 너를 너의 별로 보냈던 여름이라는 계절과 7월이 다가오고 있지만

언니는 흔들리지 않고 잘 버텨내고 잘 보낼 거야.

그러니 너도 언니를 너무 안쓰럽게 생각하지 말아 줬으면 해.


너도 잘 지내고 있는 것처럼

언니도 잘 지내고 있을 거니까~^^


우리 서로 잘 지내자. 알았지?


추신 : 꼬맹이 너의 별에선 튼튼한 이빨로 개껌 잘 씹고 있지?ㅋㅋ

아마도 이 글을 볼 즈음에는 개껌 좀 질겅질겅 씹으면서

"그걸 말이라고~난 잘 씹고 있거덩요~걱정 마셔요, 소심한 주인님아~"

라고 언니한테 핀잔 아닌 핀잔을 주고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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