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금 소멸

기쁘고 슬플 땐 돈 말고 마음 주고받기

by 초록Joon
오랜만이야. 잘 지내지? 나 이번에...

에라. 또 시작이네. 이런 식의 몇 년 만의 연락이면 더 들어볼 필요도 없지. 결혼한다고 이 사람 저 사람 알리느라 고생이 많네. 이 먼 누추한 곳까지 복사한 메시지 붙여 보내느라 손가락이 아프겠어. 아이코, 옛날 버릇이 또 나왔네. 이젠 욕먹을 짓이 아닌데 말이야. 어디까지 전해야 하나 고민하고 얼마를 해야 하나 고통받던 시절은 다 지나갔거든. 마음껏 알리고 마음껏 표현하게 돼서 전혀 부담이 없다고. 그게 무슨 소리냐고? 이 사람 어제 태어났나, 왜 사람 말을 못 믿어. 잠깐만 기다려봐. 일단 연락해 온 친구한테 축하하는 마음 좀 보내고. (눈을 잠시 감았다 뜨고) 그게 다냐고? 너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자, 그럼 옛날이야기부터 시작해야 하니 잘 들어봐.


이름도 거창한 부조금이 무엇이냐. 부조는 원래 잔칫집이나 상가에 돈이나 물건을 보태거나 일을 거들어주며 돕는 걸 말해. 현대사회로 넘어오면서 현금이 보편화되어 돈으로 굳어졌지. 기쁜 일에는 축의금을, 슬픈 일에는 조의금이나 부의금을 낸다고 하지. 다 아는 이야기라고? 네가 어디까지 모르는지 모르니까 참고 들어줄래. 취지는 참 좋은데 이게 실생활에선 애매하고 복잡하고 곤란한 상황을 만들어 냈거든. 웃지 못할 별일이 그렇게 많았어. 지금부터 들려주는 건 절대 내 이야기가 아니야. 여기저기서 전해 들은 거니까 명심하라고. 가끔 너무 실감 나게 묘사해도 뛰어난 이야기꾼인가 보다 하면 돼. 직접 겪어서 생생한 게 아니라고.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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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마땅한 현실을 끄집어내는 발칙한 소설적 상상력.
상상이 새로운 현실이 되길 바라며 깃발을 든다!

당연하다고 믿는 현재를 냉소적 시선으로 바꿔버린 세상을 훔쳐보며 무엇이 정말 옳은지 고민하게 만드는 진짜 같은 꾸며낸 이야기. 살아가기도 벅찬 우리는 궁금해하지 않는다. 누가 왜 정해놓은 줄 모르는 틀에 아무렇지 않게 맞춰 지낸다. 그게 싫었다. 지금 이렇다고 앞으로도 이래야 한다고 믿지 않기에. 여기 '꼭 그래야만 하나?'라는 질문으로 시작한 수많은 허구가 있다. 굳이 들춰보지 않았던 모든 것에 의문을 던진다. 내게서 태어난 글이 구석구석 널리 퍼져 모두의 의심이 시작되길 바라며.

* 세상을 가득 채운 무기력과 절망을 조금이라고 덜어주고 싶습니다. 이 책에 발생하는 저작의 모든 수익을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전액 기부합니다. 저의 작은 마음이 우리가 원하는 상상을 현실로 가져오는 데 쓰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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