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기반 서비스 플랫폼에서 커머스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광고 트렌드
아마존은 모두가 인정하는 글로벌 이커머스 업계의 프런티어다. 온라인몰, 오프라인몰, 오픈마켓 등 커머스 사업과 아마존 프라임으로 대표되는 콘텐츠 사업, AWS의 클라우드 서비스까지 다양한 비즈니스를 총망라한다. 그런 아마존의 매출에서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점을 꼽으라면 바로 광고 매출의 성장이다.
2022년 아마존의 Annual report를 보면 '22년 아마존의 전체 매출은 5,140억달러(약 680조원) 수준이다. 이 중 온라인 스토어가 43%, 커머스 매출이 70%고, AWS는 16%다. 광고 매출은 7% 수준으로 높지 않다. 하지만 성장세를 보면 최근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전사 매출이 연평균 10% 성장하는 동안 광고매출은 24% 성장하며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AWS는 21%로 그다음이었고 온라인 스토어는 4% 성장하는데 그쳤으며 2021년-2022년은 YoY로 오히려 -1% 역성장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이러한 탑라인 성장 둔화는 최근 아마존 주가가 부진한데도 기여했다. 아마존 광고 매출이 더욱 돋보이는 이유다.
아마존의 광고매출이 주목받는 이유는 다른 사업과 달리 특별한 원가가 없고 그 성장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그 의미가 더욱 와닿는데, 이미 수년 전부터 아마존은 미국 디지털 광고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했으며 점차 그 점유율을 확대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보유한 메타를 턱밑에서 추격하고 있다. 특히 SNS 기반인 메타와 검색, 콘텐츠 서비스 기반의 구글과는 전혀 성격이 다른 아마존의 가파른 성장세는 이들 업체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마존이 이토록 빠른 속도로 광고매출이 증가하는 동안 경쟁사의 광고매출 증가율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페이스북의 경우 특히 고전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수년 내 미국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아마존의 위치는 더욱 공고해질 가능성이 높다.
커머스 플랫폼의 광고가 이토록 빠르게 성장하는 이유는 강력한 전환효과 때문이다. 광고노출 -> 액션(방문) -> 전환1(가입) -> 전환2(구매)로 이어지는 기타 디지털광고와 달리 커머스 업체의 광고는 기가입된 인앱에서 노출되기 때문에 중간 단계 없이 바로 구매전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회원수를 끌어모아야 하는 서비스의 경우나 브랜드 밸류 제고를 타깃으로 한다면 여전히 메타와 구글이 중요한 플랫폼이겠지만 적어도 구매전환에서 만큼은 유통 플랫폼의 효율을 따라오기 어렵다.
이는 비단 아마존만의 이슈는 아니다. 미국 내 여러 유통업체들이 디지털 광고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월마트, 이베이, 엣시, 인스타카트 등 커머스 업체들도 조금씩 파이를 넓혀가고 있다. 미국 디지털 광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긴 하지만 기존에 없던 커머스 업체들의 광고시장 진입이 거세질수록 결국 한정된 파이 안에서 점유율을 뺏고 뺏는 경쟁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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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r advertising is at the point where consumers are ready to spend,” Amazon Chief Financial Officer Brian Olsavsky said on the company’s October conference call.
Other retailers have followed in Amazon’s footsteps by building digital-ad businesses based on their consumer data, known as retail media networks. Combined, Walmart Inc., eBay Inc., Etsy Inc. and Instacart took in about 1.4% of digital-ad dollars spent in the U.S. last year, according to Insi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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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변화의 가장 큰 배경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① iOS 14.5 여파
→ iOS 14.5를 통한 애플의 IDFA(Identifier for Advertisers) 사용제한은 서서히, 또 강력하게 디지털 광고시장을 흔들었다. 정책이 기존 디지털광고의 효율을 떨어뜨리자 광고주들은 기존 플랫폼이 대책을 마련할 때까지 보다 효율적이고 전환가능성이 높은 플랫폼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커머스 브랜드들은 더욱 빠르게 이동했다.
② 구매전환 효율
→ 앞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커머스 플랫폼은 구매 전환까지의 프로세스가 소셜 및 서비스 기반의 플랫폼보다 훨씬 짧고 효과적이다. 많은 광고주들은 구매 전환에 최적화된 플랫폼으로 이동했다.
③ 치열한 플랫폼 경쟁의 일단락으로 확보된 막강한 이용자수
→ 글로벌 톱티어 이커머스 업체인 아마존의 이용자는 3억 명이다. 많은 경쟁자를 뿌리치고 확보한 성과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빠른 구매 전환은 물론 동시에 3억 명의 글로벌 잠재고객을 대상으로 여러 캠페인이 가능하다. 물론 이는 아마존처럼 막강한 이용자풀을 갖고 있을 때 가능한 일이지만 한국 시장만 보아도 쿠팡의 회원수(와우 멤버십)가 1100만명을 넘어설 만큼 유통 플랫폼 간 경쟁이 몇몇 업체를 중심으로 점점 통합되고 있어 SNS나 포털과 비교해도 충분히 유의미한 광고시장을 점유할 수 있다.
[Outro : 퍼포먼스 마케팅의 Next Level]
유통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광고 시장이 성장할 것은 상당히 자명해 보인다. 다만 광고의 형태와 종류가 다양하고 광고주들이 전환만을 목적으로 광고하지 않기 때문에 모든 디지털 광고시장이 유통 플랫폼에 잠식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스몰 브랜드, 스몰 비즈니스가 늘어고 유통 플랫폼의 영향력이 강해지며 유통 플랫폼의 광고 시장은 기존 디지털 광고 사업자에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다. 또한 기존 디지털 광고와 유통 플랫폼의 디지털 광고의 제작 과정이나 스토리 텔링 방식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기존 디지털 광고와 관련된 업계, 업체들이 입게 될 타격도 무시할 수 없어 보인다. 기존 디지털 광고 업체들은 이런 변화에서 적절한 솔루션을 찾지 못하면 빠른 속도로 시장을 잃게 될 것이다. 국내만 보아도 포털 및 서비스 업체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커머스에 사활을 걸고, 커머스 업체인 쿠팡은 여러 서비스를 통해 멤버십을 하나로 통합하는 등 성장 전략을 짜는 것을 보면 이미 분주히 움직이고 있어 이종 산업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반면 광고주들에게는 여러 옵션이 주어진 만큼 목적에 따라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최근 몇 년간 디지털 광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며 지표와 효율성 중심의 퍼포먼스 마케팅 시대가 상당기간 이어졌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런 기조가 지나치게 강해지며 마케팅에 대한 접근 방식이 다소 왜곡되는 상황도 있었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디지털 광고 트렌드가 변화함에 따라 앞으로는 이런 성숙화된 퍼포먼스 마케팅 기술을 기반으로 판매, 홍보 채널을 적절히 배분하고 최적화된 마케팅 전략을 짜는 행동이 더욱 중요해질 듯하다.
https://www.hankyung.com/international/article/2022080478691
https://www.cnbc.com/2023/02/02/amazons-advertising-business-grew-19percent-unlike-google-meta.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