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트르의 실존주의
웹툰과 드라마의 제목으로도 유명한 이 문장은 사르트르(Jean-Paul Sartre)의 희곡《닫힌 방(Huis Clos)》에서 등장하는데요, 이는 사르트르의 주체성 사상을 함축적으로 대변하기도 합니다.
《닫힌 방》은 죽은 세 사람이 지옥에서 만나는 이야기로, 이들은 육체적 고통이 없는 방에 갇히게 되지만 서로를 평가하고 판단하는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기에 심리적 고통을 겪습니다. 이 극의 결말에서 주인공인 가르생이 말합니다. “지옥이란 불타는 굴뚝이나 고문 기계가 아니야. 지옥은... 타인이야.”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철학에서는 사물을 즉자존재라 말합니다. 있는 그대로 존재하며, 변치 않는 본질이 정해져 있다면서요. 그에 반해 인간만을 유일하게 주어진 본질 없이 세상에 던져진, 스스로 존재의 의미(본질)를 매 순간 끊임없이 규정해나가는 존재인 대자존재라 일컫습니다.
대자존재인 우리의 삶은 마치 동영상과도 같습니다. 한 장의 사진이 하나의 프레임이 되고, 그 프레임이 겹겹이 쌓이며 움직이는 동영상이요. 자유에 의해 매 순간 자신의 삶을 새로이 정의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타인은 우리의 삶을 한 장의 사진으로써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타인의 시선에 의해 우리는 즉자존재가 되어버립니다. 우리의 삶을 사진 한 장으로 치부해버리는, 타인의 시선을 지옥이라 일컫습니다. 그럼에도, 어제의 우리와 오늘의 우리는 서로 다른 실존적 존재로서 존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