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바라보며 꿈을 꾸되, 현실에 두발을 꼭 내딛고 있어야 합니다.
글을 쓰려고 마음을 먹고 노트북 앞에 앉으면, 어느새 머릿속은 자기 검열을 하고 있습니다. 무슨 대단한 성과를 이룬 것도 없는데 이런 글을 쓰는 게 도움이 될까? 사람이 쉽사리 변하지 않는데 내 생각을 강요하기 위해서 글을 쓰는 것은 아닐까? 그럼에도 이번에는 제 이야기, 월급쟁이 투자자로서 친구들에게 하고픈 말을 써볼까 합니다.
누구나 다 아는, 버핏의 원칙이 있습니다.
첫 번째, 돈을 잃지 마라.
두 번째, 절대 돈을 잃지 마라.
세 번째, 앞의 원칙들을 지켜라.
이 원칙의 근간에는 복리의 힘에 있습니다. 그리고 꾸준함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월급쟁이 투자자는 명확한 장점이 있습니다.
1. 일정하고 정확한 현금유입이 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많은 급여소득자들이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사업을 하는 분들에 비해서 급여소득자의 정기적이고 일정한 현금유입으로 미래를 계획하고 대응하는데 절대적인 도움이 됩니다. 특히나 변동성이 심한 주식을 투자하는 데 있어서, 장기 안목을 종목을 선정하고 투자해서 기다릴 수 있는 여유를 줍니다.
2. 저금리로 목돈을 빌릴 수 있다.
막상 회사에 다닐 때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장점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러한 장점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요즘에는 통화량 증가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고 정부도 대출시장을 강하고 규제하고 있는 상황이라 피부로 와 닿지 않는 사람들이 많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급여소득자인 경우, 개인사업을 하는 분들이나 기타 소득자 분들에 비해 엄청나게 저금리로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게 사실입니다. 물론 개인의 신용도에 따라 차별화되지만 일정한 현금흐름을 가지는 급여소득자는 개인사업자에 비해 전반적으로 낮은 금리 혜택을 받습니다.
그리고 투자자산이 부족한 사회초년생에게 사실 이러한 목돈은 큰 도움이 됩니다. 극단적인 예를 들어 봅시다. 예금금리가 요즘 낮아져 2%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예금금리가 낮아도 대출금리가 더 저렴하면, 대출을 받아 예금에 투자하는 것만으로도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낮을 리 없습니다. 하지만 대출금리보다 높은 배당수익률로 안정적이고 정기적으로 배당금을 지급하는 기업들이 존재합니다.
물론 대출을 받아 투자할 때는 감당할 수 있는 대출 수준인지 판단하는 게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대출을 이용한 투자는 예리한 칼을 다루는 것 같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본인이 감당할 수 없는 큰 칼을 다루다 다치면 회복 불가능한 큰 피해를 입을 수 있고, 칼을 다루지 않거나 너무 작은 칼을 다루기만 하면 원하는 요리는 결국 할 수 없거나 너무 오랜 시간을 들여야 가능합니다. 어쨌거나 급여소득자라면 좋은 브랜드의 칼을 살 수 있는 입장권을 획득한 셈입니다. 가게(은행)에 들어가 본인의 몸에 맞는 좋은 칼을 구해서 잘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3. 공부할 시간적 여유가 있다.
사실 저는 3번이 가장 좋은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장인이라면 그래도 주말에는 회사일을 멈추고 본인이 하고 싶은 여유 시간이 충분히 주어집니다. 물론 주중에도 업무시간 이후의 시간이 있습니다. 이 여유시간에 온전히 본인의 투자를 위한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공부도 쌓입니다. 점점 공부할수록 지식과 지혜가 넓고 깊게 알기 때문에 투자에 점점 유리해집니다.
그 밖에도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을 필요도 없고, 언제든 원하는 기업과 동행을 시작할 수도 중단할 수도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월급쟁이 장점을 살리는 투자방법은 '천천히 꾸준히'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변변치 않은(?) 수익률이지만 지난 십여 년간 꾸준한 성과를 일궈왔습니다. 특히 이러한 꾸준한 성과는 snowball이 되어 처음에는 작지만 점차 불어나서 나중에는 엄청난 수익금이 발생하게 됩니다. 실제로 워런 버핏도 65세 이후에 번 돈이 재산의 9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수익률은 점점 낮아졌음에도 실제로 수익금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입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천천히 꾸준히' 돈을 잃지 않고 평균 이상 정도의 수익률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투자성과입니다. 수익률이 크지 않더라도 투자자산이 증가하면 수익금은 자연스레 늘어납니다.>
그런데 최근에 주택 가격 급등, 미국 주식 급등, OO코인 폭등으로 인해, 제 주변에서도 많은 분들(특히 사회초년생들)이 한 방에 큰 수익률을 쫓으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물론 이 분들 중에도 뛰어난 성과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 있고, 저 역시 부러움 반, 축하하는 마음 반입니다. 그런데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성공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일시적으로 성공했다고 해서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안정성을 겸비하는 분산투자를 권하는 편입니다. (저는 주변 사람들이 성공해야 본인도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생각해서 쓸데없이 이런 오지랖을 발휘합니다.)
물론 큰 수익률로 단번에 자산을 불리는 일은 대단한 성과이고 누구나 원하는 일입니다. 제 친구 역시 높은 기대수익을 가지고 위험성이 높은 투자자산에 큰돈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나 : 그렇게 큰돈을 투자해서 경제적 자유를 얻게 되면 뭐 할 거야?
친구 : 은퇴해야지. 이제 직장생활 그만하고 하고 싶은 거 해야지.
나 : 와우, 은퇴 좋지. 하고 싶은 일도 너무 좋고. 그런데 하고 싶은 일이 뭐야?
친구 : 여행도 다니고 골프도 마음껏치고, 그리고 또 하고 싶은 일들 다 해야지.
나 : 흠... 너무 좋긴 한데, 그 정도 일들은 회사 다니면서도 주말에 하거나 휴가 내고 할 수 있는 거 아니야?
친구 : ...... 하하,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럼, 넌 만약에 경제적 자유를 얻게 되면 뭘 하고 싶은데?
나 : 난 회사일도 재밌어서 그냥 다닐 것 같아. 그리고 계속 공부하고 투자하지 않을까 싶어. 그냥 투자가 좋아. 재밌어. 하지만 혹시 모르지. 투자회사를 만들지도.
저는 투자의 최종적인 목적, 종착지를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게 그냥 투자, 자체 일지라도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