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나한테 없어도 되는 돈이 있어.", "응?"
소액으로 절대 주식 투자하지 마라. 세상에 잃어도 되는 돈은 없다.
투자에 앞서 자신에 대해서 돌아보고 나에게 어떤 투자가 적합한가에 대해서 글을 쓰기 전에, 틈틈이 투자에 대한 착각과 오해에 대해서도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자신에 대해서 들이밀 객관적 잣대에 대한 글을 쓰자니 어디서부터 쓸지 좀 어렵습니다. ^^;)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주가의 급락과 주가의 급등, 그리고 강력한 부동산 정책방향에 따라 주식투자에 관한 관심도 많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나 불확실한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 제약분야, IT분야에 대한 관심이 불구덩이(!)입니다. 게다가 엄청난 유동성 공급으로 인해 바이오주, 언텍트주는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SK바이오팜 상장으로 인해 재직 직원들의 평균 평가수익은 20억에 가깝다는 뉴스가 들리고(축하드립니다. 저도 부럽습니다.) 네이버, 다음, 신풍제약 등등으로 며칠 만에 수억 원을 벌었다는 소식들이 심심치 않게 들립니다.(역시 축하드립니다~. 저는 언급한 주식은 1주도 없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주가가 연일 최저가를 경신하던 시점(2020.3.22)에 facebook에 '이처럼 투자하기 좋은 시점이 있을까'라고 외치며 주식을 사자고 떠벌였던 탓(물론 저도 주식을 좀 샀습니다)에 요즘 친구들이 제게 묻습니다.
친구 : 친구야~, 나한테 없어도 되는 돈이 있어.
나 : 응?
친구 : 100만원만 투자해 보려고. 그래서 그런데 수익 좀 날만한 종목 좀 찍어봐. 잃어도 너한테 책임은 묻지 않을게
나 : ...
주변에 이런 생각 가지고 있는 사람, 꼭 있지 않나요? 아, 혹시 제 글을 읽고 계신 분이 그러신가요?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세상에 잃어도 되는 돈은 없다'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모두 손실로 귀결된다면 속이 무척 쓰릴 거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하는 이유는, 아마도 적은 돈으로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대감 때문일 겁니다. 적은 돈으로도 엄청난 수익을 걷어들이는 분들이 있습니다. 아쉽게도 저는 아닙니다. 그리고 아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도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력이 없이 적은 돈으로 많은 기대수익을 바란다면 순화된 표현으로는 복권? 솔직히 '투기(投機)'입니다. 물론 '투기'로도 부를 이룬 분들이 없지 않겠지만, 투자보다는 성공확률이 매우 낮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주사위 게임을 합니다. 첫 번째 게임은 1,2가 나오면 투자금의 100%를 돌려주고, 3,4는 150%를, 5는 250%, 6은 0%라고 합시다. 그리고 두 번째 게임은 1,2가 나오면 투자금의 110%, 3,4는 120%, 5,6은 130%를 돌려준다고 합시다. 두 게임의 기댓값은 첫 번째는 125%, 두 번째는 120%입니다. 여러 분은 어떤 게임을 선택하시겠습니까?
대단히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은 기댓값이 높은 첫 번째 게임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보수적인 사람이라면 두 번째 게임을 선택하겠지요. 그런데 만약 이 게임을 여러 번해야 한다면(수익금은 재투자해서) 여러 분은 어떤 게임을 선택하시겠습니까?
100%로 확실한 건, 첫 번째 게임은 언젠가는 투자금을 모두 잃을 확률이 100%라는 겁니다. 하지만 재미있게도 사람은 투자금이 적으면 적을수록 얻을 수 있는 최대 금액에 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심지어 기대수익이 더 낮아도 성공 시 이익금액이 크면 그 게임에 참여를 합니다. 가장 쉬운 예로 로또를 들 수 있습니다.
왜 그러는 걸까요? 누구나 사람은 자신의 성공 가능성을 주관화시켜 과대 해석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은 실패하더라도 나는 성공할 수 있어라고 말이죠. 자신에 대한 확증편향에 해당합니다. 물론 이러한 확증편향은 우리 DNA 속에 심겨진 기질로 실제로 생존과 성공에 유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기질을 이해하고 본인의 의사결정에 대해서 객관화시켜 판단해야 냉혹한 자본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잊어져서는 안됩니다! 제가 말씀드린 내용은 심리적 회계(Mental Accounting)로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다음에 좀 더 자세한 사례들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네, 답은 정해졌습니다. 친구에게 말해줘야겠지요.
나 : 친구야, 그 돈 벌면 뭐 할 건데?
친구 : 글쎄? 뭐 너한테 맛있는 것도 한 번 사고, 내 취미생활 좀 할 때 쓰려고.
나 : 그럼, 나한테 좋은 생각이 있어.
친구 : 뭔데???
나 : 그 돈 100만원 그냥 나한테 줘.
친구 : 그래서?
나 : 그래서가 뭐가 그래서야. 그냥 내가 갖는 거지.
친구 : 헐, 뭐냐?
나 : 대신 내가 그 돈으로 나눠서 너 맛있는 거 자주자주 사줄게. 넌 평생의 좋은 친구를 얻는 거지.
친구 : ...
나 : 좀, 그런가? 그래, 그럼 그 돈 100만원에다가 100만원을 구해서 더 투자하자. 대신 우량주 위주로 1년에 10% 정도 오른다고 생각하고 투자하자. 그 이유는 담에 말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