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만 자르고 나면 거의 모든 것이 완성인 초간단 카레레시피
코로나 때의 일이었습니다.
그 당시 미국은 사재기의 열풍이 대단해서 마트는 텅텅 비어 있었습니다. 그 텅 빈 마트에서 뭐라도 건져보려고 1시간씩 줄 서다가 들어갔더랬지요. (눈물 아득) 그래서 일단 눈에 보이면 무조건 카트 안으로 밀어 넣었는데, 어떤 때는 그 금액이 400달러 가까이 나온 적이 있어서 카드 내밀다가 졸도할 뻔한 적도 있습니다. 먹고사는 게 전쟁 같은데, 먹을 것을 사는 건 더 전쟁 같던 시기였습니다.
때마침, 아마존에서 카레를 아주 저렴하게 팔았습니다. 조막손이 큰손이 되어 바몬드카레 15팩을 한꺼번에 구매하였고, 그날이 바로 카레지옥에 빠지게 된 첫 날로 기억됩니다. 유통기한이 엄연히 정해진 식품이라 기한 안에 모든 카레를 먹어야 했기 때문에, 야채카레, 고기카레 등등 별별 카레를 다 만들어먹었어요. 덕분에 카레싫어병이 걸릴 뻔했지만, 그 뒤로 몇 년간 카레를 사지 않으며 회복된 상태입니다.
그런데 카레를 15팩이나 주야장천 끓이다 보니 제 카레실력이 늘더라고요. 신혼 초만 하여도 당근과 감자를 써는 것만으로 인생이 막 힘들었는데, 손카레를 3분 카레처럼 후다닥 만드는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카레싫어병환자에서 카레장인으로 다시 일어난 제가 이번에 소개할 카레는 간단하면서도 단백질이 풍부한 메추리알 카레입니다. 단백질 섭취도 되고, 당근이나 감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에게도 딱이니 한번 만들어보시길 추천드릴게요. 전 닭가슴살을 별도로 구워서 카레 소스를 위에 뿌려 먹는데, 별미더라고요.
재료
카레 고형 약간 매운맛
양파 2개
메추리알 450g
마늘 간 것 2스푼
올리브오일
후추
만드는 방법
1. 양파를 잘게 썰어서 갈색빛이 될 때까지 굽습니다.
2. 올리브오일을 뿌린 프라이팬에 메추리알을 넣고 그릴감을 내줍니다.
**참고로 메추리알을 직접 삶으면 생각보다 인생이 고통스러워짐을 알려드립니다. 전 앞으로 깐 메추리알을 살 예정이에요. 제정신은 소중하거든요.**
3. 냄비에 1번과 2번을 넣고, 마늘 간 것을 추가하여 물을 자작하게 분 뒤에 10-15분 정도 끓입니다. 이때 후추를 10번 정도 갈아서 넣어주세요. 물론 기호에 따라 가감가능합니다.
4. 카레고형 2조각을 넣어서 5분 정도 끓인 후에 한 김 식혀서 밥이나 감자, 닭가슴살과 함께 드시면 됩니다.
얼마나 꿀맛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