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쏘고 탱크 타는 ‘중학생’ 주애

-북한 상징조작 대세는 1930년대?-

by 동욱

이번엔 탱크다.


주애가 아버지 김정은과 함께 탱크를 탄 사진을 북한 매체가 공개했다.


주애는 탱크 조종석에서 빼꼼 얼굴을 내밀고 있고 김정은은 오른팔을 포신 쪽에 기댄 채 한쪽 발을 쭉 펴고 앉아있다. 군인 3명도 탱크 위에 올라 있다.

김정은과 김주애 탱크 탄 모습.2026.3.20. 연합뉴스

2026년 3월 19일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군 수도방어군단 직속 훈련기지를 방문해 보병과 탱크병의 협동공격전술연습을 참관한 장면이다.


20일 전인 2월 28일에는 가죽 코트를 입은 주애가 신형 저격용 소총을 조준해 사격하는 단독사진이 공개돼 화제를 끌더니, 3월 11일에는 가죽 잠바를 입고 아버지 김정은과 사대에 나란히 서서 권총을 쐈다.

권총을 쏘는 김정은과 김주애.2026.3.12. 동아일보

올해 14살 정도인 주애가 저격용 소총에 이어 권총까지 쐈는데 이번에 탱크까지…

군사훈련 선행학습을 속성코스로 이수하고 있는 걸까?


북한 백두혈통의 총구 사랑은 전통(?)이 꽤 깊다.


백두혈통 모두가 명사수임을 자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 공개 김정은 사격 표적지.2024.5.14. SBS

2024년 5월 13일 북한이 공개한 사격 표적지.


10점 짜리 원안에 5발이 과녁 중앙을 관통했다. 북한 매체는 김정은 위원장이 쏜 표적지라며 ‘저격용 소총으로 명중시켰다’고 했다.


하긴 3살 때부터 명사수였다고 하니 김정은 입장에선 ‘이 정도야 뭐’ 했을지도 모른다.


김정은의 할머니이자 김정일의 생모, 김일성의 첫 부인인 김정숙도 ‘서서 쏘건, 앉아 쏘건, 보총으로 쏘건, 권총으로 쏘건 변함없이 백발백중하는 명사수였다’고 선전했으니 할머니 피를 물려받았나?


그런 김정은. 당연히 탱크도 탔다.

탱크 탄 북한 김정은.2012.1.9. 동아일보

2012년 1월 9일 탱크 조종석에서 얼굴을 내민 20대 후반의 김정은 모습이 북한 TV를 통해 방송됐다. 제 105탱크 사단을 방문했을 때의 모습이라고 한다.


김정은 생일을 맞아 방영한 다큐멘터리인데 제목이 “백두의 선군혁명 위업을 계승하시어”였다.


북한 상징정치 혹은 이미지 조작에는 일종의 패턴이 존재하고 소품도 유사하다.


권총, 저격용 소총, 탱크.


특히 권총은 그 유래가 깊다.

북한 노동절 행사에 등장한 권총 카드섹션.2007.5.1. RFA

그 자체로 반일, 반제국주의 투쟁을 상징하며 백두혈통에 대한 충성 맹세를 유도하는 좋은 수단이기도 하다.


김일성은 아버지 김형직으로부터 물려받은 두 자루의 권총이 새끼를 쳐서 항일투쟁을 위한 2백 자루, 2천 자루, 2만 자루가 되게 하자고 결심했다고 한다.


한국전쟁 때인 1952년에 김정일에게 권총 두 자루를 붉은색 천에 싸 선물했고, 김정일도 권총을 군 간부들에게 수시로 선물했다.


김정은 역시 2020년 7월엔 신형 ‘백두산’ 권총을, 그리고 26년 2월엔 저격용 소총을 간부들에게 줬다.

신형 백두산 권총 수여하는 김정은.2020.7.28 국민일보

권총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백두혈통. 그 백두혈통이 하사하는 권총.


세습통치를 합리화하면서 충성을 이끌어 내는 북한 특유의 통치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


저격용 소총에 이어 권총도 쏘고 게다가 탱크까지 탔으니, 백두혈통 김주애가 “군사 천재임을 조작해 가는 정교한 우상화 작업”이라는 평가가 나올 만도 하다.


이제 남아 있는 상징 조작 장치는 김주애가 백마를 타는 장면 아닐까?


실제 김정은도 앞서 언급한 다큐멘터리 첫 화면에 백마를 타고 등장하니 말이다.


백마를 타고 달리며 권총을 휘두르면서 적을 응징하는 지도자.

저격용 소총 쏘는 김주애.2026.2.28.연합뉴스

1930년대 항일무장투쟁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는 북한식 상징조작과 이미지 정치.


그런데…


1937년 보천보 전투에서 승리했다는 김일성의 향수를 인민들이 여전히 그리워할까?


자칭 핵 보검을 가지고 있다는 21세기에 백년 전 이미지를 반복하는 선전 선동이 주민에게 먹힐까?


그걸 바라보는 주민들은 어떤 생각일까?


항일투쟁 서사에 매몰돼 구태의연한 상징조작과 우상화 전략을, 때만 되면 되풀이하는 북한 당국은

과연 무슨(?) 의도를 가지고 있을까? ///


*제목사진: 탱크 탄 김정은과 김주애.2026.3.20.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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