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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조 Apr 30. 2018

해외에서 좋아하는 아티스트 공연 보기

해외 여행을 가는 당신에게 조심스럽게 추천드립니다.

다음달(5월)에 일본 도쿄 간다. 그런데 내 일정과 PREP 일본 내한 일정이 겹치지 뭐냐!

서재페 넘비싸

여러분 보이십니까.

에드워드 호퍼를 오마주한 이 감각적인 포스터 아래에 뙇 하고 표시되어있는 저 TOKYO.


같이 가는 동료와 나는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사실 이번 도쿄 여행 준비하면서 아무것도 계획하지 않고 그냥 일주일을 무작정 잡아놨는데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일본 클럽에 가는 것이었다.


찾아보니 새소년은 우리가 일본에 도착하는 바로 전날에 일본 공연이 있었고 내가 정말 좋아라 하는 밴드 SUCHMOS는 일정이 맞지만 솔드 아웃임.


그냥 아무 클럽이나 들이닥쳐야하나 생각했는데 이런 소식이! 반가울 따름이다.



사실 PREP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겨울에 내한해서 학교 수업 째고 티켓 예매한 기억이 난다.

근데 공연장이 낙후되었고 굿즈도 마음에 들지 않았어서 개인적으로는 좀 아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이브는 즌짜 무지하게 좋더라. HONNE랑 비교하는 사람들이 많던데 나는 개인적으로 HONNE보다 조금 더 애정이 간다. 네오 소울과 시티팝에는 무조건 항복해버리는 나에겐 이러나 저러나 超ラッキー!!!


암튼 오늘 글의 취지는 이게 아니고 

해외 여행이 잡혀있고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해외 여행 일정과 맞는 아티스트의 공연을 꼭 가보길 간곡히(?) 추천한다. 


내 첫 해외공연은 THE XX였다.

베를린에 여행을 약 3주간 갔었는데 그때 함부르크에 THE XX가 공연을 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공연 소식을 보는 어플은 Bandsintown 추천한다. 해외 아티스트 대부분의 공연 소식을 여기서 볼 수 있다.) 

바로 이 공연이었다. 개쩔죠? 난 내 눈으로 직접 봤다앙~ 와하하

다른 유럽권의 티켓 예매는 어떤 형식인지 모르겠는데 독일의 경우 무지하게 간단하다. 

돈 내고 핸드폰으로 티켓 메일을 받으면 끝. 그거 인쇄해서 가면 된다. 아 그런데 티켓 구하는 사이트가 매일 매일 가격이 조금씩 바뀌어서 좀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환율 때문이겠지. 쫄보라 여기 저기 가격 비교하면서 사이트를 넘나들었지만 결국 viagogo라는 사이트에서 구매했다. 


입장도 무지 쉬웠다. 티켓 인쇄물을 대충 슥 보여주면 줄 세우는 분이 입장 시켜준다. 그렇게 큰 공연장인데 입장 방식이 꼭 우리나라 홍대 클럽 입장 방식 같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도 이런 시스템 도입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구매하고 티켓을 배송해서 보낸다거나 가서 현장 수령 따로 받아야한다거나 이런 불필요한 일이 줄어드니까.


이제와 말하는 말이지만 저 날 공연장에 동양인은 나 하나밖에 안보였다. 그래서 엄청 쳐다보더라 ㅠㅠ .. 근데 공연 시작하자마자 나따위 아웃오브 안중. 


숱한 공연장을 다녀봤지만 몇 가지 기억에 남는 건,

1.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자주 보인다. 와인 한잔씩 들고서 테크노 그루브를 타시는 모습을 보면 뭐랄까 '나도 체력이 다할 때까지 덕질 하리라' 같은 다짐이 저절로 생긴달까. 우리나라 콘서트만 생각해도 할머니 할아버지는 물론 가족 단위도 보기 힘드니 정말 생경했다.

2. 술을 마신다. 주류 반입 금지가 보통인 우리나라 페스티벌과 다르게 각자 와인 한잔씩 들고 노래를 즐기더라. 음 그러고보니 주류 반입 금지라는 마크를 본 기억이 없다.

3. 핸드폰을 찍는 사람이 매우 적었다. 말 그대로 공연 자체를 즐기는 모습. 무지 춤춘다. 이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문제지만 개인적으로 콘서트에서의 위아더 월드 정신, 떼창 스타일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런 거 대환영이다. 앞에 엄청 춤추던 남자애가 나랑 살짝 부딪혔는데 '엇 하하 미안해요 근데 너무 노래 좋지 않아요?' 하면서 다시 무아지경하더라. 껄껄 녀석..


사실 위는 관람객의 공연문화에 그친 감상이고, 이건 문화에 따라 또 취향에 따라 그 감상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특유의 자유로운 분위기, 관객과 아티스트 사이의 교감은 우리나라에서 내한한 가수를 만났을 때와는 또다른 새로운 기분이었다. 길거리를 지나다니는 외국인들을 구경하고 그 나라의 음식을 먹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해외 여행을 즐길 수 있겠지만 그곳에서 열리는 문화 행사-콘서트, 전시, 각종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것은 그 이국적인 맛을 한번에 극대화 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이 된다.


나같은 경우는 THE XX 공연 끝나고 다시 베를린으로 돌아와서 베를린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을 봤다. 클래식 들으면 5분만에 자는 사람이었는데 이 날은 달랐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엄숙하고 오묘하며 특별한 경험이었다. 이 이후로 나는 해외로 여행을 가면 무조건 그 나라에서 하는 공연 하나는 꼭 보고 온다. 잘 몰라도 혹은 좋아하지 않는 장르라도 상관 없다. 그 상황에 놓인 것 만으로도 충분히 재밌기 때문에.


이번 일본 공연은 안타깝게도 일본 티켓 시스템 상 예매를 하면 일정 기간까지 수령을 해야하기에 현지에 지인이 없으면 티켓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숙소도 에어비앤비라.. 주소 써서 배송 보내봤자 그 티켓이 어디로 사라질 지 모르기 때문에.. 그렇다. 나는 핵쫄보다.  따라서 현매를 노려보기로 했다. 워낙 줄서기에 익숙한 인간인지라.


다음달이 엄청 기대되는 밤이다. 후기는 갔다와서 낭낭하게 써보겠다. 제발 솔드아웃만 되지 말아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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