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빛으로 그리는 그림이라 합니다. 빛이 사물에 닿아 반사된 것을 보며 우리는 사람, 동물, 건물, 음식 등을 구별하며 그 상황 속에 담겨 있던 감정을 함께 뇌에 저장하여 사진처럼 기억한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그때를 떠올리면 당시의 모습과 함께 느낌, 향기 등과 대상 또는 나의 감정 등이 지금도 사진으로 떠올라 시간이 한참 흘렀어도 그때로 돌아가 추억에 잠기나 봅니다.
아마 십 년도 더 지난 오래전 어느 날에 습관적으로 카메라를 갖고 다니던 때였습니다. 어느 골목에 빵 굽는 냄새가 너무 좋아 따라가다 나타난 어느 빵집의 유리에 장식된 빤짝이가 눈에 띄었습니다. 사람이 지날 때마다 그 빤짝이들은 매번 다른 느낌으로 빤짝이는 것처럼 저의 눈을 자극하더군요. 그 빤짝이들이 근사해 보여서 카메라를 꺼내 들었습니다. 1.6 크롭의 카메라와 100mm 렌즈, F2.8, 1/500, ISO 100으로 여느 때처럼 아스팔트 바닥에 노출을 맞춰 담았습니다.
흑백으로 전환해보니 빤짝이들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아 ACR의 흑백 필터를 조금 더 조절하여 밝은 영역을 강조했습니다. 포토샵으로 옮겨 각각의 레이어마다 명암대비, 레벨, 입자 등을 조절하여 낡은 디지털카메라의 밋밋함을 살짝 입체적으로 만들었습니다. 문득 배가 고파지네요. 그 날의 기억대로 오늘은 간단히 빵 한 조각 간식을 해야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