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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rallax Feb 05. 2020

흑백사진노트 1

디지털로 사진을 만들면서부터 필름이 가졌던 톤의 깊이나 무게감을 느끼기엔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문득문득 지울 수 없었습니다. 원본이 디지털 파일 혹은 필름을 스캔한 파일이건 그동안 사진을 표현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개인적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현실에 맞는 디지털 암실인 포토샵을 이용하여 흑백사진을 만드는 개인 노트를 시작하여 봅니다. 이 내용은 지극히 개인적이며 모두 각자의 느낌과 표현을 만드는 방법이 다르기에 혼자만의 흑백사진 제작노트를 공유한다는 생각으로 글을 적어 봅니다.

 



오래전, 사진 자료를 만들기 위해 친한 동생에게 모델을 해달라 부탁을 하고는 어떻게 촬영할까를 한참 동안 고민했었습니다. 그렇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약속한 날이 다가와 일단 스타일링과 의상 등을 준비하고는 여기저기 야외 촬영 장소와 스튜디오를 오가며 이틀간 촬영을 했습니다. 이 중 오늘 만들어본 사진은 스튜디오에서 대형 플래시의 모델링 조명만을 이용하여 촬영했던 겁니다. 1차 작업본을 보시죠.


1차 흑백 작업

35mm 풀프레임 디지털카메라에 100mm 렌즈와 RAW로 촬영을 했습니다. 조리개를 개방으로부터 한 스톱 조였고 모델과 가까운 거리에서 촬영하여 피사계심도가 얕아지도록 하면서 전반적으로 명암대비가 심하지 않도록 조명을 설치했습니다. 물론, 원본은 컬러이지만 1차로 ACR에서 컨버팅을 할 때 흑백으로 전환, 밝기와 명암대비, 하이라이트와 쉐도우 부분 등을 각각 분리 조절하여 화면 비율을 3:2로부터 4:3으로 바꿔 (위아래 여백을 줄여) 1차 원본을 만들었습니다.

이것을 포토샵으로 옮겨 백그라운드 레이어 위에 각 작업을 위한 레이어를 분리하여 밝기, 명암대비, 블러, 입자, 프레임, 색조 등의 작업 레이어를 쌓아가며 필름의 톤과 느낌을 재현했습니다. 어떻게 만들었는지 과정과 방법대해 알린다기보다는 이런 작업을 제가 있는지를 노트에 기록한다는 마음으로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최종 흑백 작업

1차 작업에서의 선명하면서도 약간 차갑게 느껴졌던 톤과 밝기, 하이라이트와 쉐도우의 차이를 조금 강조하여 명암대비를 높이고 입자가 큰 고감도 흑백 필름의 느낌을 만들었습니다. 디지털에서는 해상도가 높아 모든 것이 너무나 뚜렷하고 선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해상도와 부드러운 느낌의 필름 표현력을 재현하기 위해 하이라이트와 쉐도우 디테일을 조금 줄이고 입자감을 높여 세밀한 표현을 의도적으로 낮췄습니다.

이러한 개인적인 흑백 작업이 연재가 될지는 제 자신조차 아직 미지수이지만 차근차근 작업을 하면서 흑백사진의 느낌과 표현의 감성을 공유할 수 있다면 기쁘겠습니다. 개인 노트를 함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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