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기업은 고화소를 강조할까?
사진과 영상이 디지털로 바뀐 이후 자주 듣는 단어 중에 화소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특히 요즘 스마트폰은 카메라의 성능을 매우 강조하면서 화소가 높아야만 고화질이라는 기능성 광고를 경쟁적으로 알리고 있죠. 수 천만 화소이기 때문에 화질이 좋다는 이야기,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광고에서 그렇게 이야기하다 보니 별생각 없이 화소수가 높으면 화질이 좋은가 보다라고 여기게 되어버렸는데요. 사실 반드시 그런 게 아닙니다. 화소가 높으면 화질이 좋다는 등식은 과장된 이야기라는 거죠. 화소가 높으면 사진이나 영상을 더 크게 만들 수 있는 확대에 유리하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번엔 화소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함께 알아보죠.
화소는 픽셀(Pixel)과 같은 말로서, 디지털 사진과 영상을 구성하는 최소 기본 단위 또는 최소 입자를 뜻한다.
필름에서는 사진 화상을 이루는 최소 입자(Grain)가 은(Silver)이기에 불규칙적인 고체 형태이며 고감도 필름(ISO 400 이상)에서는 최소 입자인 은의 크기가 커져 화상이 모래알처럼 거칠게 보일 때도 있다. 그러나 디지털의 최소 단위인 픽셀은 평면의 매끄러운 이미지센서에 정사각형의 반듯한 모양으로 촘촘하게 배열된 형태라 규칙적이며 균일하여 최소 입자의 밀도가 매우 높은 정밀한 화상을 구성한다.
디지털 화소의 수는 곧 픽셀의 수이며 이것은 같은 의미로서 이미지센서의 해상도를 뜻한다.
화소 = 픽셀 = 해상도 = 확대 크기
화소의 수가 많으면 화질이 좋다고 광고를 통해 익히 알고 있다. 그렇지만 사실, 화소의 수는 최종 출력물의 크기를 결정한다. 화소의 수가 많으면 화질이 좋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보다는 화소의 수가 많을수록 더 큰 크기의 출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요즘 영상에서 Full HD와 4K UHD를 비교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카메라가 만든 영상(사진)의 총화소의 수는 [가로 화소의 수 X 세로 화소의 수]로서 알 수 있다. 그럼 Full HD 영상의 총 화소 수는 1,920 X 1,080 = 2,073,600 (약 2백만) 화소이며, 4K UHD 영상의 총 화소 수는 3,840 X 2,160 = 8,294,400 (약 830만) 화소이다. 이는 Full HD 화소보다 약 4배 더 크다.
쉽게 말해 화소의 수가 늘어나 해상도가 높아지면 화상의 크기(디스플레이, 화면)를 더욱 크게 재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현재의 Full HD 방송보다 4K UHD 방송은 4배의 면적 크기로 크게 확대하여 볼 수 있으며 4K UHD 방송을 제대로 시청하려면 50인치 이상의 TV를 구입해야만 한다. Full HD 해상도로 만들어진 모니터나 TV에서는 4K UHD 영상을 보더라도 화질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4K UHD 방송 콘텐츠를 제대로 보려면 4K UHD 방송신호 수신과 50인치 이상의 TV (모니터)를 갖춰야만 한다. 이는 결국 화소의 수가 많을수록 좋다는 것은 최종의 영상이나 사진을 볼 때 확대된 크기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엄밀히 말해 카메라가 만든 화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촬영으로 거슬러 올라 카메라 안에 설계된 이미지센서의 종류와 이미지센서의 크기다. 이미지센서의 종류에는 간단히 CCD와 CMOS 형식이 있는데 최근에는 CMOS 형식이 대중화되어 있지만 CCD 형식이 화질면에서 조금 더 좋다. 이미지센서의 크기는 클수록 유리하다. 앞서 필름의 은입자나 디지털의 픽셀 모두 빛을 받아들여 이미지를 형성하기 때문에 은입자나 픽셀 하나의 면적이 클수록 빛을 더 잘 받아들이기에 이미지센서의 크기가 클수록 더 큰 픽셀을 배열할 수 있거나 더 많은 픽셀을 넣을 수 있기에 화질에서는 이미지센서의 크기가 더 중요한 것이다. 픽셀 하나의 크기가 크면 렌즈가 전달하는 빛을 더 잘 받을 수 있을 것이며 픽셀 하나의 크기가 커지면 그 픽셀을 모아두는 카메라의 이미지센서 크기는 설계 때부터 이미 결정될 테니 고화소가 더 좋다는 말은 전체 총픽셀의 수, 확대 출력과 더 관계가 깊은 것이다.
어느 스마트폰 메이커는 고화소를 강조하지 않고 픽셀(하나)의 크기가 커져 화질이 좋아졌다고 광고를 한다. 이 회사는 얼마 전까지 이미지센서의 크기를 더 크게 설계했다는 광고도 했었다. 사실 이게 더 소비자를 존중하는 올바른 정보의 광고이다. 우리가 익숙하게 봤던, 화소가 많아 화질이 좋다는 광고 속 이야기는 과장광고라 할 수 있다. 카메라 설계 시, 안에 고정시키는 이미지센서의 크기는 그대로이면서 화소가 더 많아졌다면, 화소 하나의 크기가 더 작아졌다는 말이다. 그럼 빛을 받아들이는 화소의 면적이 더 작아졌다는 뜻일 텐데 어찌 더 화질이 좋아질 수 있겠는가 생각해봐야 한다. 카메라 화소의 숫자가 8백만에서 1천만, 1천6백만처럼 큰 숫자로 높아지니 소비자가 현혹되기 쉬울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 글을 읽은 독자 분께서는 이제 눈치챌 것이다. 화소의 숫자보다는 크기에, 특히 이미지센서의 크기에 더 관심을 두는 현명한 소비자가 되었음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