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 그 편견과 핑계의 문화
최고의 세션은 바로 자신의 앨범으로 세상을 이야기를 하는 것.
좋은 멜로디와 아름다운 사운드로 전체적인 앨범 색깔을 내놓는 방법도 있겠지만,
무엇 보다도 스토리 그 이야기가 생명력이 있어야 한다
음악에 실린 가사는 위대한 서사시
오래전 연극의 배경으로 음악이 사용되면서부터 말하듯 노래하듯 숨을 쉬며 관객과 함께하는
노래의 가사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클래식에서는 연기와 함께 대사를 노래하는 것은 레치타티보라 불리고, 오페라 중에 이야기를
함축하여모티브로 부르는 것이 아리아라 한다
바로 아리아
오페라의 꽃 아리아는 너무나 듣기 쉽고 가슴에 와 닿는 이야기에 이후에는 전통 민요가
되어버린 경우도 많았다 이런 멜로디와 가사에 반주를 넣는 형식은 현대에 와서
재즈 화성학이 정립되며 더욱 발전하게 되어 오페라의 아리아는 일반 장르처럼 널리 사랑받는
대중음악으로 남았고, 오페라의 레 치타 디보는 지금의 종합 뮤지컬의 뿌리가 되었다
명창이 춘향가를 몇 시간 불러도 사랑받는 하이라이트는 바로 아리아 '사랑가' 부분이다
목화밭의 흑인들은 아리아를 슬픈 '영가'로 바꿔 불렀고 숨막히는 가사는 가슴으로 들어야
하는 현대의 음악적 형식이 되었다
각국의 풍자가 있는 전통민요
지리적이나 민족적 특성과 결부되어 각국의 민요는 다양한 박자와 형식으로 발달되어
왔지만 공통적인 것은 서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그 시대의 거울 같고 풍자적인
이야기는 언제나 대중과 함께 존재했었다.
민요 속의 기가 막힌 해학과 갱스터 Rap이 뭐 별 다른 게 있을까?
서러운 인생살이와 반항의 아이콘 Rock이 크게 다른 이야기 일까?
민족의 억울한 애환과 밥 딜런 Fork는 아마도 같은 이야기 일 것이다
한 시대에 억울하고 한스러운 뒷 이야기들은 언제나 민요의 소재가 되었고 민중들의
힘이 되어 가난과 서러움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
정치적인 아리아, 가곡
가곡의 가사는 굉장히 서정적이고 목적과 수단이 필요한 경우에 제작이 되는 경우가 많았고
주로 왕가에서 클래식의 대중화를 위해 대표적인 오페라 아리아에 시적이고 서사적인 개사를
하여 정치적 계몽 수단으로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일본 한국 군부 또한 어려서부터 순한 멜로디와 가사를 주입시키므로 좀 더 빨리 국민을
길들이고 순화시킬 수 있다는 파시즘 정책의 예라 하겠다 요즘은 들장미, 목련화 이런 노래를
아이들에게 억지로 이쁘게 따라 부르라 강요하지 않는다.
아리아의 대중화를 목적으로 가곡은 세계로 퍼져나갔지만 그것은 결코 민요처럼 자연스레
등장한 음악 장르는 아니라 하겠다.
가곡은 클래식과 pop의 가교
초기 유럽 재즈에는 가곡의 요소가 상당히 많았다 서정적인 파리 재즈와 아름다운 멜로디의
이태리 재즈는 전후에 풍요로운 남미로 이주를 하며 좀 더 새롭고 독창적인 가사를 만나며
역사적으로 한 시대를 풍미하게 된다
그리고 남미 재즈는 50년대 미국 본토에 상륙하여 본격적인 발라드 시대와 댄스음악의 시작을
알리게 되고 모두가 노래하는 음유시인 같았던 5~60년대를 지나,
전 세계의 반전 물결과 히피 문화의 확장이 할 말은 해야 한다는 비폭력주의와 맞물려 각
장르에 신선하고 창의적인 이야기거리인 가사로 등장하게 되었다.
지금 시대의 가사나 랩은 모두 이 후 7~80년대에 모던 아트 스타일의 아류들이며 더 이상
실험적인 가사도 충격적인 가사도 사실은 없다.
아무리 조잡하고 더럽고 섹슈얼한 가사라도 이 프로그레시브 시대보다 더 악마적일 순 없다
편견과 핑계거리
최근 20년간의 각 장르 가사들을 살펴보면 일종의 편견에 사로 잡힌 채 음악적 영감에 도전을
하고 변화를 주도하려는 시도가 보인다 음악을 더 아름답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오랫동안
발전이 되어온 음악과 이야기의 만남, 가사는 이제 장르에서 자유로움을 잊은 듯하다
블루스는 마약 가사를 넣어야 하고 포크가수는 정치적 가사로 말해야 하며
갱스터 랩은 비유와 비하를 주로 넣어야 하고 힙합은 시조처럼 라임을 섞어야 한다?
편견은 정말 무서운 속도로 대중을 속인다 다른 세대 간 다른 장르 간 가사가 다르단
이유가 얼마나 편견인지 인지 하여야 한다
편협한 편견
랩, 힙합, EDM, R&B, 펑키등을 같은 속도로 하고 가사를 모두 빼고 한 번 들어 보자.
동요, 가곡, 복음성가 등도 같은 속도로 하고 가사를 빼고 또 한 번 들어 보자 놀랍게도 가사를
거둬내면 거의 무슨 의도로 만들었는지 모른다.
바꿔 말하면 현대 대중음악은 가사의 목적을 우선 염두에 두고 음악을 만들어 나가는 순수하지
못한 출발을 하고 있다 좀 더 아름답게 하고 싶어 가사를 넣었던 초기에 비하면 이젠 사회
소비세력의 압력에 굴복을 하는 음악이 대량 생산이 되어 가는 느낌이다
가사에 의한 대량생산
목사는 말을 조심해야 한다 자신이 내뱉는 말 한마디에 신도들의 신념 또한 결정이 되니
신중하게 접근을 해야 한다 음악가들은 글 조심을 해야 한다 모든 가사는 나의 이야기이며
지난 스토리 이거나 앞으로의 비전 또한 될 수도 있으니 가사를 함부로 쓰면 안 되겠다
주 소비층을 위한 뻔한 가사를 위해 제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음악을 폄하시키지 말며
모두의 이야기를 담으려 일부러 애쓰지 말고 내가 세상을 다 바꿀 수 있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세상의 조각들이 변하기 시작할 것이다 바뀌어야 할 사회는 원래 없는 것 일 수도 있다
구질 구질한 핑계 없는 무덤들, 꽃같은 아리아를 꿈꾸는 한 여름밤의 꿈일까 ?
핑계없는 가사의 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