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by too

지난주보다 바람이 불어 선선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더운 날씨였다.


이번에 새로 산 반바지를 입고, 얇은 긴팔 스웨터를 걸친 채 친구를 만나러 나갔다.


친구는 나를 보자마자 하는 말이,


"안 추워?"


오늘 날씨에 반바지를 입으면 추울 수도 있겠지. 그걸 모르는 건 아니었다. 그럼에도, 난 반바지를 입고 나왔다.


"어, 지금 안 추워."


나는 그렇게 대답했다.


함께 커피를 사러 줄을 섰다.


우리 차례가 되었고, 친구는 따뜻한 홍차를 주문했다. 난 아이스 카푸치노에 더블 샷을 추가해 주문했다.


친구가 아이스를 내가 주문한 걸 듣자마자 하는 말이,


"안 차가워?"


솔직히 추울 수도, 차가울 수도 있겠지만 나는 시원한 아이스가 당겼다.

100% 안 차가울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주문한 것이 아니기에 친구의 간단한 대답에 답하기가 애매했다.


게다가 친구는 더블 샷을 듣고는 한 마디 더 했다.


"너무 센 거 아니야?"


셀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난 더블 샷을 마시고 싶었다. 아무래도 아침부터 짓누르던 두통이, 커피를 한 잔도 안 마신 탓일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케이크도 함께 주문했다.


달콤한 케이크 한 조각을 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나눠 먹었다. 금세 케이크는 사라졌고, 나는 친구에게 말했다.


"나, 한 조각 더 사 올게."


친구는 피식 웃으며 물었다.


"너, 안 배불러?"


사실 살짝 배가 부르긴 했다. 그럼에도 난 케이크 한 조각을 더 먹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