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지인과 만나기로 했다. 지인이 먼저 물었다.
“언제가 좋으세요? 저는 시간이 다 괜찮을 것 같아요.”
나는 그 말에 화요일 점심을 제안했다.
“화요일 11시 30분쯤 괜찮으세요?”
지인이 말했다.
“아, 그 시간엔 다른 일정이 있어서요. 혹시 다른 날도 괜찮으세요? 저는 언제든 좋아요.”
그래서 다시 목요일 점심을 제안했다.
지인은 핸드폰을 꺼내더니,
“목요일은 저녁 8시 이후에나 가능할 것 같은데… 괜찮으세요?”
점심을 먹자고 한 사람에게 저녁 8시는 좀 애매했다. 이쯤 되니, 정말 만나자는 건지, 아닌 건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정확히 언제가 괜찮으신가요?”
지인은 또 웃으며 말했다.
“저는 시간이 다 괜찮을 것 같아요.”
이쯤 되니, 나도 말과 마음이 살짝 꼬였다.
“아, 저도 다 괜찮을 것 같아요. 편하신 시간 말씀해 주세요.”
그때 지인이 말했다.
“그럼… 월요일 11시 30분 어떠세요?”
“좋아요.”
지인은 핸드폰에 무언가를 기록하더니, 나에게 이렇게 물었다.
“어디에서 만날까요? 저는 어디든 괜찮아요. 멀리도 갈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