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 살고 있는 한국 사람들 모임에 간 적이 있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대개 영어를 배우고 있거나, 이미 영어를 능숙하게 쓰는 사람들이 많았다. 함께 간 친구도 영어를 오래 배웠고, 사용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어 보였다.
그때 한 분이 그 친구에게 말했다.
“넌 아직 발음이 그렇네.”
친구는 약간 당황한 듯 보였다.
그 언니는 몇 마디를 더 덧붙였다.
“몇 년을 살았는데 아직 발음이 그러면 어떡해.”
친구는 웃어넘기려는 듯 보였지만, 그 눈빛에서 약간의 자존심이 상한 기색이 보였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친구는 나한테 자연스럽게 그 언니 이야기를 꺼냈다.
“아까 너무 재밌지 않았어? 그 언니가 내 발음 뭐라고 한 거… 우리 남편이 그러는데, (친구의 남편은 미국 사람이다) 그 언니 발음은 완전 콩글리시래. 본인 발음도 그런데, 하하하. 웃겼어.”
나는 그때 어느 부분이 그렇게 재미있는 건지 곰곰이 생각했다.
친구의 기분이 상했다고 생각한 건 내 기분 탓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