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마왕의 조카 [6]

by too

옛날 기억


5년 전,

도깨비 마왕은 현재의 도깨비 사회에 수치심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예전의 전지전능했던 도깨비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사람을 발아래 두고, 누구나 도깨비를 보면 벌벌 떨던 그 시절로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도깨비 마왕을 찾아온 한 노파가 말했다.


“네가 도깨비와 인간이 연을 맺어 낳은 아이의 피를 취하면, 네가 바라는 것을 손에 넣게 될 것이다!”


그 말을 남기고 노파는 홀연히 사라졌다.


그 후로 도깨비 마왕은 인간 세상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도깨비와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피를 취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피를 마신 마왕은 점점 더 강력한 힘을 갖게 되었고, 그럴수록 더 깊은 갈증을 느꼈다.

피를 갈구하면 갈구할수록, 그의 몸에서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썩은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이를 감추기 위해 도깨비 마왕은 항상 유칼립투스 잎을 머리에 꽂고 다녔다.

그 향은 매우 독특해, 한 번 맡으면 잊을 수 없는 냄새였다.


그러던 어느 날, 도깨비 마왕은 꿈을 꾸었다. 꿈속에 노파가 다시 나타나 말했다.


“지금 너의 힘은 강대하나, 네 꿈을 이루기에는 아직 미흡하구나. 너의 혈통의 아이를 찾아라!”


도깨비 마왕은 눈을 번쩍 뜨며 잠에서 깼다.

그 순간, 그는 아주 미세한 숨결의 떨림을 느꼈다.


그의 가문은 하늘의 신으로부터 ‘도깨비’라는 칭호를 받은 최초의 세 가문 중 하나다.

도깨비의 시작은 그때부터였다.

이 가문은 다른 가문과의 혼인을 엄격히 금지하며, 자신들의 혈통의 정통성을 철저히 지켜왔다.


그러던 중, 우연히 인간 세상에 내려와 한 여인과 사랑에 빠진 도깨비가 있었다.

그가 바로 도깨비 마왕의 형, **'데라스'였다.

데라스는 가문의 모든 것을 버리고 인간 세상에 내려와, 자신의 목숨보다도 사랑하는 여인과 결혼했다.

그 이후, 도깨비 중 누구도 데라스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런데 도깨비 마왕은 갑자기, 미세하게나마 형의 기운을 느낀 것이었다.

형의 존재 자체는 아니었지만, 그와 비슷한 숨결이었다.

하지만 형보다는 훨씬 약한, 어린 숨결.


마왕은 즉시 부하들을 시켜 형의 거처를 찾아 지켜보라 명령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부하가 마왕에게 멈칫멈칫하며 말했다.


“데라스 님의 아이가 있습니다.”


도깨비 마왕은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큰 소리로 물었다.


“데라스의 아이가 확실하냐?”


부하는 다시 멈칫거리며 대답했다.


“데라스 님과 같은 집에 사는 여자아이가 있습니다.”


도깨비 마왕은 유칼립투스 잎을 머리에 꽂고, 급히 나갈 채비를 하며 외쳤다.


“내가 직접 확인해 봐야겠다. 가자!”


그리하여 도깨비 마왕은 형의 집 앞에 이르렀다.

그리고 집 안을 살피기 시작했다.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어린아이를 발견한 순간,

도깨비 마왕은 전에 느꼈던 그 숨결이 강해지는 것을 확연히 느꼈다.


싸늘한 미소를 지은 그는 속삭이듯 말했다.


“저 아이로군...”


그때, 부엌에서 앞치마를 두른 채 데라스가 나오는 것을 본 도깨비 마왕은, 급히 자취를 감추었다.


그리고 어두운 밤, 하늘을 올려다보며 도깨비 마왕은 외쳤다.


“드디어 내 혈통을 찾았다! 음하하하하하! 음하하하하!”


그 아이는 이제 막 여덟 살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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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는 태어날 때 신성한 이름, 즉 ‘진명(眞名)’을 부여받는다. '데라스'라는 뜻은 태왕의 대도깨비, 전투와 왕위 계승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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