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다 토가 목젖까지 차오를 만큼 염병이 난다.
뭐가 괜찮고
뭐가 다행이고
뭐가 인생이고
뭐가 그런 거냐고
다른 말, 다른 문장으로
한 번 찌른 사과를
또 찌르고, 또 찌르고, 천만 번을 찔러 쪼갠다.
사과에서 흘러내리는 분홍 피는
짙은 선을 그으며,
엉성하게 말라버린 뼈대만 남은 사과는
더 이상 찌를 곳이 없어,
허공만 스치며 칼끝에 걸린다.
이 짓을 대체 언제까지 해야 하는 거야.
난 언제쯤 사과가 아닌,
여기서는 도저히 보이지 않을 정도로 먼 곳에
긴 칼끝을 얹어라도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