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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도에 대한 프라이드가 차이를 만든다"

[인터뷰] 왓섭 디자인팀 리더 이태윤

디자이너 중에는 '프로덕트 디자이너'란 직무가 있다. 일반적인 디자이너가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면,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구조를 설계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디지털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기업에서 심미적 요소에 체계적 UI∙UX 기획까지 가능한 디자이너의 존재는 필수적이다.


그래서 준비한 이번 왓섭 인터뷰의 주인공은 바로 디자인팀 리더 이태윤. 왓섭 서비스의 거의 모든 부분을 구상하고 현실화시킨 마이다스의 손, 개발팀과 사업팀 사이에서 앞장 서 프로젝트를 이끌어가는 프론티어(?)이기도 하다. 이런 그가 바라보는 왓섭 프로덕트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왓섭 디자인팀 리더 이태윤입니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 왓섭이라는 프로덕트의 다양한 마이크로 서비스와 프로덕트 전반의 기획, 설계, 디자인을 맡고 있습니다. 동시에 필요 리소스에 대한 디자인 작업도 함께 수행합니다.




Q. 프로덕트 디자이너 직무를 선택하게 된 계기와 왓섭에 입사하기까지의 커리어가 궁금합니다.


A. 프로덕트 디자인을 시작한 건 단순히 그냥 그게 좋아서였어요. 원래 엔지니어링 쪽에 관심이 많았고, 컴퓨터로 하는 모든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죠. 시작은 프로그래밍이었지만, 컴퓨터를 이용한 그래픽에서 작곡까지도 해봤습니다. 어디까지나 기술적 관점이기는 하지만.(웃음)


그러다가 정말 우연한 계기로 학교 선배들과 프로그램 하나를 만들게 됐는데, 포토샵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저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디자인이 지금까지 본업으로 자리잡게 된 거죠. 그래서인지 저는 지금도 굳이 스스로를 디자이너로 정의하지 않습니다. 제가 속한 조직에서 필요한 역할이 디자이너고, 그 역할을 잘 수행하려 할 뿐이니까요.


저는 특별히 커리어라고 할 만한 게 없어요. 애초에 왓섭도 커리어를 시작하기 위한 프로젝트 활동으로 합류하게 됐거든요. 왓섭에서 프로젝트를 마친 뒤 회사와 제가 그리는 비전이 비슷하다고 느꼈고, 대표님께 함께하고 싶다고 연락 드렸습니다. 그저 좋아하는 걸 진득하게 하다 보니, 수백 번의 우연이 겹쳐 지금까지 왔다고 생각합니다.





Q. 왓섭에서는 어떤 업무를 하시나요?


A. 왓섭 디자인팀은 기본적으로 프로덕트에 대한 의사결정을 주도하기에 권한과 책임이 큰 조직입니다. 저 역시 사내 의견이나 고객 요청, 또는 법무적 이슈로 서비스 내 문제가 발생하면 최우선 결정권을 갖고 프로젝트를 진행하죠. 관련 인원들과 프로젝트의 목표와 목적을 엄밀하게 정의하면, 이를 기반으로 2~3개의 프로젝트 시안을 작성합니다. 단순 디자인 시안이 아니라, 프로젝트 규모를 다양화 해 문제까지 어디까지 해결 할 수 있을지 스코프를 정의하고, 이를 통해 모두가 같은 일정을 예측하고 행동할 수 있게 유도하는 거죠.


공유된 일정을 기반으로 각 인원이 사전 작업에 들어가면 저는 기획 이후 디자인 작업을 사전에 수행합니다. 이를 통해 타 팀의 법률・기술 검토가 마무리되는 단계에서 각자 예측한 기획의 결과물을 정확하게 일치시킵니다.


팀 내부에서는 디자이너들과 주기적으로 디자인 기획 관련 미팅을 갖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프로덕트 내 일관성을 점검하고, 기획적 무결성 및 유지보수성을 확인하는 거죠.





Q. 왓섭에서 일하는 건 어떠신가요?


A. 가장 좋은 점은,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저를 가로막는 게 거의 없다는 겁니다. 일정이나 여력에서 여유가 있다면, 제가 제안한 의견은 왠만하면 실행되거든요. 그것도 엄청난 속도로요. 왓섭은 개인의 능력, 정확히는 가능성을 극한까지 신뢰하는 곳입니다. 다른 직장이었다면 5~8년차 즈음 경험해 볼 법한 일들을 직접 다뤄볼 수 있어요. 물론 힘들 때도 있지만, 그만큼 가치있는 일이라고 느낍니다.


전반적으로 다들 따듯하고 열정 넘치는 동료들도 좋습니다. 조직 내 누군가에게 병목이 발생하면, 그 사람을 탓하기보다 해결해 줄 방법을 찾는 사람들이죠. 신기술을 도입하거나 업무를 분담하는 등 동료를 위한 노력들이 많습니다. 저 역시 그렇게 도움 받은 사람 중 하나고요.





Q. 왓섭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 겪은 어려움과 이를 극복한 경험이 있다면요?


A. 왓섭에서의 거의 모든 일상이 고난과 극복, 성장의 경험이기에 하나만 꼽기는 어렵습니다.(웃음) ‘이게 괜찮을까?’ 라는 생각에 부딪치면 일단 실행하고, 실패과 수정이 반복되면서 성장으로 연결되거든요.


가령 왓섭 디자인팀은 WDS라는 디자인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는데, 이 디자인 시스템이 지금까지 5번 정도 대규모 수정을 거쳤습니다. 매 수정마다 지금까지 쌓인 노하우를 반영하고, 왓섭의 새로운 방향성을 반영했죠. 이렇게 사소하지만 끊임없는 성장이 지금의 차이를 만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큰 변화라면, 1년 전만 해도 노드JS(node.js)가 뭔지도 몰랐던 제가 지금은 자연스럽게 프론트엔드 코드를 다룰 줄 안다는 겁니다. 사실 디자이너에겐 별로 상관없는 거라고 볼 수 있지만, 그만큼 프로덕트에 대해 높은 집념을 가졌다고 봐주시면 될 것 같아요.





Q. 왓섭 디자인팀에 입사하려면 어떤 역량이 필요할까요?


A. 디자이너 직군에서 가장 중요한 건 프라이드라고 생각합니다. 성실함이나 뛰어난 미적 감각은 당연한 거고, 결국은 완성도에 대한 프라이드가 퀄리티의 차이를 만드니까요. 프라이드를 가진 디자이너의 손을 거쳐 간 기획과 디자인은 언제나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사소한 디테일의 차이가 쌓이고 쌓여 범접할 수 없는 단계가 됩니다.


문제 해결 능력을 기반으로 한 매우 높은 수준의 집념도 필요합니다. 왓섭이 하고 있는 일들이 간단해 보여도 그렇지 않거든요. 많은 기업들이 시도했다가 실패한 분야이기도 하고요. 그렇다 보니 참고할만한 레퍼런스가 거의 없고, 실현 가능성도 불확실합니다.


결국 의지할 수 있는 건 자신 뿐인데, 가끔 지치거나 스스로를 의심하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자신을 믿고 끈기있게 도전하는 사람이 목표를 이뤄내게 됩니다. 단순히 버티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해내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저는 제가 지금처럼 일하는 경험을 왓섭에서만 가능하다고 느낍니다. 왓섭은 구성원 개개인이 과거 어디에서 뭘 했는지 상관하지 않습니다. 그저 우리가 왓섭에서 해결해 나가야 할 숙제들을 하나하나 보여줄 뿐이죠. 성장을 위해 잘 만들어진 계단은 왓섭에 없지만, 대신 눈 앞의 절벽을 어떻게든 오르는 걸로 충분합니다. 그러다 보면 왓섭이 아니고선 결코 할 수 없을 일들을 자연스럽게 해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Q. 왓섭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A. 저는 디자인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커리어 측면에서 뭔가 대단한 걸 이루고 싶다는 마음은 없습니다. 다만, 지금을 살아가는 제가 하는 고민을 적어도 다음 세대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단순히 살아가는 문제도 그렇고, 저출산처럼 다들 하는 고민 말이죠. 왓섭에 처음 합류한 것도 그런 동기에서였고요.


물론 돈도 많이 벌고 싶습니다. 살아가는 데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돈에 대한 고민이 해결되면 사는 것도 훨씬 편해질 것 같거든요. 하지만 무엇보다 왓섭에서 함께하는 사람들과 즐겁게 지내는 게 가장 큰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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