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일을 '구조화'하는 것에 대하여

[인터뷰] 왓섭 사업총괄 원성배

왓섭은 그저 단순한 '구독 관리 서비스'가 아니다. 2020년 출시 이후 지금까지 왓섭 앱을 만들고 키워 올 수 있었던 건 서비스와 동명인 '기업'으로서 왓섭, 그중에서도 사업팀의 뚝심 덕분이다. 개발팀과 디자인팀, 제휴팀 등 팀원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최전방을 지키고 있다면, 사업팀은 왓섭의 컨트롤타워로서, 더 나은 방향으로 더 빨리 나아갈 수 있도록 후방 지원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소개할 인터뷰이는 왓섭 사업총괄을 맡고 있는 원성배 님이다. 왓섭이 비즈니스적으로 성장하는 모든 과정에 그의 입김(?)이 들어간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모르는 거 빼곤 다 아는 척척박사이기도 하다. 평소엔 조용하지만 알고 보면 인간미가 철철 넘치는 매력남, 성배님의 이야기를 전한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왓섭에서 사업총괄을 맡고 있는 원성배입니다. 원래 스타트업 투자 심사역으로 근무하다가 왓섭의 비전에 공감해 2021년 1월 합류했어요. 벌써 2년째 사업총괄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Q. 사업총괄 직무를 선택하게 된 계기와 왓섭에 입사하기까지의 커리어가 궁급합니다.


10대 때부터 막연하게나마 가슴 뛰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단순히 편하게 살기보다는 늘 한계에 도전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죠. 그걸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게 창업이라고 생각했어요.


첫 직장을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로 택한 것도 그래서였어요. 투자 심사역으로 일하면서 많은 스타트업 창업자들과 소통할 수 있었거든요. 다양한 분야에서, 각자 다른 역량과 엄청난 열정을 가진 대표님들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사업가의 관점을 익히고 공감하게 됐어요. 사업을 운영하고 키워가는 데 있어 폭넓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기회였죠.


그러다 문득 ‘내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과감하게 직장을 그만뒀어요. 왓섭은 이전에 투자 검토 차원에서 인연이 닿았었는데, 퇴사 후 대표님을 만나 합류하고 싶다고 말했어요. 투자 심사역으로서 왓섭이 달성하고자 하는 부분을 공감해 실제 투자 제안까지 했었거든요. 대표님이 더 좋은 조건으로 다른 데서 투자를 받은 상황이었는데, 투자금을 안 받겠다면 저라도 받아주십사 하고 합류하게 됐죠. (웃음)






Q. 왓섭에서는 어떤 업무를 하시나요?


사업 총괄로서 사업 운영과 전략 기획, 수익모델 개발, KPI 관리, 데이터 분석까지 비즈니스 전반을 리드해요. 대표님과 가장 가깝게 소통하며 조직의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 달성을 위한 사업적 제반 사항을 준비하죠. 각 팀의 목표를 전사적으로 일치시켜 과업을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필요한 수단과 전략을 다각도로 강구하고 있어요.



그렇다고 각 팀의 목표나 수행 과업에 일일이 관여하는 건 아니에요. 구성원들이 각자 파트에서 주도적 권한을 갖고 자율적으로 성과를 내도록 방향을 설정해 주는 정도죠. 개개인의 성과가 회사 전체의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는 셈이에요. 사업 성장을 위해 필요한 제휴 사업을 개발하는 등 외부 기회들을 포착하거나 창출하는 것도 중요한 업무고요.






Q. 왓섭에서 일하는 건 어떠신가요?


하루하루가 새로워요. 오늘은 어제와 다르고, 내일은 오늘과 또 다르죠. 뭔가를 끊임없이 만들어가는 과정이 즐겁고, 그걸 같이 만드는 동료들도 좋아요. 매 순간 ‘내가 의미 있는 걸 만들고 있구나'라는 생각으로 일하다 보면 순간순간 제가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껴요. 어떤 상황에서도 더 발전하고 개선할 수 있는 여지를 찾는 조직 문화라서 가능한 일이죠.


제가 무언가를 만들어낸다고 해서 제멋대로 만드는 건 아니에요. 진행되는 프로젝트마다 의사 결정에 참여하며 구체적인 내용과 히스토리를 다른 팀원들과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죠. ‘원래 이렇게 했으니까'라는 말은 왓섭에 없어요. 다른 조직이나 사회생활에서는 결코 경험하지 못했던 일이에요.






Q. 입사 전/후가 어떻게 다른가요?


저는 투자자의 입장과 창업자의 입장을 둘 다 경험해 봤어요. 창업이라는 같은 필드에 있다 해도 심사역과 창업자의 호흡과 템포는 달라요. 심사역이 사업을 한 달 주기로 관리한다면, 창업자의 템포는 하루, 한 시간 단위로 이뤄지거든요. 고민이든 실행이든 훨씬 빠를 수밖에 없어요. 학습도, 의사 결정도, 업무 처리도 마찬가지죠. 산술적으로 따지면 왓섭 입사 후 제 업무 실행력이 30배는 성장한 셈이에요.


책임감도 훨씬 높아졌어요. 투자 심사역으로 일할 때는 내가 할 일만 잘하고, 여유가 되면 서로 돕는 식으로 일했거든요. 왓섭에서는 팀을 리딩하는 입장에서 일하다 보니 저 개인이 아닌 팀, 회사의 시선으로 업무를 바라보게 됐어요.






Q. 왓섭 사업총괄로서 겪은 어려움과 이를 극복한 사례가 있다면요?


왓섭 사용자들의 결제 내역 데이터를 수집해서 가공, 검수하는 DA팀 리딩이 쉽지 않았어요.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인데 처리할 데이터가 너무 많은 거예요. 한정된 인력과 예산으로 수백만, 수천만 건의 데이터를 작업해야 하니까 처음엔 정말 막막했어요. 예를 들어 한 사람이 하루 동안 10만 건의 데이터를 처리해야 한다면, 실제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는 4000건 정도에 불과했거든요. 목표치를 소화하기엔 턱도 없었죠.


하지만 업무 프로세스 구조를 개선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어요. 개별 데이터를 하나하나 작업하는 대신, 사람의 작업 효율과 자동화될 수 있는 부분을 구분하기로 했죠.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에 따라 지금 당장 하지 않아도 되는 작업들을 후순위로 미뤘고요. 그렇게 말도 안 되는 크기의 과업을 쪼개고 쪼개어 원활한 프로세스를 만들고 과업을 완수할 수 있었어요.






Q. 왓섭 사업팀에 입사하려면 어떤 역량이 필요할까요?


왓섭 사업팀에서 일하려면 분명한 목표를 바라보는 목적의식이 중요합니다. 여기에 목표 달성을 위해 과업을 구조화하는 역량도 필수적이고요. 얼핏 불가능해 보이는 미션이라도, 중요한 과업 위주로 구조화하고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어야 해요. 중요한 게 무엇인지, 그걸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 잘 하기 위에 어떤 포인트에 집중해야 하는지 정리하는 게 핵심이죠. 이게 이뤄지면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야 하고요.



커다란 미션을 정해놓고 ‘이걸 다 하겠다’라는 생각은 안돼요. 현실적으로 필요한 것들을 선정해 먼저 하는 게 중요하죠. 중요한 것부터 하나씩 처리하다 보면 결국 최종 목표 달성까지도 빠르게 가까워지니까요.


사업팀이 관여하는 업무 영역이 광범위하다 보니, 한편으론 관심 분야가 넓은 사람일수록 유리해요. 한정된 시야를 갖고 과업을 보는 게 아니라, 검토 가능한 모든 걸 빠르게 검토할 수 있어야 하죠. 하지만 역량이 아무리 뛰어난 사람도, 부정적인 생각으로 과업을 시작하는 순간 완수가 어려워져요. 업무가 어렵고 커 보여도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어야 하죠. ‘어떻게든 잘 될거야’라는 막연한 긍정 말고 ‘어떻게든 길을 찾아낼 거야'라는 뚝심 있는 긍정 말이에요.






Q. 왓섭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왓섭은 결국 해외에서 경쟁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해외로 진출해 큰 시장에서 경쟁하고, 승리하는 경험을 하고 싶어요. 한국을 넘어 세상이 왓섭으로 인해 변화하고 있다는 임팩트를 주면 좋겠어요. 완벽할 수는 없어도, 끊임없이 변화하며 조금씩이라도 더 나은 쪽으로 삶을 변화시키는 서비스와 제품을 만드는 게 목표예요.


개인적인 목표도 비슷해요. 중간중간 잠깐씩 쉬어 갈 수는 있겠지만, 할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 일하고 싶어요. 평온하고 안전하기만 한 삶보다, 계속해서 뭔가 새로운 도전을 하는 삶을 원해요. 그래서 나중에는 제 평생의 도전이 쓰인 자서전을 읽으며 ‘이때 재미있었지'라고 추억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왓섭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클릭! >

매거진의 이전글 ‘지금, 당신’을 위한 구독을 제안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