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놀놀일 #커리어기록 #나의입봉작
한 문장의 카피가 멋져서
카피라이터를 꿈꿨다.
한 편의 스토리가 감동적이어서
카피라이터를 꿈꿨다.
한 순간의 크리에이티브가 빛나서
카피라이터를 꿈꿨다.
가까스로 카피라이터가 된 나에게
멋진 카피, 감동적인 스토리,
빛나는 크리에이티브가
마법처럼 등장할 확률은
적었다. 아니 없었다. 0%.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이라곤
가장 먼저 출근하기.
가장 늦게 퇴근하기.
가장 많은 시간 고민하기.
가장 많은 아이디어 가져가기. 정도 였다.
그날 그 회의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강남의 한 중국어 학원의
옥외광고 캠페인 아이디어 회의 중
가장 많은 페이지의 PPT 문서를 발표한 사람은
바로 나였다.
그중 하나가
차이홍 칼리지로
취업이 갈리지
였다.
광고 업계에는 불분율처럼
따라 붙는 말이 있다.
"좋은 광고는 좋은 광고주가 만든다"는 말
사실 이건 다 뻥이다.
"좋은 광고는 좋은 광고인이 만든다."
이건 진짜다.
그리고 그 좋은 광고인의 대부분은
누군가의 좋은 선배이다.
이것도 내 경험에 빗대자면 100% 사실이다.
그리고 나에게도 그런 선배가 있었다.
나의 좋은 선배는
지나칠 수도 있을
후배의 말장난에
장단을 맞춰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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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 학원 차이홍 칼리지의
옥외광고는 시리즈형으로 진행되었다.
1.
차이홍 칼리지로
취업이 갈리지
2.
차이홍 칼리지로
승진이 갈리지
3.
차이홍 칼리지로
인생이 갈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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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옥외 광고를 보기 위해
현 아내 구 여친인 희진이와
굳이굳이 데이트 동선에도 없었던
2호선을 몇 번을 갈아탄지 모르겠다.
학원 건물 벽면을 가득 메운
현수막 광고를 보기 위해
사람 많은 걸 싫어하는 희진이를 데리고
굳이굳이 강남역을 몇 번을 방문한지 모르겠다.
이 광고는
멋진 카피도
감동적인 스토리도
빛나는 아이디어도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가장 소중한 카피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