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퀄 개봉을 맞이하여 되돌아보는 <헝거게임 1,2,3> 감상평
헝거게임 1부: 판엠의 불꽃(게리로스, 2012)
헝거게임 2부: 캣칭 파이어(프란시스 로렌스, 2013)
헝거게임 3부: 모킹제이(프란시스 로렌스, 2014)
할리우드 전통성을 따르는 액션 영화에서 여성의 역할은 보호의 대상, 남성 주인공을 돕는 조역, 남성 주인공이 처벌해야 할 악역에 한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에일리언>(Alien,1979)에서 '엔렌 리플리'가 독립적인 여성으로 구성되면서 이 후로 액션 영화에서 여성의 서사는 다양해졌다. 특히 1990년대에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는 액션 영화가 급격히 늘어나고 2000년에는 상당수가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킬빌>(Kill Bill) 시리즈와 <레지던트 이블>(Resident Evil) 시리즈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로 액션 영화에서 여성 주인공이 주체적으로 극을 이끌어 나간다 하더라도 생물학적 성을 무기로 삼지 않고 그들의 능력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드물다. 즉 여전히 액션영화에서 여성이 주체적인 캐릭터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12년에 개봉한 <헝거게임 1부: 판엠의 불꽃>은 캣니스라는 여성 주인공을 어떻게 구조화하였을까.
필자는 여전히 액션 영화에서 여성 캐릭터의 위치가 완벽히 독립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캣니스는 이전 할리우드 액션 영화에서 등장하는 수동적인 여성 캐릭터에서 주체성을 지니게 되는 캐릭터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을 지닌 혼종의 캐릭터이다.
<헝거게임>에서 캣니스는 남성적 특성을 남근적이라고 보거나, 그녀의 아름다운 이미지를 성적 시각의 대상으로만 받아들일 수 없게 만든다. 캣니스는 한 가지로 정의될 수 없는 다면성을 가진다. 사냥을 하며 활을 주특기로 가진 그녀는 동생을 대신해 헝거게임에 자원한다. 얼떨결에 추첨된 동생 로즈에 비해 그녀는 밀렵으로 가족을 부양해 이미 뛰어난 활솜씨를 가지고 있으며, 생존에 필요한 체력과 정신력을 훈련했기 때문에 서바이벌에 최적화된 인물이다. 화려하게 꾸미지 않은 외형과 아버지의 부재에서 오는 빈 공간을 혼자서 채웠던 그녀의 행동은 여성성이 배제된 남성화라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녀에게 여성성이 모두 소실된 것은 아니라 결정적인 순간에 모성성으로 찾아온다. 루는 삭막한 게임 환경 속에서 동생 로즈를 떠올리게 할 만한 작고 여린 아이이다. 루와 캣니스는 동맹 이상의 친숙한 관계를 유지하는데, 이는 캣니스에게 배제되었다고 여겨졌던 여성성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우승 후 12 구역을 돌아다니며 추모문을 읽을 때 이러한 그녀의 감정에 사람들이 동요되기 시작했고, 이른바 모킹제이 표시가 유행하면서 캣니스는 비로소 반군의 모델이 되었다. 이것은 그녀의 모성성이 가벼이 넘겨도 되는 존재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또한 동생 로즈를 대신해 지원으로 게임에 참가하게 된 그녀의 선택도 모킹제이 반군의 시작을 알리는 시점이니 캣니스를 논할 때 여성성을 빼는 것은 위험하다.
또한 헝거게임이 캣니스에게 불리하게 진행될수록 사랑에 눈먼 소녀 연기를 하며 생물학적 성을 자유롭게 활용하는 것은 게임의 우승을 위한 목적으로 행한 것이기에 할리우드 액션영화에서 여성 캐릭터가 섹슈얼을 무기로 쓴 것과 같다. 이전의 영화에서처럼 육체적이고 감각적인 이미지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캣니스는 선택적으로 피타를 사랑한 척한 것이다.
많은 이들이 <헝거게임>에서 캣니스를 독립적이고, 남성에 귀속되지 않는 주도적인 여성 주인공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아버지의 부재로 여성성을 상실한 캣니스가, 헝거게임이 시작되기 전에 독립적으로 살아나가야 했던 캣니스가 헝거게임이 시작된 후 상황에 따라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본인이 가지고 있는 섹슈얼을 상황에 따라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생각한다. 이러한 혼종의 캐릭터는 할리우드 액션영화에서 여성 캐릭터가 조금 더 입체적인 역할을 부여받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