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도 아니면서, 왜 내게 이래라저래라 해?

직장인의 흔한 불평 속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비법을 찾다 ②

by yangTV

회사에서 제일 짜증 나는 순간 중 하나는 바로 이럴 때가 아닐까 싶다. 내상사도 아니면서 나에게 이래라저래라 지시하고 간섭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정말 이런 사람을 대해야 할 때는 너무도 괴롭다. 내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바쁜데, 내 사정은 생각지도 않고 자꾸 업무 요청을 한다. 자료를 달라는 둥, 이것이 급하니까 이것부터 해야 한다는 둥, 정말 내 상사도 아니면서 왜 나를 귀찮게 하는지 모르겠다. 더 짜증이 나는 것은, 미안한 표정으로 부탁해도 해줄까 말까 하는데, 너무도 당당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본부장님 지시네 어쩌네 할 때는 정말 한 대 쥐어박고 싶다. 가장 압권인 것은, 당장 급한일이 있어서 그것부터 처리하고 있는데, 당장 해주지 않는다며 너무 책임감이 없다는 둥, 담당자로서 실격이라는 둥, 너 때문에 잘못되면 책임지라는 둥, 협박 아닌 협박을 할 때다.


그래도 이것은 그나마 낫다. 더 짜증 나는 일은 내 일에 감 놔라 배 놔라 할 때다. 영업, 지원, 연구, 생산, 품질 등 팀마다 고유한 업무영역이 있고, 담당자마다 고유한 업무가 있는 것 아닌가? 같은 팀의 동료도 내 일에 잘 간섭하지 않는데, 직급이 나보다 좀 높다고 옆 팀 사람이 이래라저래라 할 때는 정말 미치고 환장한다. 거기에 담당자니까 잘하라는 둥, 이렇게 해야 한다는 둥 잘난 척까지 할 때는 직급이고 뭐고 간에 간섭하지 말라고 화를 내고 싶은 심정이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이런저런 이유로 타 부서의 동료와 다툼이 일어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아무래도 일로 연결된 관계다 보니, 주로 업무 상황에서 다툼이 자주 일어나게 되는데, 그 시발점은 상대방의 태도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라고 해주기 싫었을까? 당연히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은 내가 요청을 받았지만, 언제 내가 그들에게 요청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올지 모르니 말이다. 하지만, 그들의 업무가 중요하듯, 내 업무도 그만큼 중요하다. 아니, 내 업무가 어쩌면 더 중요할 수 있다. 당장 빨리 처리하거나 보고해야 하는 일이 있는데, 우선순위를 생각하지 않고 그것부터 먼저 처리해 줄 수는 없으니 말이다.


물론, 상대방의 입장이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요청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급해서, 또는 필요해서 요청했을 것이다. 간섭도 마찬가지다. 뭔가 도움이 되고자 한 것이지 비난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이렇게 상대방이 내 입장이나 상황은 전혀 배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업무 요청을 하거나, 지나치게 간섭하면 우리도 감정이 상할 수밖에 없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영역을 침범당하고 있다고 느끼거나, 비난을 받았다고 느낄 때, 마음과는 다르게 감정적인 반응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 있다.


“이런 감정의 골이 나에게 도움이 될까?”


모두가 답을 예상하듯, 동료와의 이런 감정의 골은 결코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니, 단순히 도움이 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나에게 해가 된다. 왜냐하면, 그것은 곧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적을 만든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럼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그들의 부정적인 평가가 나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이런 경우를 많이 봐왔다. 팀장이 좋은 평가를 주려 해도 타 팀의 반대가 있어 그들을 설득하느라 곤란을 겪는 모습을 볼 때도 있었고, 부서이동을 시키려 해도 타 팀에서 받아 주지 않아서 결국 무산된 경우도 있었다. 처음 좋은 감정을 품고 있던 팀장이나 동료도 타 팀 사람들의 비판에 생각을 달리하는 경우도 봐왔고, 팀장으로 임명하고자 할 때 직원들의 반대에 부딪치기도 했다. 심지어는, 경영위기로 인해 해고 대상자를 선정할 때 우선 선정되기도 했다.


물론, 그 당사자들은 지금까지도 자신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었는지 모를 것이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왜 좋은 평가를 주지 않느냐?”, “왜 부서이동을 시켜주지 않느냐?”, “왜 난 팀장이 되지 못하나?”, “왜 내가 해고 대상자야?”라며, 이유도 모른 채 그저 마음처럼 되지 않는 현실에 억울해하며, 불만만을 이야기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매번 강조하지만, 능력은 나 스스로가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남이 인정해 줄 때 비로소 능력이 된다. 마찬가지로 그들의 평가가 아무리 부당할지라도, 그것이 곧 나의 평가가 돼 버린다는 사실을 이제 인정해야 한다. 세 사람만 우겨 대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하는데, 말해 뭐하겠는가? 더구나 남을 탓할 것도 없다. 그런 그들의 평가는 어쩌면 지금까지 내가 했던 사소한 행동이 원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다른 동료나 상사가 어떤 일을 요청했을 때, 짜증 내거나, 거절하거나, 뒤로 미루기보다 이렇게 했다면 어땠을까? 아무리 바쁘더라도 내 일보다 먼저 처리해 주거나, 지금 당장 처리하지 못할 때, 내 사정을 상세히 설명하고 미리 이해를 얻었다면? 그랬다면, 적을 얻는 대신, 아군을 얻었을지도 모른다. 지금처럼 누군가에게 좋지 않은 평가를 받는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인식되었을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우리가 적을 만들지 말아야 할 이유는 또 있다. 그것은 누구도 자신의 앞 일을 모른다는 것이다. 혹시 아는가? 나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그 상사가, 또는 동료가, 언젠가 나의 상사가 될지 말이다. 그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남은 선택지가 과연 있을까?


이제 생각을 바꿔보자.

그 모든 일들이 모두 회사의 일이라고 말이다.


기업에서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협업이다. 그 이유는, 회사의 모든 업무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반해, 영업, 생산, 연구 등 기능별로 팀을 나누고 있다 보니 서로 연계가 잘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은 지속적으로 협업을 강조하지만, 그것은 그리 쉽지 않다. 기능별로 나누어진 팀 간에는 보이지 않는 벽으로 인해 부서 이기주의가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타 팀의 업무에 대해 알기가 어렵다. 관심도 그다지 없다. 그저 내 팀의 성과, 내 팀의 업무만을 생각할 뿐이다. 그러니 지금 타 부서의 팀원이 부탁한 그 일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이렇다 보니 내 업무가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게 된다. 하지만 알까? 내가 바쁘다는 핑계로 등한시했던 그 일이 회사의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일일 수 있음을 말이다.


모두 회사의 일이라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가능한 한 부탁받은 일을 먼저 하도록 노력해 보자. 내 일은 내가 조정할 수 있지만, 그 동료는 내가 해주지 않으면 다음으로 넘어갈 수 없다. 우리 팀에서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회사 전체의 입장에서는 부탁받은 그 일이 더 중요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상대를 적절히 배려해 주면서 도움을 준다면, 우리는 적을 만들지 않을 수 있다.


여러 사람의 아군을 만드는 것보다 한 사람의 적을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서로 배려하고 신경을 써주면 그것이 곧 나에 대한 평가가 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귀찮고 힘들 수 있지만, 남을 먼저 배려하여 적을 만들지 말자.

그것이 회사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두 번째 비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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