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흔한 불평 속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비법을 찾다 ③
힘없는 팀장과 함께 일하는 것만큼 힘든 일이 있을까?
정말 우리 팀장은 너무도 신기하다. 다른 팀장에 비해 힘이 없어서인가? 아니면 능력이 없어서 인가? 그것도 아니면 너무 사람이 좋아서? 왜 회의만 다녀오면 하지 않아도 될 일들을 그렇게 떠맡아 오는 것인지 모르겠다. 팀장이면 일을 떠맡게 될 팀원의 고충도 생각해 줘야 하는 것 아닌가? 팀장 자신이 할 것도 아니면서 사람 좋게 일을 가져오는 그 모습에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우리 팀이 동네북도 아니고, 매번 그러니 이제 정말 포기하고 싶다.
팀장이 이러는 진정한 이유를 정말 알고 싶다. 혹시 팀장은 힘이 없어서가 아니라, 경영진에게 잘 보이려고 그러는 것일까? 자기 팀원을 보호해 줘야 하는 사람이 오히려 팀원을 힘들게 하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업무는 점점 늘어만 가고, 이래저래 이런 팀장과 함께 일하는 것이 너무도 괴롭다.
직장인이라면 다들 한 번쯤은 이런 일을 경험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팀원의 입장은 전혀 배려하지 않는 듯한 그런 팀장의 모습을 보고 느꼈을 팀원들의 괴로움은, 굳이 말을 하지 않더라도 상상이 된다.
처음에는 팀원들도 그런 팀장을 이해해 보려고도 해 봤을 것이다. 사실 업무라는 것이, 확실하게 구분되는 것도 있지만, 팀과 팀 간의 연결선상에 있는 업무처럼 누가 해야 하는 것인지 조금 애매한 업무도 분명히 존재하니 말이다. 하지만, 분명하게 타 부서에서 해 줘야 하는 일까지 팀장이 떠맡아 온 경우에는 정말 납득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더욱이 그런 일이 매번 반복된다면? 처음 그런 팀장을 이해해 보려 했던 직원들도, 그런 생각은 저 어디쯤 날아가고, 우리는 절대 호구가 아니라며 불만을 토로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팀원들의 불만을 알고 있을 것이 분명한데, 우리 팀장은 왜 매번 그러는 것일까? 그것을 이해하려면, 팀장의 생각에 한번 들어가 봐야 할 것 같다.
팀장이라고 팀원들의 불만을 알면서도 업무를 떠맡고 싶었을까? 그렇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럼, 그것을 알면서도 왜 팀장은 그런 선택을 했던 것일까? 그것은, 팀을 책임지고 있는 팀장으로서 이런 두 가지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첫 번째는, 회사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회사가 팀장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아마, 나도 언젠가 팀장이 되겠다는 생각은 했을지 몰라도, 내가 팀장이 됐을 때 회사가 나에게 무엇을 기대할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을 것이다. 여기서 회사가 무엇을 기대하는지를 밝히자면, 회사는 팀장에게 “경영을 책임지는 자라는 생각”을 갖고 일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즉, 나 자신이나 팀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부서 이기주의를 벗어나, 전체의 이익을 먼저 생각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회사가 그런 기대를 하는 것은, 부서 이기주의 때문이다. 회사는 효율적으로 업무를 관리하기 위해 팀으로 조직을 나누었는데, 이것이 오히려 서로를 반목하게 된 계기가 돼 버렸다. 당연히 경영자로서는 그 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누군가 팀 간에 발생하는 반목을 조율해 주는 역할이 필요했고,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은 팀장 외에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회사가 팀장에게 그런 기대를 하고 있다고 해서 마음처럼 쉽게 되는 것은 아니다. 팀장도 사람인 이상, 조금이라도 편하고 싶고, 책임지기 싫은 것은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을 떠맡았을 때 생길 팀원들의 불만까지 생각하면 더욱더 그렇다. 아마도 회의를 하는 동안, 어떻게 해서 든 일을 타 팀에 전가하고 싶다는 생각이 몇 번이고 들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팀장이 그 일을 맡기로 한 것은, 자신이 팀장이라는 것을 자각하고, 전체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회의를 하는 동안 얼마나 많은 팀장들이 서로에게 일을 미뤘을까? 우리 책임이 아니라며 얼마나 반목했을까? 또, 그런 모습을 보면서 그 팀장은 어떤 생각들을 했을까?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고, 팀의 이익과 전체의 이익 사이에서 많은 갈등을 했을 것이다. 그런 고민 끝에 결국, 당장은 팀원의 불만이 불 보듯 뻔하지만, 서로 반목하기보다는 전체의 이익을 위해 자신이 희생하기로 결정했을 것임에 틀림없다.
두 번째는, 팀의 영향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앞 챕터에서 우리가 핵심인재가 되기 위해 가져야 할 태도를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위치는 누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개척해 나가는 것이라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업무영역을 넓히기 위해서는 그것이 무엇이든 우선 떠맡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말이다. 이것은 팀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이야기다.
모든 회사에는 각 팀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 팀의 업무영역을 정한 업무분장이 존재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기본적인 것을 정해 놓은 것에 불과하다. 앞으로 회사에서 자신의 팀이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그 팀이 어떻게 하는가에 달려 있다.
자신의 일을 미루고, 더 이상 일을 가지려 하지 않으면 당장은 편할 수 있다. 하지만 그뿐이다. 기업을 둘러싼 환경은 점점 변화하고 있고, 이런 과정에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업무는 얼마든지 생겨나고 있다. 기존의 관리 범위로는 커버하기 힘들 정도로 말이다. 그런데 그 흐름에 팀이 합류하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타 팀에서는 점점 업무영역이 넓어지는데 반해, 우리 팀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팀의 영역을 넓히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없는 한, 정해진 결과다.
어쩌면 팀장은, 그것이 설사 귀찮은 일이더라도 적극적으로 업무를 확보하여, 팀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싶었던 것일지 모른다. 설사, 팀원의 반발에 부딪친다 하더라도 말이다. 그러면, 우리 팀이 회사에 필요한 존재라는 인식을, 경영자를 비롯한 타 팀장에게 심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팀장으로서 많은 고민 끝에 결정한 것임에도, 이를 거부하고 반발하는 사원들을 보며 팀장은 무슨 생각을 할까?
물론, 그런 팀원에게 제대로 설명하고 설득하지 못한 팀장의 책임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점은 차치하고,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일일이 설명하고 설득해야 하는 팀장으로서는 답답한 마음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쩌면,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이런 직원과 앞으로 같이 일할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이제 생각을 바꿔보자.
나도 회사 전체의 이익을 먼저 생각해 보자고 말이다.
우리가 매번 일을 떠맡아 오는 팀장에게 불만을 갖는 것은, 사실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늘어나고 또, 그만큼 책임이 늘어나가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제 생각을 바꿔 회사 전체의 이익을 생각해서 적극적으로 먼저 나서 보자.
조직 전체의 이익을 위해 움직여야 하고, 팀의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팀장의 입장을 이해하고, 누구보다 먼저 나서서 팀장을 지원해 보면 어떨까? 부서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내가 아닌 회사 전체의 입장에서 생각할 줄 아는 팀원을 바라보며 팀장은 어떤 생각을 할까?
답은 명확하다.
같이 하고 싶은 팀원이라 생각할 것이다.
팀장의 입장에서 같이 하고자 하는 직원은, 팀장인 자신의 입장을 이해하고 같이 해주는 직원이지, 고민 끝에 결정한 일에 대안 없이 하나하나 토를 달고, 불만만을 이야기하는 직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 부서, 내가 아닌, 회사 전체의 이익을 먼저 생각해 보자.
그것이 회사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세 번째 비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