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이야기 : 끊임없이 배워라 ②
지금 시대는 이전 시대와는 달리 정보화 사회라 불린다. 인터넷과 SNS 등이 급속도로 발달하면서 많은 정보가 네트워크를 통해 전파되고 공유되고 있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2000년 대 초반만 하더라도, “최저임금”이나 “통상임금”이라는 표현은, 인사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사람이나 법조계 사람을 제외하고는 알기 어려운 법률적인 전문용어였었다. 하지만, 지금은 인터넷이나 매스컴, SNS 등을 통해 전 국민이 알고 있는 용어가 되었으며,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사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어느 날 한 사원으로부터 문의가 왔다. 육아에 어려움이 있는데, 혹시 우리 회사에 “전환형 시간선택제”를 도입할 의향이 있느냐고 말이다.
전환형 시간선택제란, 근무시간을 단축해서 근로하는 제도를 말한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육아, 가족 간병, 건강, 학업, 퇴직 준비 등으로 근로자가 필요한 경우, 하루 8시간씩 주 40시간을 근무하는 전일제 근무를 일정기간 동안 주 15시간에서 주 30시간 사이에 필요한 시간만큼 단축해서 근로하게 하고, 사유가 종료되면 다시 전일제로 복귀시키는 제도이다. 전일제 근로자가 하루 3시간에서 6시간만 근무하는 단시간 근로자로 전환되고, 일정기간이 지난 후에 다시 8시간을 근무하는 전일제로 전환된다고 해서 “전환형 시간선택제”라 부른다.
개인의 사정은 이해하지만, 회사로서는 이 제도를 도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한 그 사원 한 명을 위해 대신할 누군가를 신규로 추가 채용을 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런 인력의 추가 채용에 관한 문제뿐만 아니라, 이 제도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각종 평가제도와 같은 인사제도나, 학자금과 같은 복리후생제도를 비롯하여 많은 제도를 단시간 근로자에 맞추어 새롭게 재정비를 해야 한다는 문제도 있었다.
결국, 단순히 출근시간을 조정하는 시차출근제와 같은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검토할 수 있지만, 실제 근무시간이 줄어드는 전환형 시간선택제는 현실적으로 도입하기가 어렵다고 답변을 했다.
이렇듯, 현시대의 사원은 예전 시대의 직장인과는 다르다. 사원들이 얻은 정보의 수준도 매우 높으며, 얻는 시간도 빠르다. 인사가 정보를 독점하던 시대는 끝났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이러이러한 문제가 있는데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느냐?"라고 물었다면, 요즘에는, "이런 방법이 있는데, 가능하냐?"라고 묻는다. 이미 인사담당자에게 묻기 전에 인터넷 등을 통해 많은 정보를 스스로 얻은 후에 묻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지금의 인사담당자는 단순히 과거에 알고 있던 지식만 가지고는 대응할 수 없다. 수시로 바뀌는 인사 관련 정보를 끊임없이 습득하고 학습하는 것이 필요하다. 과거에 습득한 정보와 지식만으로 대응하게 되면, 이미 최신 정보를 얻은 사원들로부터 외면받고 무시당하게 된다. 그러면 인사에 대한 신뢰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제는 과거에 습득했던 지식만을 맹신하지 않고, 항상 배우는 자세로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만 현시대의 인사담당자로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인터넷이나 언론 매체를 통해 정보를 얻는 수준이 아니라, 전문가를 섭외하여 의견서를 받고 대응방법을 강구하는 등 더욱 적극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내가 다니던 회사는 외국계 기업이기 때문에 투자한 본사의 사업방침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당시, 외국 본사에서는 기업에 있어서 아주 큰 경영판단을 했다. 그것은 회사 내에 있는 여러 사업부 중, 하나의 사업부를 분할하여 다른 회사와 합병시켜 새로운 법인회사를 설립하기로 한 것이다.
사업부를 분할하여 합병시키게 되면, 단순히 그 사업이나 물건만 합병되는 것이 아니다. 필연적으로 그 사업부에 근무하고 있는 사람도 합병되는 것이다.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원재료, 설비,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움직이는 사람이 필요하다. 합병을 한다는 것은 그 사업 전체를 넘기는 것이므로, 당연히 사람도 그 대상이 된다.
몇 개월 간에 걸쳐서 합병할 회사와 협의하고 조정하는 등 제반 준비를 하여 사업과 관련된 부분은 어느 정도 합병 준비가 끝났다. 남은 것은 그 사업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람을 전직시키는 것이었다.
사업 합병과 관련한 설명자료를 준비하고, 전직 대상자에 대한 처우 등을 결정하고 나서, 전직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갑작스러운 결정이었고, 합병될 기업의 네임밸류(Name Value)가 이 우리 기업에 미치지 못한 기업이었기 때문에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큰 반발이 일어났다. 결국, 그 자리에서는 아무런 결론도 내지 못하고 끝나고 말았다.
그 후, 수 차례 협의를 진행했으나, 합의는 순탄치 않았다. 사원 측에서는 자신의 처우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일이었기 때문에 필사적이었고, 심지어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가며 대응해 오기 시작했다.
결국, 사원들과의 합의를 제대로 이끌어 내지 못했고, 전직이 아닌 출향의 형태로 진행하게 되었다. 출향이라는 것은, 간단히 말하면 일종의 장기 파견과 같은 것으로, 우리 기업에 적을 둔 상태로, 상대 기업에서 일하도록 하는 인사 명령을 말한다.
그들에 대한 설득을 포기하고, 결국 출향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세 가지이다. 첫째, 전직이라는 것이 당사자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기 때문에 회사로서도 강제하기가 쉽지 않았고, 둘째, 합병회사의 입장에서도 당장 일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필요했으며, 마지막으로, 그들을 설득하기에는 시간적으로도 여유가 없었다는 것이었다.
물론 합병한 지 1년 뒤, 여러 가지로 회유하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여 출향을 선택했던 대상자들은 결국 모두 합병회사로 전직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당시 합병을 진행하면서 사원들의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반발로 인해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 더 이상 어설픈 지식으로 펴는 논리는 통하지 않는다.
우리 주변에는 많은 정보가 인터넷이나 매스컴 등 여러 형태를 통해 예전보다 손쉽게 정보를 입수할 수 있고, 공인노무사나 변호사와 같은 전문가의 도움도 쉽게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앞으로의 인사담당자는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정확하고 광범위한 지식을 습득하고 이를 체계화해 둘 필요가 있다.
사원들이 물어왔을 때, 또는 어떤 일을 진행할 때, 사원들은 이미 많은 정보를 갖고 있으며, 그 답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어설픈 지식으로는 더 이상 대응할 수 없고, 사원들의 신뢰를 얻을 수도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