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인사의 기본은 법에서 나온다.

세 번째 이야기 : 끊임없이 배워라 ③

by yangTV

인사의 업무영역은 대단히 넓다. 채용, 평가, 승진, 이동, 징계, 임금, 복지, 노무관리, 퇴직관리, 인재육성, 조직관리, 조직문화 등 조직 내에서 사람과 관련된 일이라면 그것이 무엇이든 모두 인사업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이렇게 관할하는 영역이 넓다 보니, 어떤 조직에서는 인사업무를 크게 구분하여 운영하기도 한다. HRM분야(Human Resource Management)와 HRD 분야(Human Resources Development)와 같이 인사업무를 관리적 측면과 육성적 측면으로 나누는 경우도 있으며, 인사관리와 노무관리로 구분하는 것처럼, 인적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육성하는 측면과, 노동조합과의 협력적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측면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관리할 인원이 적은 경우에는 그 모든 일을 한 두 명의 담당자가 하게 되지만, 관리할 인원이 대단히 많은 경우에는 이렇게 구분된 인사업무를 더욱더 세분화하여 채용담당, 교육담당 등과 같이 각각의 업무단위 별로 별도의 담당을 두어 보다 더 전문적으로 운영하기도 한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인사담당자가 다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렇게 인사업무를 세분화하고 체계화함으로써, 기업에서는 광범위한 인사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 업무가 명확해졌을 뿐만 아니라, 각각의 분야별로 전문성도 높아지게 되었다.

이러한 기업들의 노력에 힘입어, 지금의 인사는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졌다. 과거의 인사가 단순히 사람을 채용하고, 급여를 지급하고, 계획에 따라 교육을 실시하고, 종업원의 근태를 관리하는 등 조금은 수동적이고 단순했다면, 지금의 인사는 경영진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경영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전문적인 지식을 활용하는 등 적극적이고 복잡한 형태를 갖게 되었다. 즉, 지금의 인사는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전문적인 역량을 요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인사업무의 전문성이 높아짐에 따라, 각종 인사시스템에 대한 이해는 높아졌지만, 그렇다 보니 한 가지 간과해 버리는 일이 있다.


그것은 어떤 인사시스템을 운영하든 인사의 기본은 법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회사 내부에서 직원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은폐하기 위해 데이터를 조작한 사건이 있었다. 원래 제조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상사에게 보고하도록 되어 있었지만, 상사에게 보고했을 때 받을 문책이 두려워 자신들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덮으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은폐 작업은 그들이 생각한 대로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결국 문제 있는 제품이 그대로 고객사로 납품이 되었고, 고객사로부터 원인규명을 요구하는 클레임을 받게 된 것이다.

제조 현장에서는 제품 생산 시 제품에 대한 이력관리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문제가 된 제품을 제조한 날짜 및 공정 정보에 근거하여 해당 일자에 제조를 담당한 인원들이 밝혀졌다. 그들을 대상으로 원인 조사를 실시했으나, 해당 인원들은 공정상 이상은 없었다고 계속해서 발언을 했다. 결국, 원인규명을 위해 팀을 꾸려 심층조사를 실시하였고 데이터 조작과 문제를 은폐하려고 했던 정황을 포착하였다. 그리고, 그 증거를 바탕으로 개별 면담을 통한 조사가 이루어졌고, 결국 은폐하려고 했음을 시인하기에 이르렀다.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 보면 실수는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은폐하려고 조직적으로 움직인 행위에 대해서는 어떠한 이유든 간에 용서받을 수 없고, 상사 또한 관리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결국 징계위원회가 꾸려졌고, 이들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하게 되었다. 조직적으로 은폐하려고 했던 당사자들은 중징계가 이루어졌지만, 상사에 대해서는 사원들이 조직적으로 은폐하려고 했었기 때문에 알기 어려웠음을 인정하여 3개월 간 월급의 10%를 감봉하는 처분을 내리게 되었다.


여기서 월급의 10% 감봉처분에 대해 생각해 보자. 만약 법률을 모르는 인사담당자였다면, 단순하게 징계처분 대로 3개월 간 월급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차감하고 지급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명백히 법률 위반이 된다.

근로기준법에서는 감봉에 대해 몇 가지를 규정하고 있다. 부득이 징계 결정에 따라 감봉을 할 경우에는, 1회의 금액이 하루 평균임금의 50%를 초과할 수 없으며, 총액이 1 임금 지급기 임금 총액의 10%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그것이다.


징계처분대로라면 매월 1회씩 월급에서 10%를 감봉해야 하지만,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월급 금액의 10%를 초과해서는 안되고, 여기에 추가로 하루치 일급의 50%를 초과해서는 안 되도록 되어 있다. 이 두 가지 기준은 모두 충족해야 하는 기준이므로, 결국 감봉할 수 있는 금액은 일급의 50%에 불과하다. 금액만 보자면 감봉이라는 징계는, 실제로 월급을 감봉시켜 경제적인 타격을 준다는 의미보다는, 그러한 징계 처분을 받았다는 상징적인 의미 이상의 의미는 가지지 못하는 것이다.

징계위원회라는 인사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아무리 정교하게 제도를 만들어 운영한다 하더라도 인사담당자가 법률을 알지 못한다면 자칫 잘못 적용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인사담당자라면, 어떤 인사조치를 하든 간에 인사의 기본은 법률임을 깊게 인식하고, 법률지식을 습득하는데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때로는 법률이 경영판단을 바꾸기도 한다.


경영자에게 있어서 회사의 경영실적은 매우 중요하다. 경영자는 인품으로 평가를 받는 자리가 아니라, 매출액이나 영업이익과 같은 경영의 숫자로 평가를 받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무엇보다 경영 효율화를 우선시해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고객사의 생산라인 해외이전으로 인해 주문량이 감소했을 때에도 이와 같이 경영 효율화에만 중점을 둔 경영판단이 있었다. 제조 공정의 일정 부분을 도급이라는 형태로 외주화하여 인건비를 절감한다는 판단이 그것이었다.

도급이란, 어떤 일을 완성해 줄 것을 약정하고, 발주자가 그 일의 결과에 대해 보수를 지급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새로 구매한 집에 벽지를 바르는 일을 업체에 의뢰했다고 하자. 그러면 업체는 원하는 일정에 맞춰 벽지 작업을 하고, 그 일이 완료되면 그에 대한 보수를 지급받게 될 것이다. 그 벽지 작업에 대해 의뢰한 사람은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지시하지 않는다. 다만, 벽지가 완성되면 보수를 지급할 뿐이다. 이렇게 일을 완성해 줄 것을 약정하는 것을 도급이라 한다


이번 경영판단에 있어서의 문제는, 그 도급을 주려고 하는 공정이 제조한 제품의 품질에 이상이 있는지 없는지를 평가하는 공정의 일부분이라는 것이었다.

정상적인 도급계약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 도급을 받은 업체가 사업경영상・인사노무관리상의 독립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도급사가 독립적으로 소요자금의 조달 책임, 법률상 사업주로서의 책임, 기계 및 설비의 자기 부담, 전문적 기술 경험 등 사업주로서의 완전한 독립성을 갖고 있어야 하고, 채용, 해고, 작업배치, 업무지시, 근태관리, 근로시간 결정권 등 노무관리상의 독립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일을 완성해 가는 과정에 어떠한 형태로든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만약 이를 위반해서 직접 업무지시를 하는 등 도급사에 어떠한 형태로든 간섭이 있을 경우에는 위장도급으로 보게 된다. 이렇게 될 경우, 도급이 아니라 불법 파견으로 간주되어 법률상 직접 고용 의무가 생기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번 경영자의 경영판단은 같은 공간에서 작업을 하게 되고, 사원 간에 직접적인 업무지시가 발생할 소지가 다분했다. 때문에, 위법이 발생할 우려가 있음을 여러 차례에 걸쳐서 설득하였고, 결국 경영진은 자신의 의견을 철회하고, 다른 방안을 찾기로 했다.


경영자가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다. 때로는 경영판단이 법률상 저촉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바로잡는 것이 인사담당자의 역할일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확한 법적 해석을 통해 얻은 판단기준으로 경영진을 설득하는 것이 필요하다. 법을 명확히 알아야 하는 이유이다.


인사업무는 모두 법과 연관되어 있다. 근로계약, 임금, 근로시간과 휴식, 취업규칙 등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고, 채용은 채용절차 공정화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다. 그 외에도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근로자 참여 및 협력 증진에 관한 법률 등 관련된 법률은 너무도 많다.


인사업무를 하는 데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법을 명확히 알아야 올바른 인사시책을 펼칠 수 있고, 경영자의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때문에 인사담당자라면 끊임없이 법률에 대한 지식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법률에 관한 전문지식은 당신을 인사담당자로서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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